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한진중공업

그대를 잊지 않을 것입니다.

터사랑1 2013. 2. 26. 16:43

66일만의 장례식

24일 '민주노조 탄압 분쇄! 158억 손배가압류 철회! 정리해고와 강제 무기한 휴업이 부른 사회적 살인 한진중공업 최강서 열사 전국노동자장'이 열렸습니다. 

최강서열사는 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며칠 지나지 않은 2012년 12월 21일 아침, 동료들이 출근 선전전을 하러 간 사이에 노조 회의실 비상 소방용 기구에 목을 맨 것이 발견되었고, 병원으로 긴급호송 후 응급조치를 했지만, 1시간여만에 사망했습니다.

최강서열사는 휴대폰에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돈 158억 죽어라고 밀어내는 한진악질자본 박근혜가 대통령되고 5년을 또... 못하겠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습니다.

 

이후 한진중공업지회와 부산양산지부는 열사의 유언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이어갔습니다.  

엄동설한임에도 불구하고 회사 정문앞에 빈소를 마련하고 천막농성을 하며 촛불집회등을 이어왔습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투쟁을 이어갔고, 18대 박근혜 당선인에 대해 문제해결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장례식을 치러졌습니다.

한진중고업 자본의 노동조합 탄압에 맞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가 천막농성을 시작한 지 263일, 최강서열사가 자결한 지 66일, 1월 30일 집회과정에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인해 공장안으로 밀려들어가 한진중공업 내 단결의 광장에서 지낸 지 26일만이었습니다.

 

한진중공업을 비롯한 금속노동자들의 끈질긴 투쟁과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식을 앞두고 인수위 등에서 압박을 하면서 한진중공업 자본은 겨우 교섭자리에 나왔고, 취임식을 이틀 앞두고야 노사간의 의견이 접근되었습니다.

 

 

<23일 밤 대형영정과 영결식장이 만들어졌습니다.>

 

23일 토요일 밤부터 한진중공업 조합원들은 만장과 꽃상여를 만들며 장례식을 준비했습니다. 

35살, 꽃다운 젊은 노동자는 영도에서 태어나 영도에 있는 조선소에서 일을 하다 해고되고, 다시 복직되었지만 4시간만에 기약없는 휴업통보를 받은 상태였습니다. 그를 보내기위해 동료들은 아픔을 뒤로하고 장롓례식을 준비했습니다.

 

 

 

 

<사진 위쪽부터 차해도 한진중공업지회장이 영정을 들고 지회를 나서고 있습니다. 상여를 들고있는 조합원과 열사의 아버님. 사진;금속노조>

 

 

오전8시 한진중공업 공장안에서 발인이 시작되었습니다. 유가족과 동료들은 최강서열사의 영정을 앞세우고 지회사무실, 생활관과 공장을 돌아 정문앞에서 9시가 조금 넘은 시각 영결식을 가졌습니다.

 

<영결식에 참가한 조합원 사진 ; 금속노조>

 

 

영결식은 고지훈 지회 사무장의 경과보고와 문영복 수석부지회장의 유서낭독, 그리고 대회사와 조사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참가자들은 "우리는 지지 않았고, 또다시 노동자를 인정하지 않는 한진중공업 자본과 박근혜정부에 맞서 싸울것"을 결의하기도 했습니다.

동료이기도 했던 이용대조합원이 읽은 조시는 참가자들에게 눈물을 참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유족 부인의 인사와 헌화를 끝으로 영결식을 마치고 노제가 진행될 부산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상여와 만장, 그리고 영정도를 앞세우고 부산역까지 행진을 하면서 최강서열사가 남긴 유언을 부산시민들에게 알려내기도 했습니다. 

 

12시에 진행된 부산역 노제에는 급하게 잡힌 장례일정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1천여명의 노동자들이 함께 했습니다. 노제에서는 최강서열사와 함께 해 왔던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어떻게 지켜온 지회냐, 한진중공업 지회를 잊지말자'는 추모사를 통해 참가자들을 다시 한번 눈물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영결식와 노제 무대 배경 . 사진 ; 인터넷에서 펌>

 

<이삼헌씨의 진혼무 사진: 민주노총>

 

 

차해도 지회장이 그동안의 연대에 감사하며, 또다시 한진자본과의 투쟁을 준비하겠다는 결의를 밝히는 인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영결식은 이삼헌씨의 진혼무와 부산지역 노동자노래패의 추모노래, 그리고 참가한 조합원들의 헌화를 끝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열사의 부인이 하관식 후 흙을 덮고 있습니다. 사진:금속노조>

 

영결식을 마친 유가족과 조합원들은 양산 솥발산 공원묘원에서 오후3시경부터 하관식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조합원들도 상복을 벗었습니다. 새로운 투쟁을 위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5명이 영도경찰서에 자진출두하고 있습니다.  사진:금속노조>

 

최강서열사의 투쟁 과정에 1월 30일 경찰의 폭력등에 몰려 공장안으로 진입을 했습니다.

이후 문철상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장 등 5명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되었습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5명은 양산 솥발산에서의 하관식을 마무리 한 후 5시 40분경 부산영도경찰서에 자진 출두해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민형사상 책임의 최소화를 노사간, 그리고 인수위까지 합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5명 전원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내일(27일) 오전 11시경에 실질심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장례 일정에 전부 참여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눈물이 나서 추모사를 한 분들의 내용도 제대로 듣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기록으로 남겨야 할 것 같아 남깁니다. 많은 사진은 금속노조의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