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화창한 날.
리스본에서 출발한 지 25일차, 드디어 산티아고에 도착한 날이다. 걷고 걷고 걸어서 공식기준으로 634km를 왔다.
오늘은 25km정도를 걸어야 했다. 가능하면 빨리 출발하려고 노력했고, 7시 20분쯤 숙소를 나섰다.


그런데 아직 해가 뜨지 않는다. 스페인의 밤이이 길다고 얘기한 것은, 결국 아침이 늦어서일까.








포르투칼과 스페인 모두 벽화가 많은 곳이다. 우리가 알 수 있는 내용도 있고, 해석이 애매한 부분도 있다. 스페인 내부의 분리독립 의지가 보이는 듯한 현수막도 보인다.

9시 30분경이 되었는데도 이슬이 남아 있다. 두 사람이 걸으가면서 약간 이견이 있다. 형님은 쉬어야 한다면 조건과 상관없이 쉬자는 것이고, 나는 기왕이면 좋은 조건에서 쉬고 싶다. 이 균형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출발하면서 시내에는 쉴 곳이 많지만, 정작 우리가 쉬고 싶을 때, 쉴 공간 찾기가 쉽지 않다.








여전히 도시와 도시를 잇는 길이다. 아침 일찍부터 순례자를 대상으로 선물을 파는 가게가 열려 있기도 하고, 옆으로 보면 우리 기준으로 고속도로와 철길이 이어진다. 이 사이에 포장/비포장을 포함해 다양한 길이 이어진다.


걷는 과정에 누군가 손을 흔들어 들어오라고 한다. 스탬프도 찍어주고, 성당내부도 공개하는 보기드문 곳이다. 우리도 뒤에 오는 분들에게 들렀다 가라고 안내한다.


사람들의 걷는 속도에 많은 차이를 두기 어렵다. 다만 젊은이들은 좀더 넓은 보폭에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이고, 우리 같은 중늙은이들은 조금씩 조금씩 걸어간다. 그렇게 앞서거니 뒷서거니 한다.

계절 변화보다 우리 발걸음이 빠른가보다. 꽃의 모양새가 다르다. 오늘은 젊은이들을 따라 까페를 두번이나 갔지만, 계속 커피는 어렵다.








여전히 도시는 아름답고, 다양한 동물도 만난다. 알베르게와 까페 광고도 이어지고.

산티아고에 가까워 졌다는 것에 흥분했나 보다. 7km를 앞두고 이제 숲길은 그만이지 않을까 사진을 찍었는데, 아니라고 답한다. ㅎㅎ




산티아고 초입에서 나눠지는 길이 나오는데, 이번에는 짧은 길을 선택했다. 도심을 느끼기 위해서. 한국 라면 전문점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ㅎㅎ
https://maps.app.goo.gl/op53XDv8EVL37tFUA?g_st=ic
mundoalbergue · 3.9★(151) · 호스텔
Rúa de San Clemente, 26, 15705 Santiago de Compostela, A Coruña, 스페인
www.google.com
산티아고에 들어오면서 숙소부터 확인하기로 했다. 워낙 숙소가 많기는 하지만 저렴한 곳은 또 얼마 되지 않으니. 산티아고 대성당에 가까운 숙소를 찾아갔는데, 1인당 17유로라고 생각한 숙박비가 22유로란다. 어쩔수 없다. 다행이 카드결제가 된다고.
어제부터 매튜가 페이스북으로 연락이 와서 만날 수 있을까 했는데 쉽지 않다. 우리보다 더 먼곳에 숙소를 잡고 산티아고로 오고 있을 듯.



씻고 장을 볼 채비까지 하고 밖으로 나왔다. 산티아고 대성당은 인근이었고, 광장에서 계속 만나왔던 사람들을 재회하기도 했다.
성당을 하염없이 보면서 사진도 찍고, 광장의 기쁨을 누리면서도 ‘인증서는 어디에서 받나’가 주요 관심사였다.

찾기가 쉽지 않다. 성당을 바라보고 왼편에 있는 호텔쪽으로 경사진 길로 내려간 후 우회전해서 150미터 전후로 걸었나보다.
입구에 들어가니 안내 경찰이 온라인 사전 예약 여부를 묻고, 사전 예약을 하지 않았다 하니 컴퓨터로 등록하란다. 스페인어로만 되는 줄 알고, 통역기 들고 열심히 등록하다 영어가 된다고. 다시 한다. ㅎㅎ

등록 후 줄을 선 다음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순례자 여권에 대해 간단하게 확인 후 총 걸은 거리를 포함한 인증서를 준다. 고맙다고 받아 나왔는데, 또 다른 직원이 와서 발급비용이 1인당 3유로라고 내고 가라고 한다. ㅎㅎ
인증서를 받았는데 크기가 묘하다. A4 용지가 들어갈 파일을 들고 왔는데, 길이 맞추기가 어려울 것 같다. 결국 다시 들어가서 인증서를 말아서 담아갈 ‘용기’까지 2유로에 구입했다. 에고.
피니스트레를 걸을 예정이라 하니 직원이 별도 안내를 한다. 이번 순례자 여권은 유료가 아닌 대신에 꼭 가야 할 곳을 명시해 뒀다. 잘 걸어야 할건데.

오늘은 634km를 걸은 기념으로 소고기 파티를 하기로 하고, 슈퍼에 갔다. 슈퍼에서 포트라에서 산티아고까지 부부가 함께 걸었다는 우리나라 분을 만났다. 너무 힘들었다고 하면서 부부 간 이혼할 뻔 했다고. ㅎㅎ. 와이프가 너무 힘들어해서 혼자 장을 보러 왔다는데, 우리가 먹었던 음식 소개는 너무 늦었던 듯. ㅠㅠ
그렇게 밤이 깊어간다. 매튜 남매는 다시 볼 기회가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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