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기업열전

대표이사를 찾습니다.

터사랑1 2013. 4. 4. 10:02

창녕 영진기계

창녕읍 직교리에 가면 영진기계(대표이사 박태형, 이하 회사)라는 기업이 있습니다. 농기계용 로터리 등 농업용기계부품등을 제작, 판매하거나, 동양물산, 대동공업 등 농기계 관련 업체에 납품을 하고 있습니다.

1983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원래 김해쪽에서 하고 있다가, 창녕으로 옮겨 왔습니다. 아버지가 하던 회사를 이어받아 3년정도 전에 지금의 대표이사가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2011년 112억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대표이사는 회사로부터 개인적으로 28억가량의 자금대여를 하고 있습니다.

 

'야' '이새끼' '저새끼'가 호칭인 회사

이곳에서 3월 27일(수) 금속노조 가입 보고대회가 열렸습니다.

영진기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금속노조에 가입을 한 것입니다. 이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한 이유는 사실 21세기에 별로 어울리지 않는 이유였습니다. 회사에서 대표이사를 비롯한 최고경영진들이 노동자들을 부를 때 '이새끼' '저새끼'가 여사고, 직원을 머슴처럼 생각하는 것을 바꾸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1970년대에나 있을법한 이유로 노동조합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3월 27일 영진기계 마당에서 열린 금속노조 가입 보고대회. 멀리서 동양물산과 대동공업지회 지회장 및 임원들이 함께 했습니다.

사진-금속노조 경남지부>

 

임금이나 인사도 제대로 된 기준이 없습니다. 누구와 면접을 봤냐에따라 임금이나 직책이 다른,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회사라서 이걸 바꿔보자고 노동조합에 가입을 한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노동조합 설립과 관련해서도 우호적이었습니다. 최근에 입사한 임원 몇 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동조합이 설립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노동조합이 만들어지자 몰랐다는 듯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마녀사냥으로 일관하는 회사, 방치하는 노동부

노동조합 가입보고대회를 하고 열흘가량, 요구안을 던진지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지만 회사는 노동조합 관계법에 따른 '교섭요청사실공고'등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는 '사용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교섭요구를 받은 때에는 그 요구를 받은 날부터 7일간 그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의 명칭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의 게시판 등에 공고하여 다른 노동조합과 근로자가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 3, 2020년 7월 12일 개정)' 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이를 이행하지 않습니다. 이에 대한 행정지도와 안내를 해야 할 고용노동부 창원지청도 팔짱만 낀채 방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회사는 '노동조합을 만든 사람이 개인적인 인사상의 불만이 있어서 만든것이다'고 자신들의 원청업체 관계자들에게 전달하고, 회사 임원이나 경리부장, 그리고 고참들을 동원해서 '금속노조 탈퇴와 다른 노조 가입'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대표이사를 찾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조합은 다양한 통로를 통해 대표이사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대표이사는 보이지 않습니다. 노동조합 가입 보고대회가 열리는 날 오전에 외제차를 끌고 나타난 후 잠시만에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4월 2일(화) 회사의 고참급 직원들을 따로 창녕 옥천에 있는 식당으로 모았습니다. 이 자리에서 논의된 것을 모아보면 이런 것이라 합니다. 

"민주노총을 인정할 수 없다. 차라리 폐업하겠다. 알아서 해라"

    

 

<영진기계가 있는 농공단지 앞에 금속노조 가입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습니다.>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고 폐업을 한다는 것입니다. 폐업이 그렇게 쉬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기본적인 대우를 해 달라는 노동자들의 요구에, 전체 직원을 모은 것도 아니고 자신과 친하다고 생각하는 직원들만 모아놓고, '폐업'을 운운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회사에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날 모임에 참석했던 한 노동자는 노동조합을 추진해 온 당사자에게 "회사가 폐업하면 네가 책임질거냐"며 언성을 높이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회사를 경영한다는 사람이, 자신의 회사에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 공식적인 입장표명은 없이 노동자들간의 갈등만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게 정상적인 대표이사의 모습은 아닌것 같습니다.

 

대표이사님!

빨리 나타나서 노동조합과 교섭 좀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