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가는 모습/이런저런 일상

안되는 날

터사랑1 2012. 10. 28. 08:16

버스가 왜 이리 적어?

제법 시간이 지나 버렸네요. 지난 8일(월) 아침 6시 50분경 버스를 타기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보통은 155번을 타고 다니지만 월요일이기도 하고, 병원에 계신 아버지를 뵙고 출근을 해야했기에 급행버스인 757번을 타기로 했습니다.

마침 757번이 왔는데 함께 타려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많은데 차는 미니버스 수준이더군요. 명색이 급행좌석인데 서 있는 사람이 더 많은 속에 창원으로 넘어 왔습니다. 속으로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출근과 등교를 하는데, 미니버스를 배차하다니. 해도해도 너무하네.'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누비자를 이용해야지

아침에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하면 정류장에 내려 사무실까지 누비자를 타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버지가 누워계신 병원 인근에는 757번 정류장이 없어서 이날도 누비자를 이용하고 어디에서 내릴까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확인을 하면서 갔습니다. 사파무궁화아파트 앞에 있는 누비자 터미널에 2대의 자전거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내렸습니다. 내려서 자전거를 대여하려고 보니 하필 뒷바퀴의 바람이 빠져있었습니다. 포기를 하고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자전거를 보았는데 이미 누군가 대여를 해서 가고 있더군요.

 

<창원 도심지 곳곳에는 누비자 터널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신다면 어플을 받아서 실시간 대여상황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대방향으로 가보자

병원까지 걸어가볼까 하다가 시간이 촉박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파삼익아파트 앞 누비자 터미널로 가기로 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오면서 많은 자전거가 있는 것을 봤기때문입니다. 그리고 '누비자 어플'을 통해서 확인한 결과에도 전체 30대 중에서 15대가 대여가 가능한 것으로 나와 있었기때문입니다.

'설마 짧은 15대가 2~3분안에 사라지지는 않겠지'하면서 삼익아파트 앞으로 갔는데, 어라 15대가 아니가 거의 대부분의 보관대에 자전거가 있는 것입니다.

'그새 이렇게 많은 자전거가 들어왔니'하면서 자전거를 살펴보면서 대여를 하려고 시도를 했는데 계속 'FAIL'만 뜹니다. 왜 이렇지 하면서 터미널에 있는 키오스크에 가니 '전산장애'라고 되어 있더군요.

누비자 고객센터(1577-2114)로 전화를 했더니, '사파삼익아파트 앞 터미널만 고장이며, 출근 시간대라 언제 고쳐질 지 잘 모른다는 답이 왔습니다. 결국 다른 터미널을 찾아야 했습니다.

 

성원중앙상가로, 그랜드 쇼핑으로

가장 가까운 누비자 터미널은 맞은편에 있는 성원중앙상가 터미널이었습니다. 15대 중 2대가 남아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갔습니다. 터미널에 도착했을 때 무궁화아파트 앞의 상황과 동일하게 자전거가 한대는 타이어에 펑크가 나 있고, 한대는 또 다른 학생이 타고 이동을 하더군요.

또 다시 이동을 해야 했습니다. 가장 가까운 곳은 성원 그랜드쇼핑 앞 터미널이었습니다. 걸어서 도착한 터미널에는 2~3대의 자전거가 있었고, 결국 자전거를 대여해서 병원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누비자 터미널 지도. 화살표 방향으로 돌아다녔는데 실제 움직인 거리는 얼마되지 않지만 마음은 계속 답답했던 것 같습니다.>

 

 

맘만 급하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원래 예상했던 곳에서 자전거를 탔으면 채 5분도 걸리지 않았을 거리인데, 돌고 돌아서 한시간여 만에 병원에 도착한 것입니다. '일찍 온다더니 왜 이리 늦었냐?'라는 질책(?)도 듣고.

그때는 '왜 이리 되는 일이 없냐'면서 투덜거렸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대여할 자전거가 없었으면 바로 맞은편에 있는 성원그랜드쇼핑으로 갔거나, 걸어서 가더라도 약 15분이면 충분히 도착할 거리였는데 마음만 급하게 움직인 것 같습니다.

맘만 급하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잘 배운, 그러나 참으로 안되는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