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한진중공업

대한민국 조선1번지, 문 닫는가?

터사랑1 2011. 2. 20. 00:18

크레인에 올라간 3명의 노동자

부산 영도에 있는 한진중고업에는 크레인 위에 3명의 노동자가 있다.

 

<1월 6일 85호 크레인에 오른 김진숙지도위원, 출처 ;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먼저 지난 1월 6일부터 35m 높이의 85호 크레인에 올라가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있다. ‘소금꽃나무’라는 책의 저자이며,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수많은 집회현장에서 많은 이들을 울리고, 웃겨왔던 선배노동자다.

그리고 지난 14일 새벽 문철상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장과 채길용 한진중공업 지회장이 50m 높이의 17호 타워크레인에 올랐다. 이날은 회사의 정리해고자 통보가 예정된 날이었다.

96년만의 혹한이 몰아닥친 한겨울에 수십미터 높이의 크레인에 올라간 것은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기 위한 것이다.

 

노동자는 해고, 경영진은 엄청난 배당

<2010년 12월 15일 회사에서 노동조합으로 보낸 공문, 출처 ;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진중공업(주)는 2010년 12월 11일 정리해고와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노동조합에 통보했다. 그리고 12월 15일 ◎생산직 1,200여명 중 400명 구조조정 ◎12월 20일~24일 희망퇴직 ◎2011. 1. 5 고용노동청에 정리해고 신고 및 대상자 해고예고 통보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하겠다고 한진중공업지회에 통보했다.

그러나 경영상의 어려움이 있다며 1/3이나 되는 현장노동자를 정리해고 해야한다는 회사는 12월 16일 무려 1백 74억 원 이상을 주주들에게 배당한다는 결정을 했다. 이중 상당금액은 최대주주들에게 배당될 것이다.

또한 한진중공업 3/4분기 보고서에는 4명(대표이사인 조남호 회장, 조선부문 대표이사인 이재용 사장, 조선영업본부장이자 조 회장의 아들인 조원국 상무, 건설부문 대표이사인 송화영 사장)의 사내이사 1인당 1억 9천 9백만 원의 임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모두 합해 7억 9천 9백만 원이다. 그리고 회사가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3/4분기 한진중공업의 이익잉여금이 1천 55억 5천 9백 5십만 원이었다.

회사가 주장하는 경영상의 이유로 정리해고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없는 것이다.

 

부산을 떠나지 않는다고?

 

영도를 중심으로 부산시민들은 한진중공업에 많은 애착을 보이고 있다. 조선소가 소음등의 문제가 있지만, 영도를 먹여살린다는 생각에 참으며 함께 해 왔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을 보는 시선은 싸늘하다.회사는 여러매체를 통해 광고도 하고, 본관 건물에 대형현수막을 통해서도 ‘부산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시민들은 이러한 한진중공업 회사측의 설명을 믿지 않는다. 오히려 “그래 부산을 떠나지는 않겠지. 영도땅에 조선소 대신에 한진 아파트 짓겠지.”라는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시민들의 생각은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대책위에 부산상공회의소등이 함께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같이살자!!

회사는 2월 14일 직장폐쇄를 신고했다. 그리고 희망퇴직에 응하지 않고 투쟁하고 있던 노동자들 172명에 대해 핸드폰으로 정리해고 통보를 했다. 정리해고를 통보받지 않은 조합원들도 투쟁에 참가하며, 7-800여명의 노동자들이 공장내에서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지금 정리해고를 당하지 않더라도, 돌아서면 또다시 희망퇴직의 대상자가 되거나 해고를 직면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회사가 용역깡패나 공권력을 투입하면 '연대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결정을 했으며, 금속노조도 투쟁에 함께 결합을 하고 있다.

 

사고는 회사가 치고, 책임은 경찰이 지라고?

한진중공업 노사는 2009년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그리고 합법적인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모든 절차를 거쳤다. 하지만 회사는 흑자와 엄청난 배당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구조조정과 인력감출, 정리해고만을 주장하여 노사관계를 파행으로 이끌어 왔다. 심지어는 용역투입까지 시도를 했다.

이러한 물리력 행사가 조합원들에게 먹혀들지 않자 회사는 경찰에 공권력 투입을 요청한 상황이다. 자신들이 사고를 치고는, 그 사고에 대한 뒤치다꺼리는 경찰이 하라는 것이다. 경찰이 사병으로 보이는 것일까?

 

대한민국 조선1번지, 문 닫는가?

한진중공업 영도공장은 1937년부터 조선소가 운영되어 온, 74년의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 조선1번지다. 하지만 한진자본은 기술개발과 인력에 대한 투자보다는 2006년부터 베트남 수빅에 엄청난 규모의 조선소를 짓고, 이 공장을 중심으로 수주를 해 왔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수십척의 배를 수주했지만, 그 배 중 단 한 척도 한국에서 건조를 하지 않는다. 베트남 수준에 맞춰 수주를 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건조를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진 경영진은 베트남으로의 진출을 시도했고, 결국 저가 수주만 해 왔다는 것이다. 이제 그 경영상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지라고 한다.

이게 기업이 할 짓인가? 대한민국 조선 1번지를 아파트 단지로 만들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