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가는 모습/2026 안식휴가

산티아고 포르투칼길 28일차 - Negreira까지.

터사랑1 2026. 3. 18. 04:22

다시 떠나는 날, 화창했다.

어제 산티아고는 광란의 밤이었다. 며칠동안 함께 이동하면서 술 한잔 입에 대지 않던 사람들이 각 카페에서 함께 걸은 이와 함께 축배를 들고 있다.

매튜 남매가 연락이 애매하게 왔다. ‘술 한잔 할거냐, 우리는 교회 근처에 있다’는 연락 후 우리가 보낸 문자에 반응이 없다.

밤 마실 나간다 생각하고 형님과 나갔는데, 대성당 입구 쪽 카페에 매튜남매가 새로운 사람들과 앉아 있다. 반갑게 인사하고, 분위기를 보니 쉽게 끝낼 상황이 아니다. 우리끼리 맥주한잔. ㅎㅎ

그들은 오늘(3월 17일) 산티아고에서 보내고, 피스테라까지 3일 동안 걸을 계획이란다. 우리는 늙어서 그렇게는 못하고, 무시아 포함 6일 동안 걸을 계획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헤어졌다.

아침 체크아웃이 9시라 늦잠을 자려고 했지만 잘 안된다. 우리보다 항상 먼저 일어나던 이탈리아 할머니와 젊은 여성은, 버스를 타고 피스테라 관광을 할거라 일어날 생각이 없다.

계란 삶으려고 인덕션을 켰는데 반응이 없다. 아침에 인덕션 전원을 끊었나보다. 급하게 커피 포터로 계란을 삶고 , 아침을 챙겼다.

아침 7시 30문에 대성당에서 미사가 있는데, 그 시간을 지키지는 못했다. 8시경 숙소에 나와서 대성당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Negreira까지 걷기 위해 이동한다.

원래 계획보다 이틀 정도 앞서 걷고 있어서 일정은 여유롭다. 다만 어떤 방향으로 먼저 갈지는 결정하지 못했다.

대성당에서 출발한 아침 8시 조금 넘은 시간은 한국처럼 출근과 등교를 위한 전쟁이 이어지고 있었다.

도심을 벗어나기 전 공식 이정표가 나온다. 피스테라와 무시아까지 거리가 나와있다. 한동안은 같이 걸을 것이다.

우리가 걷는 산티아고에서 피스테라 곶에 이르는 다양한 도로의 연장인 피스테라와 무시아의 길은 산티아고 길을 걸은 사람의 10%~15%가 걷는다고 한다. 물론 버스 관광을 하는 사람도 많고.

전쟁터 같은 도심을 빠져나와 작은 마을과 산을 통과 한다. 산이라 해야 높은 곳은 아니다. 오늘 지나온 산 중에 가장 높은 곳이, 해발 275미터. 창원으로 보면 안민고개보다 낮은 곳이다. 그래고 10kg 가까운 배낭을 메고 걷는 것은 쉽지 않다.

200~300미터 간격으로 이정표가 나오는데, 거리는 가끔씩 춤을 춘다. 이정표가 없을 때는 왜 이정표가 없냐고 투덜댔는데, 너무 자주나오니 그것도 적응이 잘 안된다. 사람이란. ㅎㅎ
  

이번 순례자 여권에는 코스마다 가 봐야 할 명소들이  표시되어 있다. 명소에 도착했을 때, 스탬프를 찍을 곳을 찾았지만 없었다. 살짝 당황스러웠다.

순례자들이라 그들도 잘 모른다고. 쉬어가는 카페에서 스탬프를 받고, 숙소에 왔는데 정작 직원이 한칸 건너에 스탬프를 찍는다. 이게뭐지.

https://maps.app.goo.gl/bNiN2Vc7FuMpoP3d6?g_st=ic

Negreira Public Pilgrims Hostel · 4.3★(201) · 호스텔

C. Patrocinio, 10, 15830 Negreira, A Coruña, 스페인

www.google.com

오늘 숙소도 공용 알베르게다. 각 10유로. 카드 가능. 인덕션과 전자렌지는 있지만 나머지는 없음. 침대가 19개로 나와 있어서 걱정을 했는데, 우리가 도착한 2시 30분경 까지는 여유가 있었다.

다 좋은데 숙소 내에서 음주불가라고. ‘피곤할 때 한잔은 좋은 거 아니냐’했더니, 숙소 운영이 어렵다나. ㅎㅎ

그렇게 장을 보러 대형마트에 가면서 근육통에 붙이는 파스와 테이프등을 구입했다. 대형 마트인데, 냉동 닭고기 윙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 생닭 위주 판매를 위해 가져다 놓지 않은 듯. 어쩔 수 없이 베이컨에 오랜만에 컵라면을 먹기로 했다. 다만 식기류가 없으니, 지난번 종이호일에 이어 다회용 포크를 구입했다. 친환경에 역행하는 것은 아닌지. ㅠㅠ

오후 2시 조금 넘어 숙소에 도착하면 여유롭다. 씻으면서 속옷을 중심으로 빨래를 하면, 바람에 금방 마른다.

장을 보러 가면서 시내를 구경하는 것도 포인트다. 오늘은 숙소에서 알콜 섭취가 안된다고 해서, 공원에서 한잔했다. 쏟아지는 햇살 속에
그늘에 앉아 마시는 와인 맛이 일품이다. 점심부터 까페에서 맥주/와인을 마시는 것을 계속 봐 왔는데, 숙소에서 금지를 하니.

5시 조금 넘어 숙소에 오니 만석이다. 어제 같은 숙소를 사용했던 부부와 아이가 있는 가족까지 함께 와 있다. 공용 알베르게의 장점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 ㅎㅎ

20시가 조금 넘어 알베르게 직원은 좋은 밤 되라고 하고 퇴근한다.

그렇게 무시아-피스테라 120km 일정의 첫날이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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