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이 5월에 전두환, 노태우도 살아있는데 ...

터사랑1 2009. 5. 24. 02:37

어제 오전에 창원에서 양산으로 가는 버스에 있었습니다.

솥발산에 있는 노동운동과 사회운동을 하다 죽음으로 항거했거나, 죽임을 당했던 열사들의 묘역을 참배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차 안에서 문자를 하나 받았습니다. 대구에 있는 오랜 친구입니다. 내용은 "이 5월에 전두환, 노태우도 살아있는데 왜 죽습니까. 화가 막 납니다."는 문자였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두고 보낸 문자였습니다. 애증이 담긴 문자입니다.

 

저는 386이라 불리는 세대의 막내정도 됩니다.

학교다닐 때, 수업을 한 날보다 데모를 한 날이 더 많았습니다. 특히, 5월은 거의 매일 집회를 했습니다.

수천명의 무고한 광주시민을 폭도로 몰며 죽였던 자들이 우리가 학교를 다니는 시절, 대통령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었습니다.

이들에 맞서기 위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습니다. 그리고 또 많은 사람들이 감옥으로, 감옥으로 향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우리에게는 5월이 기억되어 있습니다. 축제의 계절 5월이 아니라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을 새기며, 화염병을 들어야 했던 그런 5월로 기억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창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소식을 접할 때 쯤, 전두환시절에 죽음으로 항거했거나, 죽임을 당한 사람들의 명단이 노래 한곡이 끝나도 모자랄 정도로 많은 수의 사람이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전두환, 노태우는 수천억원의 돈을 비자금으로 챙겼습니다. '통치자금'이라고 우기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죽기는 커녕 잘만 살아갑니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는 커녕,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릅니다.

전 재산이 29만원밖에 없다는 사람이 틈만나면 골프치러 다닙니다. 자식들의 재산은 수백억에 이른다고 합니다.

꿋꿋하게 버텨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노 전 대통령을 책망하는 듯한 발언도 했더군요.

저들을 단죄하지 못한 채 역사가 이어진다면, 후손들에게 무엇으로 역사를 가르칠지 ...

 

저는 노무현을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검찰과 정부가 보여주는 모습은 아닌 것 같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주변을 조사하는 것을 보면 위 두 전직 대통령 주변 가족들도 조사해보면 지금까지 못내고 있는 추징금 다 받아낼 수 있지 않을까요?  경제위기라고 다들 힘들다고 하는데, 추징금이라도 제대로 환수하면 사람들의 속이라도 후련하지 않을까요?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 주변을 조사하듯이 모든 정치인들을 조사한다면 세상은 바뀔 것입니다.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검찰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런 세상이 된다면 제가 친구로부터 이런 문자를 안 받아도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