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조선소는 회계사나 기자가 돌리는 것이 아니다!!

터사랑1 2019. 6. 16. 12:23

성동조선해양 3차 입찰 불발

613일 창원지방법원(파산1)과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 등은 예비입찰에 참여한 전략적 투자자(SI) 3곳을 대상으로 성동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한 본입찰을 진행했지만,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못했다. 2차 매각 때와 마찬가지로 인수 희망자들의 자금조달 능력이 발목을 잡았다고 한다.

매각 관련 조사위원인 '딜로이트안진'이 창원지방법원에 제출한 성동조선의 가치는 3730억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성동조선 내 3야드에 대한 분할매각과 가지고 있는 유지비 등이 더해지면서 매각가는 3000억 원 수준이었다고 한다.

최근 일부 선가가 오르고, 중대형 유조선 발주가 느는 등 성동조선해양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되면서 3차에서는 매각이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인수자측에게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 전체 3개의 야드 중 일괄매각과 분할매각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3곳 인수 자금에 대한 증명을 해야 하는데, 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허탈한 시민들, 길을 찾으려는 노동조합

통영에서 가장 큰 제조업체이기도 한 성동조선해양의 앞길에 먹구름이 끼고 있는 것이다. 통영시민들이 느끼는 허탈감과 무급휴직으로 버텨왔던 조합원을 비롯한 노동자들에게도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성동조선해양지회는 이와 관련해 금속노조와 경남지부, 그리고 지회 내 의견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주(17일 주간) 중 파산부와 면담등을 통해 노동조합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기도 하다.

 

불난집에 부채질하는 언론

성동조선해양은 한때 1만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일을 하던 통영의 가장 큰 제조업체였다. 신아sb, 21세기 조선 등 통영에 있던 중형조선소들이 문을 닫으면서, 통영시민의 마지막 희망이었다. 그만큼 충격이 큰 것이다. 이런 충격속에 사실관계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언론의 기사 때문에 더 힘든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1) 성동조선해양의 상황을 만든 것은 금융이었다.

한국경제는 614일 기사를 통해서 성동조선해양의 현재 상황을 만든 것이 정치권의 희망고문자구노력을 막은 노조탓이라 했다. 하지만, 이는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다.

한국경제는 성동조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파생상품 거래손실 등으로 유동성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조선업 불황으로 신규 수주 부진까지 겹쳐 위기에 빠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유동성 부족의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성동조선해양의 유동성 위기의 출발은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의 금융기관이 RG발급을 미끼로 우리에게 KIKO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 환헤지상품을 강제로 가입시키며 발생한 14척억의 금융손실에서부터 출발한 것이다. 당시 매출 1조원에 영업이익이 1,600억 정도의 한때 수주잔량 세계 8위의 글로벌 조선업체에게, 은행들은 무리하게 환헤지상품에 가입하게 했고, 결국 1조가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고 자율협약 신청으로 가게 된 것이다. 이런 환헤지상품은 대규모 조선소에는 판매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은행들의 돈놀이로 멀쩡하던 중형조선소를 파국으로 몰아 간 것이다. 이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은 채, ‘공적자금투입만 운운하는게 맞는가?

 

2) 매출액에 따라서 직원수를 맞추라는 회계법인

한국경제는 또한 지난해 성동조선에 대한 외부컨설팅 결과 당시 1200명이던 인력을 400명 이하로 줄이라는 조언이 나왔다. 성동조선은 회생절차 개시 후 희망퇴직을 통해 인력을 800명 수준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정치권과 노조 반대에 직면해 남은 인력을 정리해고하는 대신 202012월까지 무급휴직 처리하는 것으로 결론내렸다.”며 노동조합이 마치 몽니를 부린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400명으로 줄이는 대신 노동조합은 조합원들과 함께 무급휴직을 선택했다. 회사는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비용지출은 없었다. 무엇이 문제라는 것인가?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을 달고 진행되는 것을 보면, 꼭 전문기관이라고 회계법인들이 나오고, 그들이 실사라는 것을 하게 된다. 하지만, 신아sb를 비롯 10여년 이상 진행된 조선산업 관련 실사를 보면서, 회계법인의 이름을 달고 있는 기관이 들어와야 하는 의문이 생긴다.

그들의 결과서는 언제나 동일했다. 매출액 1조일 때, 1,000명의 직원이 일했으면, 매출액이 4,000억이면 직원을 400명으로 줄이라는 것이다. 결국 잘나갈 때 매출액을 기준으로, 줄어든 매출액만큼 직원의 숫자를 줄이라는게 그들의 결론이다. 초등학생도 대답할 것 같은 내용을 전문 기관이라는 곳에서 제출하고, 그것을 정부는 받아들여 시행하라고 압박한다.

그렇게 STX조선과 대우조선등에 구조조정을 요구했고, 인원을 줄였다. 그런데 결과는 어떤가? 용접등에 숙련된 노동자가 없다는 한탄의 기사가 나온다. 조선소 노동자들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으며, 고무줄처럼 줄였다 늘였다 할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3) 전문 경영인을 보내라는 노조의 주장은?

성동조선해양지회는 자율협약과 법정관리로 이어져 오는 과정에 지속적으로 조선산업을 알고 있는 전문 경영인을 선임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대우조선해양에 산업은행에서 내려보낸 낙하산들이 많았듯, 성동조선해양에도 조선산업을 알지도 못하는 경영진들이 낙하산으로 내려왔다. 이들은 시황의 변화에 따라 선가가 변화되고 있으므로, RG에 대한 기준을 완화해 달라는 말조차 하지 못했다. 그냥 퇴직자들의 또다른 일자리일 뿐이었다.

그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할 때, 언론과 전문가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사진 ; 금속노조>




단 하루라도 일을 해 보길 권한다.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조선소의 여름은 악몽과도 같은 곳이다. 철판에 계란을 올려놓으면 삶아진다고 얘기하는 곳이 조선소다. 이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임금이 높아서한국 조선산업의 경쟁력이 약하다고 주장하는 언론, 산업통상자원부, 그리고 각 종 전문가라고 얘기하는 자들에게 한마디만 덧붙이고 싶다.

딱 하루만 그곳에 일을 해 보고도, 똑 같은 얘기를 하면 당신의 얘기를 동의할 수 있다!!

 

조선소는 당신들이 돌리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