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가는 모습/이런저런 일상

아파트에서 자라는 모

터사랑1 2013. 5. 28. 22:31

모내기가 한창입니다. 일모작은 거의 마무리 단계이고, 이모작을 위한 준비작업도 한창입니다. 농사를 많이 지어보지는 않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벼농사 중에 가장 힘든 일이 모판만들기와 모내기, 그리고 수확인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 피도 뽑고, 약도 쳐야 하지만 요즘은 농촌의 인력부족으로 이런 부분이 생략(?)되거나, 유기농으로 이어지면서 사라진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판을 만들고, 모내기를 하고, 수확을 하는 것은 사라질 수가 없겠죠?

 

육묘장

농촌 인구가 줄어들고, 고령화가 심각하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자연스럽게 농사를 지을 사람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농사에도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처럼 많이 알려진 기계 외에도 많은 작업공정이 변화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로 모판만드는 과정이 있습니다.

 

<육묘장 사진입니다. 먼 곳에서 찍은 사진이 없네요>

 

농촌 들녘을 지나다보면 사진처럼 생긴 홀로 떨어진 하우스를 보신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육묘장이라고 합니다. 모를 키우는 곳이라는 것이죠.

 

모판 만들기

못자리에서 싹을 틔운 후 모내기를 하는 방법은 제법 오래된 농법이라고 합니다. 이전에는 모내기를 어떻게 했는지 잘 모르지만 이앙기로 모내기를 하면서 모판이라는 것을 사용하게 되었겠지요? 이 모판 만드는 작업이 사실 여간 힘든 작업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모판을 만드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http://cafe.daum.net/sanyakcho에서 퍼 왔습니다.>

 

 

모판에는 아주 고운 흙을 상토로 깔고, 일정한 양의 물을 공급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위에 볍씨를 고르게 뿌린 후 다시 고운 흙으로 까는 복토작업을 하면 마무리가 됩니다. 모판하나는 보통 10평가량의 모내기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모판은 논 한켠에 만들어진 못자리에서 보온덮개등을 이용해서 싹을 튀우고 일정한 높이까지 자라게 되면 모내기를 하게 됩니다.

모판을 만드는 작업이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일일이 흙을 깔고 하는 작업이 쉬운 작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인력도 만만치 않게 드는 작업입니다.

 

 

컨베이어 작업으로 모판 만들기

이런 모판만드는 작업이 요즘은 컨베이어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기장치로 연결된 모판만드는 기계가 요즘 많은 농촌에 보급되어 있다고 합니다. 한 농가에서 구입하기가 부담스러운 경우 두서너집이 같이 구입해서 이용하기도 하고, 마을에서 공동으로 구입해서 사용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최고 앞 공정 사진이 빠졌습니다. 한명은 계속해서 모판을 넣습니다. 다른 한명을 계속해서 흙을, 또다른 한명은 볍씨를 넣습니다. 다음에 다시 흙을 넣는 사람이 있고, 마지막에는 완성된 모판을 정리하는 작업이 이어집니다.

다른 재료등을 공급하는 사람까지 포함하면 8~10명이 적당합니다.>

 

우리가 공장에서 익히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처음 기계에 모판을 얹게 됩니다. 그러면 기어작동을 통해서 모판이 이동하게 되어 있습니다. 모판이 이동하는 과정에 상토흙이 자연스럽에 모판에 담기게 되고, 다음에 물이 뿌려집니다. 그 다음은 볍씨가 떨어지고, 복토 과정을 거쳐서 마지막 단계에 가면 완성된 모판을 모아서 싹을 틔울 수 있도록 하면 되는 방식입니다. 이러다보니 모판이 만들어지는 시간도 많이 단축됩니다. 사람 손으로 일일이 작업을 하면 5~6명이 하루내내 수백개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위의 방식으로 모판을 만들면 8~10명가량이 모여서 시간당 600개에서 1000개의 모판을 만들어냅니다.

그 많은 모판을 만드는 농가가 어디있냐구요? 개별 농가로 생각하면 많지 않지만, 요즘 농촌에서는 상대적으로 젊은 농민 3~4명이 마을 농사 전체를 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는 충분히 가능한 작업입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수작업으로 하는 것 보다 노동강도가 적은 편이라는 장점도 있습니다.

 

아파트에서 모가 자란다!!

<부직포등으로 보온덮개를 할 수 있도록 20개에서 25개 수준으로 모판을 쌓아둡니다.>

 

 

<보통은 이런 방식으로 보온덮개를 통해 싹을 틔우고, 모를 기르게 됩니다. 사진 ; 인터넷에서 펌>

<보온 작업중인 사진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싹을 틔운 모판을 아파트형 선반에 옮겨서 키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모판은 바로 못자리로 이동해 보온덮개를 이용해서 싹을 틔우기도 하지만, 앞에 설명드린 육묘장에서 보온덮개에 쌓여 싹을 틔우게 됩니다. 그리고 싹을 틔운 후에는 육묘장 내에서 아파트 형의 선반에서 모가 자라게 됩니다.

<일정하게 자란 모는 못자리로 옮겨져 다시 키웁니다. 아무래도 햇볕을 직접 보는데 낫다는 판단에서겠죠?

그나마 이렇게 하는 방식이 요즘처럼 온도가 오락가락 하는 시절에는 실패가 적다고 하네요>

 

농가에 따라서는 육묘장에서 모를 계속 키운 후 모내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고, 일정한 시간(열흘에서 보름사이)이나 높이(약 10cm이상 인것 같았습니다.)가 되면 못자리에서 햇볕으로 보면서 자라게 한 후 모내기를 하는 농가도 있더군요.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쌀.

쌀농사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 ‘모’가 아파트에서 자란다는 게 신기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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