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국정감사 증인에도 계급이 있다?

터사랑1 2010. 10. 17. 12:33

국정감사 증인에도 계급이 있다?

국정감사가 한창이다. 많은 곳에서 국가 행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여전히 노동자와 국민은 소외된 채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국정감사가 진행 될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안에 노동부 직원과 경찰등이 무리를 지어 서 있다.> 

 

<자율적인 노사관계에 개입하는 노동부와 이를 방조하는 노동위원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

 

<발레오전장 노동자들 중 일부 조합원에 대해 부당해고 판정이 났다. 하지만 회사는 이들을 복귀시키지 않을 것이라 하고 있다.>

 

<오전10시가 조금 넘어 1,200여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국정감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사진 ; 금속노조>

 

10월 12일 국회 환노위 국정감사

10월 12일 오전 10시부터 대구지방고용노동청과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렸다. 올해 초부터 노동조합 탄압과 파괴를 위한 직장폐쇄가 이어지고 있는 발레오, kec. 상신브레이크등이 대구지방고용노동청 관할 사업장이다. 배를 수주하면서 필리핀에 있는 수빅조선소에 물량을 몰아주고 정작 부산에 있는 노동자들은 휴업과 구조조정을 운운하는 한진중공업과 일본 씨티즌자본의 자본철수를 도운 것으로 보이는 전직 창원지방노동사무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제이티정밀은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이다.

국정감사에 앞서 경북지방노동위원회가 제대로 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항의하는 기자회견이 이어졌으며, 10시부터는 1천2백여명의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국정감사를 하라고 집회를 이어갔다.

 

참관인석을 메운 근로감독관들

하지만 국정감사장 안은 노동자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흘러갔다. 국정감사장 안에는 참관인석이 마련되어 있었다. 하지만 정작 의원실을 통해 참관 신청을 한 사람들은 그 자리에 앉지 못하고 CCTV를 통해서 국정감사를 지켜봐야 했다. 참관인들이 앉아야 할 자리에 일선 노동청 근로감독관들이 자리를 메운 것이다. 업무를 팽개치고 국정감사장에 노동자들이 참관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 것이다.

 

<국정감사 당일 아침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주차장, 텅비어 있지만 참고인으로 출석한 노동자들의 차량은 들어오지 못했다.>

 

<12일 오후 발레오전장 사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지 위해 들어오자, 지노위 판정에 따라 복귀시킬것을 요구하는 해고자들>

 

<용역경비 등과 함께 내린 발레오전장 사장>

 

<증인으로 출석한 강기봉 사장 외에 용역경비와 직원들이 국정감사장으로 들어가자, 노동자들이 항의하고 있다.>

 

사장은 무조건 통과?

국정감사장에 참고인으로 불려온 노동자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가지고 온 차량은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안에 가져가지 못했다. 그리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면 신분증을 맡기고, 노동청에서 지급하는 패찰을 달아야만 가능했다. 하지만 그것은 노동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이었다.

오후에 발레오전장의 강기봉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용역경비 2명과 직원 3명과 함께 국정감사장으로 왔고, 아무런 제제를 받지 않고 모든 일행이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건물안으로 들어갔다.

노동자들은 강하게 항의했다. 국정감사장에는 관계자를 제외하고 나면 증인과 참고인, 그리고 정식으로 참관신청을 한 사람들과 기자들만이 출입이 가능하다며 출입을 막아왔었다. 하지만 사장과 함께 온 일행은 신원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국정감사장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무슨 양파 껍질인가?

“국정감사에도 계급이 있느냐? 저들은 뭔데 신원확인도 하지않고, 신청도 하지 않은 채 들어가는거냐”는 노동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노동부 관계자들은 못이기는 척 용역경비를 밖으로 내 보냈다. 그리고는 “이제 다 나갔습니다.”라고 한다.

발레오지회장을 비롯한 노동자들이 실명을 거론하며 건물 안에 있다고 하자, 그때서야 다시 확인을 해서 내 보는 과정이 이어졌다. 수십명의 노동부 직원이 제대로 신원확인도 하지 않은 채 사장일행을 들여냈고, 노동자들의 항의속에 양파껍질 벗기듯 한 명 한 명 감사장을 빠져나왔다.

 

“문 걸어 잠궈”

참관신청을 한 사람들을 국정감사장 안으로 들여보내 줄 것도 요구했다. 사장과 같이 온 사람들은 신원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입장을 시키면서, 왜 정식 참관인은 출입을 허용하지 않느냐는 항의였다. 근로감독관들이 차지하고 있는 참관인석을 비워 줄 것을 요구했다. 담당자는 확인을 해 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국정감사장 안에 있던 국회 담당자들은 국정 감사장 문을 걸어 잠그고 있었다. 그리고 참관인들은 또다시 CCTV를 통해서 국정감사를 참관해야 했다.

 

정치인들은 국민이 최고라고 말을 한다. 대통령은 공정사회를 말한다.

지금 국정감사장에서 보여주는 국민에 대한 태도는 불신이다. 아니면 국민을 자기들 마음대로 잣대를 들이대서 나누기를 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무슨 공정사회를 한다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