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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경비 투입의 징후

터사랑1 2013. 6. 7. 11:32

노사관계에 용역경비 투입

2012년 7월 말 경기도 안산에 있는 SJM에 용역경비가 투입되었습니다.

그들은 노동자들이 만들고 있는 제품을 던지기도 하고, 폭력적으로 조합원들을 몰아냈습니다.

이 용역경비는 사전에 회사와 치밀하게 논의해 왔다는 것이 알려졌고, 노무컨설팅, 회사, 용역경비업체 책임자등이 사법처리 되었고, 경비업법이 바뀌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잠잠했습니다. 

 

박근혜정부 첫 노사관계 용역투입

2013년 6월 1일 오후1시경 창원시 성산구 웅남동 소재 KBR에 용역경비가 투입되었습니다. 박근혜정부 들어 노사관계에 용역경비가 투입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토요일이라 조합원들이 공장안에 없어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뻔 했지만, 다행이 당일 회사측의 움직임이 이상하다는 것을 보고 확인하는 과정에 용역이 집결하는 것을 확인하였고, 빨리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안문제를 풀기도 했습니다.

 

사전 징조가 있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습니다. 곰곰히 복기를 해 보니, 용역경비 투입에는 사전 징후가 있었습니다.

다른 사업장도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으니까, 잘 챙겨볼 필요가 있겠지요.

 

 

<KBR공장 마당과 정문에 얽혀있는 차량들. 정문밖에 보이는 버스등에 용역경비업체 직원들이 탑승해 있었습니다. 사진 ; KBR지회>

 

6월 1일 오후1시경 KBR정문과 안쪽 마당은 조합원들과 긴급하게 연락을 받고 온 지역 간부들의 차량, 그리고 용역경비업체 직원들의 차량으로 얽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차량중에 KBR지회장 눈에 어디선가 본 차량이 있었습니다. 용역경비업체 대표자로 보이는 사람이 타고 왔던 차량은 5월 16일경 공장안에 들어왔었습니다. 당시 조합사무실에서 농성중인 지회장은 잘 못보던 차량이고해서 '누구냐?'고 물었고, 운전자는 '아는 형이 이 회사에 있어서 왔다'고 했답니다. 지회장은 왠지 이상해서, 당시 차량번호를 촬영해 놨는데, 6월 1일 그 차량이 들어온 것입니다. 5월 16일이면 중앙노동위원회를 앞두고 있었고, 각 행정기관에서 현안문제 해결을 위해서 노사 양측을 만나고 있을 때입니다. 그리고 교섭을 하고 있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회사는 앞에서는 교섭을 하면서 용역경비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KBR에 들어온 용역경비업체 차량등이 얽혀있습니다. 위 사진 왼편에 보이는 오피러스 차량이 5월 16일 회사에 들어왔던 차량과 동일한 차량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사진 ; KBR지회>

 

5월 마지막주에 들어서는 원청업체의 요청이라고 하면서 완제품과 상당량(적어도 창원공장에서 2~3개월 가량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반제품을 원청업체로 이동을 시켰습니다. 노사관계가 안정된 것은 아니었지만, 생산이 중단된 적이 없기때문에 의문스러운 결정이었습니다. 노동조합을 쟁의를 하고 있지도 않았구요.

 

당일의 징후

이처럼 되돌아 생각해보면 사전 징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노동조합은 제대로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단지 좀 이상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모든 경우의 수를 늘어놓고 준비를 하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1일(토) 오전에 지회 간부들이 모여서 다양한 예상치(물론 이 속에는 용역경비를 동원한 기계반출시도도 포함돼 있었습니다.)를 놓고 고민을 했고, 주변을 세세하게 확인해 보자고 마무리를 했습니다.

조합원들이 특근을 하지 않아서 대체근로를 한다고 들어왔던 사무관리직들이 12시에 일시로 회사밖으로 나갔습니다. 보통같으면 회사내에서 점심도 먹고 오후5시까지 일을 마친 후 퇴근을 했는데 이상했습니다. 

그리고 트럭등이 정문앞에 정차했다가 갔다는 얘기도 들려왔습니다. 그 시간이 12시 30분경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이상하다 싶어서 회사주변을 둘러보니 회사주변 도로에 트럭 20여대와 지게차, 그리고 사복을 입은 건장한 청년들이 있었습니다. '용역이다'고 판단하고, 급히 조합원들과 지역에 연락을 했습니다. 경찰과 노동부, 언론사 기자들에게도 연락을 했구요. 

다행이 용역경비 직원들이 들어오기 전에 지역의 조합원과 노동조합 간부 일부가 들어왔습니다. 뒤이어 용역경비가 들어와 서로간에 충돌일보직전까지 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용역경비업체 직원이 들어오고 얼마뒤에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들과 경찰이 들어오면서 충돌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한 사건이 마무리가 된 후 돌아보면 언제나 과정이 보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다양한 사전징후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노사관계가 파행으로 이어지고 있다면, 회사가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봐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