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가는 모습/가족과 함께

“돈 많은 사람만 축제해야 하나?”

터사랑1 2009. 8. 10. 17:49

여름에 축제를 만나러

걷는 사람들( http://cafe.daum.net/mswalker ) 까페를 통해 8월 8일 저녁 7시부터 “서북산 산골축제”가 열린다는 것을 듣고, 휴가 막바지 동료 가족과 함께 가 보기로 했습니다. 까페를 통해 진로소주 공장을 확장하려 하고, 이에 대한 반대투쟁을 이어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있었기에 더욱 가보고 싶었습니다. 며칠 전 신문을 통해 이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소식도 접했습니다.

7월 걷기 모임 장소이기도 했는데 못가 봐서 가보고 싶었고, 휴가라고 딱히 어디를 가 보지도 않았고, 애들도 처형집으로 보낸 터라 마음을 가볍게 해서 축제가 열리는 미천마을로 향했습니다.

 

<미천마을 부재산방에서 내려다 본 모습입니다. 멋지지요?> 

 

마산에 이런 곳이 있었나?

주물럭으로 유명한 대정마을에서 저녁을 먹으며 ‘미천마을이 어딘지’ 물었습니다. 식당에서 가르쳐 준 길은 ‘여항산으로 가다가 보건소 앞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된다’고 하더군요. 가르쳐 준 길을 따라 가보니 진로소주 마산공장이 제법 외진곳에, 그리고 물이 아주 좋아보이는 곳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마산에 이런 곳이 있었나’ 생각하며 올라가는데 일부 비포장길이 있고, 가는 길 곳곳에 부재산방( http://www.bujae.com ) 안내 표지판이 있습니다.

일찍 와서 ‘걷는 사람들’ 송창우님의 집도 구경을 해 보려 했는데, 도착하니 벌써 7시 가까이 됐고, 한창 준비를 하고 있더군요.

생각지도 못하고 오래간만에 만난 분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후손의 땅을 빌려쓰는 것”

축제 사전행사로 2007년 11월 SBS에서 방영된 “재앙”이라는 환경 다큐멘터리를 봤습니다. 후손의 땅을 빌려쓰면서 소비만 하고,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았던 남태평양의 작은 섬 ‘나우루’라는 섬 나라를 보여주면서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다큐였습니다. 우리가 쉽다고 대형마트에 자주가고, 육류중심의 소비를 이어오면서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토대를 갉아먹고 있다고 해야 할까.

 

 

“돈 많은 사람만 축제하나”

본격적인 축제가 시작됐습니다. 삼진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더불어 사는 내고장 운동본부(이하 더불사)” 임수태님이 여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임수태님은 “돈 많은 사람만 축제하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모여서 즐겁게 지내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해 가자”며 흥을 돋궜습니다.

 

 

<사진 왼쪽부터 남석균, 김혜진, 심경애, 윤상현님이라 합니다.

                                                                마이크를 들고 계시는 분은 이 날 생일이었던 김성훈님입니다.> 

 

가수 ‘남석균과 그의 제자들(?)’을 시작으로 공연이 시작됐습니다. 3개월을 배웠다는 기타 솜씨가 제법 좋았습니다.

 

 

 

 

 

 

 

<사진 위에서부터 가수 김민정씨, 아름나라 예술단과 고승하선생님, 이날 급조된 미천마을 어린이팀, 가수 김산, 베꾸마당 우대식, 고승하샘 합동공연, 김산씨의 마무리 공연입니다.>

 

주부노래자랑 대회에서 우수한 실력을 인정받았고 주부가수로 활동하고 있다는 김민정씨의 공연과 창원 아름나라 어린이 예술단의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가수 김산씨와 창원 베꾸마당 우대식대표, 고승하선생님의 합동 공연은 이날 축제를 절정으로 끌어올렸고, 주인공은 최고 뒤에 나온다고 김산씨가 마지막을 장식해 줬습니다.

 

 <부재산방에서 상평마을로 가는 길에 개인 사찰로 보이는 집의 출입구입니다.>

 

 <달 빛을 받고, 달 그림자를 밟으며 길을 걷다 각자 편하게 쉬고 있습니다. 귀신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생일 주인공 김성훈 님>

 

 <부자지간에 혹시 바람에 촛불이 꺼질까 봐 지키고 있습니다.>

 

 

 <창동수다 김경년님과 허정도 전 경남도민일보 사장님이 축가를 부르고 있습니다. 다른 분도 축가를 불렀고, 진보신당 경남도당 문화생태위원회 배대화님도 인사말씀을 하셨는데 카메라에 담지를 못했습니다.>

 

 <이 날 참석자 중 가장 젊은(?) 편에 속한 치현이 입니다.>

 

달 그림자를 밟으며

부재산방에서 마련한 음식을 안주삼아 뒤풀이가 이어졌습니다. 뒤풀이 후에는 부재산방에서 상평마을 방면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걷기가 있었습니다.

매일 밤 길을 걸으면서도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던 달 그림자를 밟으며, 걷는 길 주변에 얽힌 얘기들을 서로 나누며 달 빛 속을 걸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이 날 행사를 준비하는데 고생을 하셨던, 그리고 마산지역의 많은 곳에서 실무를 하고 있는 김성훈님의 생일잔치를 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일행은 마지막 행사인 ‘캔들나이트(Candle night) - 불을 끄고 ☆을 켜다’는 참석하지 못한 채 집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물론 그래도 12시는 훌쩍 넘긴 상태였습니다.

 

정말 좋은 공연이었고, 멋진 걷기였습니다. 공연과 축제를 준비해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