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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한국판 먹튀?

터사랑1 2014. 1. 29. 11:15

좋은소식, 나쁜소식, 이상한 소식

지난 23일(목) 금속노조에서 주최하는 법률학교에 참가하기 위해 대전으로 올라갔습니다. 올라가는 동안 그리고 법률학교가 진행되는 동안 3가지의 소식을 접했는데, 하나는 좋은 소식이었고, 또다른 하나는 나쁜 소식이었고, 나머지는 이상한(?) 소식이었습니다.

좋은 소식은 4년이 넘게 길거리로 내몰렸던 대림자동차 12명의 노동자들이 고등법원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은 것입니다. 나쁜 소식은 지난해 말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과 고용노동부가 '지도지침'이라는 것을 내놨는데 법원보다 훨씬 보수적으로 보면서, '노동'이라는 부서이름을 부끄럽게 했다는 것입니다.

이상한 소식은 S&T모터스 대주주인 S&T모티브가 주식보유분 전량을 매각했는데, 어떤 사업장으로 매각했는지는 모른다는 소식이었습니다.

 

<S&T모터스 매각 관련 경남신문 기사>

 

S&T모터스는?

S&T모터스는 우리에게 '효성기계' 또는 '효성스즈끼'로 더 알려져있는 대림자동차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이륜차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효성기계가 2004년부터 헬맷을 만드는 홍진에이치제이씨를 중심으로 대주주가 구성되었다가, 2007년부터 S&T계열사가 되었습니다.

 

땅팔고 인력줄이고

S&T그룹 최평규 회장은 인수를 하면서 '장기적으로 500억을 투자할 계획이다. 그리고 동종사보다 높은 근로조건과 임금을 지급하겠다'라고 약속했고, 조합원들은 이를 믿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인수한 지 얼마되지 않아서 회사는 엔진공장과 일부 땅을 420억가량에 팔았습니다. (현재 SK테크노파크 자리) 그리고 엔진공장을 S&T중공업 내로 옮겼습니다.

조합원도 인수 당시 350여명이었으나, 현재는 130여명으로 줄어든 상황입니다.

 

국내산 먹튀?

조합원들이 매각관련 사실을 확인하고, 대표이사 등 회사측에 확인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매각과 관련해서 알고 있는 사람은 대표이사를 포함해서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주식이 코라오라고 하는 라오스에 있는 한국기업에 매각되었다는 것도 매각이 발표된 이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노동조합은 집행부를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고 합니다.

이번 S&T그룹의 모터스 지분 매각과 관련해서 여러 시각이 있지만, '국내산 먹튀'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S&T그룹은 효성기계를 인수 한 후 부지매각을 통해 인수자금 및 투자자금 상당부분을 회수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32.09%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현금 320억원을 손에 넣었습니다. 한마디로 손해본 장사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노동자들은 어떨까요? S&T그룹은 '동종업체보다 나은 근로조건'을 얘기했지만 7년간 2번을 빼면 대부분 임금동결을 하면서, 동종업체라고 할 수 있는 대림자동차보다 근로조건은 훨씬 나빠졌습니다. 그리고 회사가 강제로 구조조정을 한 적은 없지만, 나갈 수 밖에 없는 분위기를 만들면서 조합원은 40%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노동자들의 눈에 비친 S&T그룹은 기업을 인수하고 단물 빨아먹고 버린, 먹튀의 전형으로만 보일 뿐입니다.

 

 

라오스 오트바이 수입통로?

인수를 했다고 하는 코라오라는 기업은 라오스에서 이미 이륜차 공장을 갖고 있는 기업이라고 합니다. 이번 인수 이전에 대림자동차 이륜차부분을 매각하겠다고 왔었다고 합니다.

왜 코라오는 대림자동차와 S&T모터스를 인수하려고 할까요?

너무 부정적으로 보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라오스에서 제작한 오트바이를 (싸구려가 아니라 메이커가 있다는 것을 보여야 하므로) 국내에 판매하기 위한 통로가 필요했거나, 한국의 앞선 오트바이 관련 기술(특히 엔진 등)이 필요하거나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S&T모터스 매각과 관련해서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