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경남지부 교섭

금속노조 경남지부 집단교섭 의견접근

터사랑1 2009. 8. 27. 22:42

 

 

금속노조는 산별노조

전국금속노동조합(위원장 정갑득, 이하 금속노조) 경남지부(지부장 허재우, 이하 지부)가 09년 지부 집단교섭에 대해 사용자측과 기본급 인상을 제외한 의제에 대한 의견접근을 했다.

금속노조는 산별노조다. 우리나라는 1980년 전두환 독재에 의해 강제로 기업별 노조로 편재돼 왔으며, 전 세계에서 보기 드문 조직구조를 갖고 있다. 기업별노조로는 전체 노동자들의 요구와 고용을 보장할 수 없었기 때문에 산별노조로의 전환을 끊임없이 시도해왔고, 민주노총의 경우 80만 조합원의 70% 이상의 조합원이 금속노조와 같은 산별노조 소속으로 되어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산별노조가 한국노총 소속의 ‘금융노조’와 금속노조 정도이며, 공공부문 노동자들도 산별노조 체계로 전환을 하고 있다.


중앙교섭 - 집단교섭

금속노조는 2001년 만들어 졌으며, 기업별 노조에서 산별노조로 전환하면서 교섭 또한 산별체계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을 해 왔다. 그 결과 2003년 중앙교섭이라는 이름으로 산별교섭이 이뤄졌으며, 이 해 교섭에서 ‘근로조건 저하 없는 주5일 근무제’등의 합의를 이뤄냈다. 이후에도 ‘노조활동에 대한 손배가압류 금지’‘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조합활동보장’‘비정규직과 이주노동자를 포함하는 금속 최저임금’을 합의하며, 소속된 조합원만이 아니라 비정규직과 이주노동자까지 포함하는 협약을 체결해 왔다.

지역에서도 ‘지부 집단교섭’의 이름으로 교섭을 하고 있다. ‘지역의제’를 만들어 협의를 하려는 시도를 이어오고 있으며, 08년 “급식에 광우병, 조류독감, 구제역등 해로운 음식물이 들어가지 않게 하며, 가능한 우리 농축수산물을 이용한다”“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최선의 노력과 폐수, 폐기물을 탈법적으로 방출하지 않는다”는 는 등 지역사회와 함께 하려는 합의도 이끌어 냈다.

2007년 12월 삼성에 의한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를 계기로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 시 재해복구 활동을 지원한다”는 합의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20차 교섭에서 의견접근

3월 19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3시에 진행됐다. 처음 한동안은 사용자측 대표를 구성하지 못함으로 인해 교섭이 파행으로 이어졌다. 6월 말 7월에 들어서서는 쌍용자동차 투쟁과 중앙교섭의 진척이 없음으로 인해 교섭이 진행되지 못했다. 8월 초에 쌍용자동차 투쟁이 일단락되고, 이후 중앙교섭도 마무리되면서 집단교섭도 마무리를 위한 수순을 밟아 왔다.

8월 25일(화) 19차 교섭과 27일(목) 20차 교섭을 통해 금속노조 경남지부와 그 사용자들은 09년 집단교섭에 대한 의견접근을 이뤘다.


의견접근이란?

의견접근이란 09년 요구안에 대한 노사 교섭위원 간 의견이 일치됐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은 교섭을 위한 교섭위원을 선출하고 이들이 조합원의 의견을 모아 요구안을 마련하고, 사용자측에 제시한다. 제시된 안은 노사간 교섭을 통해 의견을 좁혀가며, 교섭위원들이 ‘이 정도면 되겠다.’는 판단이 설 때 의견접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조합원들에게 의견접근된 내용을 설명하고 찬/반 투표를 거치게 된다.

찬성하는 조합원이 많으면 조인식을 거쳐 ‘합의’로 받아들여진다. 노사간 지켜야 하는 법이 되는 것이다.

반대하는 조합원이 많으면 ‘의견접근 안’은 폐기되고, 다시 교섭을 해서 새로운 ‘안'을 만들어 찬반투표 과정을 거치게 된다.


기본급 제외한 집단교섭 의견접근

8월 25일 (화) 19차 집단교섭은 교섭위원 수를 축소해서 교섭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오후3시부터 시작된 교섭은 밤 10시 40분경이 돼서야 ‘기본급 인상’을 제외한 집단교섭 의제에 대한 의견접근이 이뤄졌다.

(그 동안 논의됐던 내용은 ‘노동조합’ 카테고리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창원시에 노사공동 건의하기로

우선교섭의제로 논의되었던 내용은 ‘비정규직의 정규직전환 기업체 지원을 위한 조례제정’과 ‘장기실직근로자 지원 및 고용유지를 위한 기업체 지원을 확대할 것’을 창원시에 노사 공동으로 건의하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집단교섭 합의서에 ‘고용안정 촉진을 위한 2009년 노사공동선언문에 합의한다.’는 문구를 삽입하기로 했다.


안전보건교육 노사공동으로 결정

안전보건교육은 매월 2시간 이상 실시하며, 교육 내용과 형태에 대해서는 노사 공동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사내하청을 포함한 비정규직, 이주노동자도 이에 준하여 실시하기로 했다.


지급형태 및 단협유무와 상관없이 지급

재래시장상품권 지급과 관련한 내용이 가장 늦게까지 쟁점으로 남았다. 우선 ‘전사적으로 일괄 지급하는 선물 및 상품권에 한하여 지급형태 및 단체협약유무에 관계없이 적용’하기로 했다. 년 간 2회 이상 지급하는 사업장의 경우 가장 높은 금액으로 1회 이상, 년 간 1회 지급하는 사업장은 총금액의 반액 이상으로 재래시장상품권으로 지급하며, 그 외 구체적인 사항은 노사 간 협의하여 정리하기로 했다.


기본급 인상안은 사업장 보충교섭에서

27일(목) 오전 11시부터 노동회관 3층에서 20차 집단교섭이 열렸다.지부는 기본급 인상안과 관련한 사전 협의를 진행했다. 26일(수) 오전 집단교섭에 참가하는 각 지회장과 협의를 거쳤고, 이를 바탕으로 오전 10시부터 교섭위원들과 사전 협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기본급 인상 최저선이나 기준선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제위기 등을 둘러싼 각 사업장의 상황과 시기등의 문제로 인해 기본급 인상안을 각 지회에서 다룬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그리고 교섭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까지 동결은 노동조합의 방침에 의거, 승인사항이 아니다.” 그리고 “일괄적인 임금에 대한 지부 교섭이 시기등의 문제로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지회 보충교섭에서 기본급 인상안을 다룬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사용자들은 이를 수용했다.


이로써 ‘기본급 인상’을 제외한 지부 집단교섭 의제가 마무리됐다. 물론 찬반투표 일정을 남겨 놓기는 했다.

그리고 기본급과 관련한 ‘사업장 보충교섭’도 남아있다. 산별노조로 이동하면서 산별교섭이라 할 수 있는 ‘중앙교섭’과 지역의제를 다루는 ‘지부 집단교섭’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고, 중앙교섭과 지부 집단교섭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사업장 보충교섭’을 마무리하지 않는다는 규율을 만들어오기도 했다.


다시 사업장으로

경제위기를 빌미로 한 자본의 공세다 드세다. 쌍용자동차 투쟁에서 노동조합을 굴복시켰다고 생각한 자본과 정부는 금호타이어를 다시 ‘실험대상’으로 놓고, ‘항복’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등이 ‘기본급 동결’을 자랑스럽게 언론에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직원들에게 적게는 몇 백만원, 많게는 1천만원이 넘는 일시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앞에서는 정부 방침에 따라 ‘기본급 동결’을 했지만, 안에서는 돈 잔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금속노조 경남지부의 집단교섭 참가 사업장의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경제위기 여파로 인해 조합원이 줄었고, 1년 가까이 휴업와 조업, 그리고 고용유지를 위한 교육을 하는 사업장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기본급 인상은 사업장 단위로 넘어갔다. 그리고 새로운 싸움이 시작될 것이다.


무조건 어려운 것은 아니다. 통영에 있는 SLS조선은 어려운 상황임에도 ‘기본급 35,000원 인상’을 합의했다. 그리고 다른 사업장에도 기본급을 인상시키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 임금 받아 생활하는 사람들이 안정적이어야 그 지역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여년간 마산과 창원의 도시변화가 다른 많은 이유도 있었지만, 이런 이유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자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그리고 그 결과가 지역과 공동체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을 당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