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가는 모습/가족과 함께

청년 노동자 전태일

터사랑1 2010. 3. 23. 01:01

큰 애가 최근에 초등학교 5학년이 됐습니다.

언제 크나 했는데, 조금씩 세상을 바라보는 표현을 하고 가끔씩은 저를 놀라게도 합니다.

제가 서울에서 근무를 하고 주말에나 내려오다보니 애들은 저에게 이런저런 애정표현을 하고자 하고, 애들 엄마는 그나마 애들 공부를 도와달라고 합니다. 그 속에 교선부장 출신이니까 애들 독서기록장을 봐 달라는 정말 무서운(?) 주문을 합니다.

 

계속 버티다가 일요일(21일) 늦게 독서기록장을 봤습니다. 그리고 눈에 확 들어오는 기록이 있기에 올립니다.

저는 20여년 전 '잔태일평전'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교육등을 가면 가끔씩 필요한 부분을 발췌해서 보곤 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인 제 딸이 이제 '전태일 평전(물론 동화형식입니다.)'을 보고 나름 생각을 정리해 놨더군요.

물론 세련된 문장도 아니고, 앞뒤가 조금 엉성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노동조합 간부를 하고 있는 아빠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려는 (물론 이것에 저 혼자의 생각일수도 있습니다.) 것인가 하는 설레임을 갖기도 합니다.

제 딸이 본 '전태일평전'입니다.

 

나는 어렸을때부터 아버지 덕분에 세상이 얼마나 험난한지를 자세하게 느끼지는 못했지만 보기는 하였다. 회사에서 해고되어 복직을 외치며 시위를 하고, 컨테이너에서 생활하고, 그런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남일이라고 무시하고, 이렇게 된다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될까?


간신들이 넘쳐나고 나라가 망하고 우리 국민들은 독립국가의 국민이 되지 못한다 그러면 또다시 일제 강점기 시대처럼 될 것이며, 우리나라는 세계사 속에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어려운 시대였던 시절 전태일은 이런 것을 미리 예측했던 것 같다. 


 그리고 자기처럼 힘든 아이들이 없고 노동자들의 해방을 위해 꽃다운 나이의 20대에 자기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다. 지금은 그때보다 덜하지만 그 시대와 비슷하다. 



 전태일의 어머니며 노동자들의 어머니인 이소선은 전태일을 낳을 때 태몽을 꾸었다고 한다. 어두운 밤 해가 이소선의 가슴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산산조각이 나고 이소선은 가슴이 찢어지도록 아프며 어두운 밤이 환해졌다고 한다.  


내 생각에는 그 해는 전태일이며 어두운 세상은 노동자들의 상황이며, 산산조각난 것은 죽은 것이며, 이소선의 가슴이 아픈 것은 전태일이 죽었기 때문이고, 환해졌다는 것은 노동자들의 상황이 행복해 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전태일은 동생을 보내기 싫었지만 어쩔수 없이 보내고, 제대로 배우지도 못하고 부자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평생동안 불행하게 살다가 죽었다. 


이 이야기는 공장의 사장, 재판관, 정치를 하는 자 등등 직위가 높은 사람이 읽기를 권장한다. 전태일의 육체는 사라졌지만 전태일의 영혼과 열정과 노력은 내 마음속에 영원히 있을 것이다.


진해석동초등학교 5학년 문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