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발레오

현대, 기아차 지금 구입해도 괜찮을까?

터사랑1 2010. 3. 26. 00:39

차는 바꿀때가 되어 가는데

지금 타고 있는 차는 기아자동차에서 제작한 것이다. 그보다 앞에 타던 것도 기아차였고, 그 전에는 현대자동차에서 제작한 차를 탔다. 지금 타고 있는 차는 2000년식이고, 20만km를 넘게 탔다. 아직은 괜찮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가끔씩은 차를 바꿔야지 하는 생각도 든다.

 

현대, 기아차 지금 구입해도 괜찮을까?

차를 바꾸게 되면 원래 타던 차종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현대나 기아자동차의 차종을 보게 되고, 한편으로는 가격을 보고를 고개를 가로젓기도 했다. 한가지 더 의문이 생겼다.

과연 지금 현대, 기아자동차를 구입해도 괜찮을까 하는 의문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타고 있는 차의 부품이 정확하게 어떻게 만들어지고, 우리나라에서 제작한 것인지 중국이나 제3국가에서 제작한 것인지를 잘 모른다. 단지 현대, 기아차는 노동조합이 어느정도 힘이 있고, 그에 따라 국내에서 제조되는 부품을 그래도 많이 사용할 것이라는 상대적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니 그 믿음을 지속해야 할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바로 경주 발레오전장시스템(대표이사 강기봉, 이하 발레오)을 보고 나서다.

 

<경주 발레오전장시스템스 정문 앞. '상식이 통하는 노사문화의 터전을 마련할 때 까지 직장폐쇄 철회는 없을 것'이라는 발레오 경영진들의 의지(?)를 담은 결의문. 이들은 다른 회사처럼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경영은 할 생각이 없나보다.> 

 

직장폐쇄 39일차

발레오는 오늘로서 ‘묻지마 직장폐쇄’ 39일차다. 발레오는 자동차에 시동이 걸리게 하는 ‘스타터 모터’와 밧데리 충전을 위한 ‘제네레다’와 제동장치와 연결된 진공펌프 ‘하우징’을 생산하는 곳으로 한국 자동차산업의 심장인 현대∙기아 자동차 물량의 70~80%를 공급하는 자동차 산업의 핵심 공장이다. 그런데 각종 언론이나 인터넷 등을 보면 발레오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아직은 현대, 기아자동차에 그런대로 납품이 되고 있는 것 같다. 그 이유는 아마 조합원들을 바깥으로 몰아내고 사무관리직과 일용직을 대거 동원해서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경제지의 기자는 ‘생산량이 120%가 넘는다’라고 하는데 이는 회사의 광고 정도가 아닐까?

 

누구 이름으로 나갈까?

의문은 오히려 딴 곳에 있다. 요즘 대부분의 제품은 ‘품질관리’를 제법 엄격하게 하고 있다. 심지어 우리가 사는 두부에도 ‘0년 0월 0일 00시 00분 00초 작업자 000’등의 이력이 기재되어 있다. 한편으로는 소비자를 안심시키는 것이고, 제품에 하자가 있을 때 그 원인을 빨리 파악하기 위한 조치일수도 있다.

자동차 부품사업장도 대부분 생산실명제, 또는 검사 실명제를 선택하고 있다. 발레오도 ‘성능검사’를 하는 조합원들은 본인들의 실명을 걸고 제품을 출하해왔다. 이것이 주 소비자인 완성차업체에 대한 일종의 ‘보증’인 셈이다. 그리고 현대, 기아차등에서 이런 것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이것은 자동차 부품사업장에 일반화 된 생산방식이다.

 

<발레오의 각종 출입문은 굳게 잠겨있고, 컨테이너로 막고 있다. 직장폐쇄를 하더라도 노동조합 사무실과 각종 복지공간에는 들어갈 수 있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 하지만 발레오 경영진은 비웃기라도 하듯 이를 어기고 있고, 행정지도의 책임이 있는 노동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 이러니 해결이 되나?>

 

지금 발레오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부품은 납품될 때 누구의 이름으로 납품되고 있을까? 혹시 공장 바깥으로 밀려나 있는 조합원의 이름으로 납품되고 있지는 않을까? 아니면 아무런 훈련도 받지 않은 ‘일용직’ 노동자의 이름을 걸고 나가고 있을까?

이도 저도 아니면 중국과 베트남 등의 발레오 공장에서 들여오고 있을까?

 

차를 믿어야 하나?

발레오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자동차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비싼 돈을 주고 현대, 기아자동차를 샀는데 운행도중에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또는 꺼지거나, 밧데리가 방전돼 버리면 그 책임은 누가 질까? 그래서 대형사고라도 이어진다면?

차를 잘 못 산 내가 책임을 져야 하나? 현대, 기아자동차가 이에 대한 책임을 지나? 과연 누가 질까?

 

도요타가 반면교사가 아닌가 보다.

전세계 자동차시장의 부동의 1위 자리를 상당기간 지켜갈 것이라 봤던 ‘도요타’가 작년 말과 올해 초에 각종 부품결함과 이에 따른 리콜 사태로 위기에 빠져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듯이 ‘마른수건도 짠다’는 도요타식 부품 관리방식으로 인해 ‘불량부품’이 대거 납품됐기 때문이다.

현대, 기아차에게 도요타는 반면교사가 아닌가보다. 도요타보다 부품관리를 잘 한다고 생각하거나 또는 ‘리콜’을 하지 않고 버티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지 않다면 지금처럼 발레오의 제품을 그냥 받아서 조립하는 것은 이후 대형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음에도, 또 다른 힘(?)에 의해 밀려서 가는 것인가?

 

아직도 애국심에 기대서 차를 팔 것인가?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성장은 많은 사람들이 말하듯이 ‘애국심’에 기반을 둔 마케팅 전략을 펴 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정부도 자동차산업에 대해서는 보호정책을 펴 왔다.

지금도 현대, 기아차에서 발레오 등에서 납품하는 부품으로 인해 심각한 문제가 초래될 수 있음에도, ‘애국심’으로 버텨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면, 이는 엄청난 오판일 것이다.

 

도요타처럼 심각한 리콜 사태가 오면 현대, 기아차는 버틸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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