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포항고용노동지청, 니들은 뭐니?

터사랑1 2019. 2. 17. 22:34

2주일 걸리는 민원에 대해 2시간만에 대응한 노동부 포항지청

2010524일 오후2시경 발레오전장시스템즈코리아(일명 발레오, 대표이사 강기봉) 노동자 중 일부가 당시 노동부 포항지청에 총회 소집권자 지명요청을 했습니다. 총회의 내용은 금속노조에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의 조직형태 변경 총회였습니다. (http://blog.daum.net/mshskylove/15766591)

오후2시경에 공문이 노동부 포항지청에 전달되었는데, 포항지청 근로감독관이 오후4시경 당시 발레오만도 지회 농성장(발레오만도지회 관련 투쟁은 http://blog.daum.net/mshskylove/15766830 참조)으로 조직형태 변경 총회를 열라는 공문을 가지고 왔습니다.

우리가 임금체불,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고용노동부에 진정이나 고소를 하면, 담당자 배정등의 과정을 거쳐서 아무리 빨라도 14(2)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총회소집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공문에 대해, 즉시 행동을 한 것입니다.

201064일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서는 총회 소집관련 심판회의가 열렸습니다. 심판회의를 앞두고 금속노조 경주지부는 610일 지부가 책임지는 총회를 소집하는 총회를 진행하겠다고 발표를 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심판회의에 위원으로 참가하는 노동자위원조차 자료를 받지 못한 사업장 내 노사협의회 관련 자료를 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질문하고, 기다렸다는 듯 근로개선지도과장이 마지막 발언에서 발레오 경주공장에서 근로조건 등을 결정한 바 있는 노사협의회 자료를 가져왔다며 추가자료를 제출했습니다. 모두가 어안이 벙벙한 채 심판회의를 마쳐야 했습니다.

 

함께 춤추는 경북지방노동위원회

심판회의 과정에서 이상한 일은 더 있었습니다. 금속노조 경주지부가 총회를 열겠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 당시 포항지청 근로개선지도과장은 저의가 의심스럽다라는 이해하기 힘든 표현을 하면서, 금속노조를 공격합니다.

그리고 오전부터 진행된 심판회의가 마무리 되고 돌아서자마자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총회소집을 인정하는 판정을 하고, 이어서 노동부 포항지청은 금요일 퇴근시간이 지난후에 팩스를 통해서 총회 소집권자 지명사실 통보를 했습니다.

노동위원회는 심판회의 결과는 당일에 발표하지만, 그 근거와 관련해서는 한달정도 이내에 판정서를 통해서, 정확한 사유를 통보합니다. 노동부 포항지청은 경북지방노동위윈회로부터 심판회의 결과는 통보받았지만, 그 사유에 대해서는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총회 소집권자를 지명한 것입니다.

 

창조컨설팅과 함께 한 노동부 관료

당시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근로개선지도과장이 왜 그렇게 적극적으로 친자본중심으로 움직였는지는 얼마지나지 않아 확인되었습니다. 2012년 경기도에 있는 SJM지회에 투입된 용역과 관련해서 사회적 공분이 일었고, 노조파괴와 관련해서 창조컨설팅이라는 노무법인이 함께 해 왔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이후 국회 국정감사등의 과정을 통해서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를 무력화하는 과정에 창조컨설팅이 참가를 했고, 창조컨설팅에서 작성한 문서를 자신이 작성한 것처럼 해서 관계기관대책회의에 제출하는 등 노동조합 파괴에 적극적으로 임해 왔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이후 노동부 포항지청(현재 고용노동부 포항고용노동지청)노동부의 친자본 성향의 모델처럼 알려져 왔습니다. 그리고 잊혀지는 듯 했습니다.

 

다시 듣는 그 이름, 고용노동부 포항노동지청

22일 오후 540분경, 많은 사람들이 설 연휴를 즐기기 위해 이동을 하고 있는 사이 포항 포스코에서는 33년을 근무한 만53세 노동자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됩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포스코는 현장 확인 결과 산업재해의 흔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함이라는 내용을 고용노동부 포항고용노동지청 산업안전과 근로감독관의 실명과 함께, 포스코 전체 직원들에게 전파합니다. 일을 하다 다친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사유(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것을, 노동부 근로감독관 실명을 통해서 대신 전달한 것입니다.

이 전달사항은 포스코 내 3만여명에 이르는 구성원들에게 전달되었습니다.


 

심장마비가 아닌 강한 외부의 충격으로 인한 장기 파열과 과다출혈의심

이렇게 설을 앞두고 포스코에서 50대 노동자가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방송에 나왔을법한 사건은 유족들의 적극적인 태도로 전혀 다른 사실로 확인되었습니다. 포스코의 심장마비라는 설명에 대해 이해할 수 없었던 유족들은 부검을 의뢰했고, 부검 소견(정확한 결과는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으로 강한 외부의 충격으로 인한 장기 파열과 과다출혈이 의심된다는 내용이 제출되면서 상황이 급변하게 됩니다.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지회장 한대정) 간부들이 산재은폐에 항의하는 선전전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포스코지회>



그리고 금속노조 포항지부(지부장 이전락)와 포스코지회(지회장 한 대정), 그리고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개인사유가 아닌 산재라는 것이 확인되어졌고, 215() 보름여를 장례도 치루지 않고 포스코에 진상규명을 요구했던 유족들은 장례절차 등에 합의를 했습니다.


그럼에도 남는 숙제,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니들은 뭐니?’

유족과의 합의가 알려지기 직전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고용노동부 포항지청과의 면담이 있었습니다.

면담과정에 금속노조는 ‘(포스코의)산재 은폐 및 중대재해 관련 부적절한 대응 관련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관련 책임자의 징계 및 지청장의 사과와 재발방지5가지 요구를 전달했습니다.

면담을 하는 과정에 금속노조는 노동부 근로감독관의 실명을 바탕으로 산재를 은폐하는 포스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 있느냐?’고 수없이 확인했습니다. 그때마다 돌아오는 대답은 수사중인 상황이라였습니다. 참가자들은 공무원인지, 포스코의 대리인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항의했지만, 그 말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에서 나와야 했습니다.


<포스코에서 2월 2일 발생한 중대재해 관련 금속노조 요구안>


 

고용노동부는 각종 노사관계는 물론 사업장 내의 안전과 관련한 책임을 지고 있는 중요한 정부부처입니다. 산업안전을 담당하는 부처 담당자의 이름을 버젓이 달고, 거짓 정보를 흘리는 사업장에 대해 제대로 대응조차 하지 못하는 포항지청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까요?

 

10여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자본과 한편?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니들은 도대체 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