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각종 노동조합

9억짜리 단체협약

터사랑1 2015. 9. 10. 17:45

삼성에서 한화로

2014년 11월 26일 언론을 통해 삼성테크윈이 한화로 매각된다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적게는 몇개월에서 많게는 30여년을 '삼성'의 이름으로 살아온 노동자들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고, 그것은 다시 배신감으로 이어졌습니다.


복수노조의 탄생

창원에 있는 생산현장을 중심으로 2014년 12월에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이하 지회)가 결성되었습니다. 며칠뒤에는 판교에 있는 R&D센터를 중심으로 삼성테크윈노동조합(이하 삼테기노)이 결성되었습니다. 

삼성테크윈은 다른 사업장과 달리 직접 생산에 일하는 노동자들보다, 연구인력과 간접인력이 더 많은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과반수 이상이 금속노조에 가입했음에도, 삼성테크윈지회가 소수가 되는 특이한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주주총회

6월 29일 성남상공회의소에서는 삼성테크윈 주주총회가 8시간 가까이 진행되었습니다. 삼성테크윈지회 조합원이자 주주인 노동자들이 '일방매각에 대한 철회, 최소한의 이유라도 밝힐 것'등을 주장하면서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5시경 용역인력을 앞세운 회사측은 기습적으로 '삼성테크윈'에서 '한화테크윈'으로 사명을 변경하는 내용을 결의했습니다. 그리고 2개월이 훌쩍 지났습니다. 


교섭에 꼬박꼬박 들어가는 노무사

2015년 1월부터 삼성테크윈에는 원래 노동조합이 없었기때문에 새로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한 교섭이 진행되었습니다.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삼성테크윈노동조합은 서원이라는 노무법인과 자문계약을 맺었다고 했습니다. 서원 소속의 노무사는 꼬박꼬박 교섭에 들어갔습니다. 


<삼성테크윈노동조합에서 공개한 교섭결과입니다. 박0국이라는 교섭위원이 노무사입니다. 제가 확인한 바로는 실무와 본교섭을 포함 거의 대부분의 교섭에 노무사가 들어 갔습니다.>


노무사 자문료가 9억?

삼성테크윈지회는 서원이라는 노무법인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습니다. 노동조합을 대리한 경험이 거의 없는, 기업을 대리해 온 대표적인 노무법인이어었기 때문입니다. 천문학적인 자문료도 문제제기가 되었습니다.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고 회사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삼성테크윈 노동조합과 노무법인 서원 간에 조합원 1인당 50만원의 자문료를 지급하기로 했다는 회사측의 얘기를 들었기때문입니다. 삼성테크윈지회가 삼성테크윈노동조합 간부들을 통해서 확인한 금액도 1인당 50만원이었습니다. 

기간은 1년인지 2년인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자문료의 금액은 확인되었고, 삼성테크윈노동조합이 자신들의 조합원 수가 1,800명이라고 주장한 바에 따르면 자문료가 9억이라는 것입니다. 

노동조합에서 노무사 자문료로 9억을 지급한다?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교섭내용은?

9억짜리 노무사는 노동조합 활동과 근로조건을 얼마나 향상시키는 단체협약을 어떻게 만들지 궁금했습니다. 특히 교섭에 들어가는 노무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심판국장 출신이었기때문에 더더욱 관심이 많았습니다. 


단체협약에 '관련 법령에 따른다'?

최근 단체협약 조항 중 몇 개 조항이 공개되었습니다. 그런데 '관련 법령에 따른다'라는 문구가 제법 있습니다. 노동조합이 회사와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것은 관련 법령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근로조건을 확보, 유지하기 위함인데, '관련 법령에 따른다'라는 조항으로 체결한다면 단체협약이 왜 필요할까요?




기존 근로조건의 저하?

마무리가 되었다고 주장하는 조항 중에는 삼성테크윈시절에 이미 확보해 있던 근로조건을 후퇴시키는 조항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근로기준법'보다 하향된 내용이었습니다.


노동조합 선전물을 회사에 먼저 보여준다고?

노동조합의 생명은 자주성의 확보입니다. 자주성은 회사와 일정한 거리를 갖고 서로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그 출발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노동조합의 선전물을 조합원이 보기도 전에 회사에 먼제 보여준다고 합니다.  




도대체 누구를 대리하는 걸까?

삼성테크윈노동조합에서 의견접근된 내용이라고 하면서 배포한 자료에 나타난 내용에서 확인된 것입니다. 그것을 보면서 드는 의혹은 '저 노무 법인은 도대체 누구를 대리하고 있을까?' 였습니다. 

노동조합과 노동자일까요, 아니면 회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