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발레오

차라리 ‘자본 지원부’로 바꾸지

터사랑1 2010. 3. 31. 01:01

죽음의 행진이 이어지는 나라

백령도 앞바다에서 '개털‘이라서 현역에 갈 수 밖에 없었거나, 먹고 살기 위해서 ‘부사관’의 길을 걸어야 했던 젊은 청춘 46명이 죽었거나, 실종된 상태다. 이들을 살리고자 지하 벙커에 모인 사람들 중 상당수는 군대 문턱에도 가보지 않았다고 한다. 최소한의 처리절차라도 알고 있었을까?

이 뿐 아니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자살율’이 가장 높은 나라라고 한다. 하루에 평균 3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고 한다.  유명연예인의 자살 소식이 이어지기도 했지만, 이름없이, 먹고 살기가 정말 힘들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죽음의 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나라라고 할까?


‘노동부’에서 ‘고용노동부’라고?

이런 대형 이슈에 밀려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안겨주는 소식이 있었다. 30일 국무회의에서 ‘노동부’의 명칭을 ‘고용노동부’로 바꾸기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한다. 어떤 언론은 벌써부터 ‘고용노동부’를 공식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고, 늦어도 5월 중에는 공식 명칭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일부 언론은 임태희장관의 이름을 빌어 "고용노동부로 전환한 것은 일자리 창출을 국정 최우선과제로 하는 정부의 정책 의지를 천명하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간절히 원하는 더 많은, 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노동부의 모습이 과연 ‘노동’을 말하고, ‘’더 좋은 일자리‘를 운운할 수 있는 처지인지 의문이다.


노동부 소장에서 대표이사로

창원에 ‘조준행’이라는 노무사가 있다. 지금은 노무사의 일보다는 ‘제이티정밀’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2003년 8월 말까지 노동부 창원지방사무소장(지금의 부산지방노동청 창원지청)을 맡고 있었다. 노동사무소장을 맡고 있을 당시 ‘노사간 분쟁을 사전 조정해야 할’ 임무가 있었지만, 철저히 자본편에서 일을 했다. 기업이 정리해고 신고를 하고 노동조합을 옥죄고 있는데, 중요한 고비가 될 수 있는 ‘정리해고 신고’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고, 창원지역 일부가 몸살을 앓아야 했다. 후임으로 왔던 소장은 이유도 제대로 모른 채 ‘잘못했다’는 말만 반복해야 했다.

정년을 앞두고 휴가기간에 그는 자신의 재임기간에 ‘정리해고’를 자행한 기업에서 고용한 노무사로, 경남지방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에 뛰어 들었다가 지역의 반발로 물러서야 했다. 이후에도 그는 지역의 많은 기업과 창원시의 고문노무사 역할을 했다. 어지간한 판, 검사 출신보다 많은 고문자리를 갖고 있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2008년 4월 당시 일본 씨티즌정밀의 한국 자회사인  ‘한국씨티즌정밀’이 듣도 보도 못한 ‘고려티티알’이라는 회사로 매각됐다. 조합원들은 일본자본이 ‘자본철수 시 조합원에게 지급해야 할 위로금’을 아끼기 위해 자행한 ‘위장매각’이라며 투쟁했고, 137일간의 철야농성이 이어졌다. 그리고 ‘한국씨티즌정밀’은 ‘제이티정밀’로 사명을 바꿨다. (위장)매각 당시 조준행 노무사가 함께 있다는 것이 확인됐고, 그는 당시 김선남 대표이사와의 친분이 있을 뿐 직접 개입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제이티정밀에 점령군처럼 전무로 들어와서 노동조합과 맺은 단체협약을 어기기 시작했고, 결국 ‘일방적인 단체협약 해지’를 했다. 그는 지금 ‘제이티정밀’의 대표이사다.

 

<2008년 위장매각철회를 요구하는 제이티정밀지회 조합원들의 투쟁모습>

 

노동부가 무슨 동문회냐?

제이티정밀의 현재 노사관계는 그야말로 엽기적이다. 20여년간 쌓아왔던 단체협약은 휴지조각이 돼 버렸다. 대표이사의 그때 그때 기분에 따라 되는 것도 있고, 안되는 것도 있다.

더 좋은 회사를 만들기위해 일본 기업을 인수했다고 했는데, 노동조건은 점점 축소되고, 실질임금은 상당히 축소되고 있다. 그 속에서 계속 사람을 잘라야 한다고 한다.

차라리 일본 기업으로 놔뒀으면 ‘자본철수에 따른 위로금- 물론 이는 한국 노동자들이 벌어들인 이윤 중 일부이다.-’이라도 받을 수 있었지만, 현재 대표이사는 이러한 노사간의 약속을 지킬 생각이 없다. <애국이란 단어를 싫어하지만 이정도면 차라리 일본기업인이 사장인 경우보다 훨씬 나쁜 경우다. 현재 제이티정밀의 경영진이 제대로 풀어가지 못한다면 그들은 ‘매국노’의 반열에 서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부산지방노동청 창원지청의 관계자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노사간의 약속을 종이 뒤집듯 뒤집는 ‘노무사’ 대표이사에게 어떤 제재도 가하지 못한다.

심지어는 ‘우리 선배라서 부담스럽다’는 말도 안 돼는 얘길 하는 사람도 있다. 노동부가 공무원 조직이 아닌 ‘동문회’였단 말인가?

 


‘묻지마 직장폐쇄’에 모르쇠로 일관

경주의 발레오전장시스템(대표이사 강기봉)의 ‘묻지마 직장폐쇄’가 40일을 넘겼다. 현재 발레오자본이 진행하고 있는 직장폐쇄는 ‘방어적’으로 하도록 되어 있는 법령을 위반한 ‘자본의 불법파업’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본의 불법파업’에 대해 노동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심지어는 ‘발레오 자본의 직장폐쇄의 합법, 불법에 대해서는 따로 논의를 해 봐야 한다’며 자본의 논리를 대는 감독관들도 있다.

이렇게 ‘자본의 불법파업’에는 무감각한 노동부가 문제를 풀 수 있는 고리인 노동조합 대표자를 연행되도록 방조해 버렸다. 그들은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노동부와의 약속을 믿고 간 지회장은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됐고, 결국 빨리 마무리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기회를 놓친 채 시간만 흐르고 있다.


더 많은 , 더 좋은 일자리가 뭘까?

위에 언급한 두 사업장은 비정규직이 없거나, 최소규모로 고용돼 있는 사업장이다. 일반적으로 볼 때 ‘좋은 일자리’에 많은 사람들이 고용돼 있는 사업장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노동부 관료출신과 노동부의 방조속에 ‘좋은 일자리’는 위협받고 있다.

이런 모습이 비단 두 사업장만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전국의 많은 사업장에서 정규직을 채용하지 않고, 파견/용역 등 다양한 이름의 비정규직을 채용하고 있다. 이 속에는 다양한 불법이 자행되고 있음에도 사실 노동부는 팔짱만 끼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명칭을 ‘고용노동부’로 바꾼다고 한다.  이름만 바꾸면 지금까지의 모습이 바뀔까?

 

<노동부 사무실에 가면 전국적으로 '열린마음 신노사문화의 시작'이라는 문구가 있다. 과연 그들은 열린 마음으로 접근하고 있는가?>

 

‘노동부’는 정부의 하고 많은 부처중에 유일하게 ‘노동자’를 위한다고 있는 부처다. 하지만 이를 인정하는 노동자는 많지 않다. 지금까지 노동자들이 받아왔던 많은 모습은 ‘자본의 탈은 쓴 노동부’였다.

부서 명칭을 바꾸려면 정확하게 바꿔야 할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아니라 ‘자본 지원부’가 맞지 않을까?

‘고용노동부’가 맞다면 그에 걸맞는 사업으로 노동자들을 설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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