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가는 모습/가족과 함께

"그래 이 맛이야!"

터사랑1 2009. 8. 7. 11:23

     쌍용자동차가 교섭을 재개할 것이란 소식을 듣고 돌아보니 애들이 다섯이나 올망졸망 모여 있습니다. 방학이라 처형네 애들까지 우리 집에 와 있습니다.

휴가라고 시작했는데 이미 절반을 넘겼고,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 급하게 준비를 해서 안민고개에 오르기로 했습니다. 아직 초등학생들이라 산에 오르는 것을 흔쾌히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그럴적마다 비법을 갖고 있지요.

 

<안민고개 전망대에서 진해쪽으로 보면 왼편에 아파트 단지가 보입니다. 

                                                                                                                  이곳이 제가 사는 곳입니다.>


10시경에 집에서 출발을 했습니다. 제가 사는 집은 진해 석동초등학교 옆 아파트입니다. (안민고개에서 내려다보면 좌측편으로 빨간 지붕이 있는 아파트가 모여 있는 곳이 제가 사는 곳입니다.) 석동초등학교와 해장사라는 절 사이의 길을 따라 안민고개로 오르기 시작합니다.

조금 지나면 20개월 된  막내는 돌아가야 하는 곳이 나옵니다. 포장길이 끝나기 때문이죠. 헤어지기 전에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포장과 비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양편으로 각종 농원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돌탑이 몇 개 나옵니다. 돌탑을 지나면 전망대와 그네가 갖춰진 ‘석동 돌리통새미쉼터’가 나옵니다. 마을 주민들의 정성으로 유지되는 쉼터입니다. 이곳에서 약수를 한 잔 하고 올라가면 ‘천자봉 산길 공원’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만나게 됩니다.

 

 

      <돌리샘터 사진입니다. 주변에 전망대와 그네, 그리고 각종 꽃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지난 3월에 찍은 것입니다.>

 

임도에서 안민고개로 오르는 길은 제법 등산하는 기분이 납니다. 이렇게 올라가면 안민고개 진해 쪽 전망대 조금 못 미친 ‘데크로드’와 연결됩니다. 이전에는 이곳에 시민들이 진해시를 둘러볼 수 있는 망원경이 두 개 설치돼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없어졌네요.

 

 <임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진해와 창원의 경계선인 안민생태교 밑에서 한 포즈를 취합니다.>

 

진해쪽을 잠시 보고 ‘안민생태교’ 밑을 지나 창원으로 이동합니다. 진해쪽보다 늦게 생긴 창원 쪽 전망대에서 아이들을 땀 흘려가며 올라오게 만든 ‘미끼’를 풉니다.

 

 

 

 

 

바로 컵라면입니다. 옛날 같으면 코펠과 버너를 가지고 가서 봉지라면을 끓여먹는 것이 제 맛이겠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산에서 취사가 되지 않으므로 대신 컵라면을 즐깁니다. 보온병의 물을 부어 컵라면이 익을 동안 창원을 잠시 내려다보고 컵라면을 먹습니다. 애들은 “바로 이 맛이야!”를 이어갑니다.

 

<안민고개에 터줏대감처럼 지키고 있던 포장마차가 없어졌습니다. 진해쪽으로 있던 팥빙수와 샌드위치를 팔던 차량도 없구요. 진해쪽 전망대 앞에 있던 장애인 부부가 하던 포장마차도 사라졌습니다.> 

 

이렇게 컵라면을 먹고 두 번 째 카드로 포장마차에서 파는 어묵이나, 팥빙수 등을 먹었는데 모두가 사라지고 없습니다. ‘미관상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단속을 했겠지요.

 

 

 

 


애들을 실망시킬 수는 없어서 진해 쪽으로 내려와서 ‘안민산장’ 이란 곳을 들러 음료수와 과자를 사 주고, 저는 목을 축이고자 캔 맥주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이 산장은 분명히 시에서 운영하거나, 위탁 운영하는 곳 일 텐데 어찌 가격이 비쌉니다. 대형 할인마트나 슈퍼가격은 아니더라도 ‘편의점’ 가격보다도 비쌉니다.

‘이렇게 비싼 가격에 음식을 팔려고 포장마차를 철수했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더군.


라면을 먹을 때부터 비가 오락가락 하더니, 내려가는 길까지 따라옵니다.

‘안민산장’에서 출발해서 임도를 따라 다시 통새미쉼터를 거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빨리 돌아간 막내와 아내를 제외하고도 다섯명이서 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