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삼성, 노키아 때문에 정리해고를 했다는 것인가요?

터사랑1 2009. 8. 26. 18:59

대호아지매들 두 달 넘게 싸워

회사의 정리해고에 맞서 싸우고 있는 창원시 팔용동 대호엠엠아이 아지매들의 철야농성을 어느 듯 두 달을 훌쩍 넘겼습니다. 아지매들은 7월의 늦장마와 8월 중순 때늦은 더위에 맞서 싸움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지매들이 주로 움직이는 곳은 구미와 창원입니다.

창원에서는 곳곳을 돌아다니며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시청로터리를 플래카드를 들고 돌기도 하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선전물을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나눠줍니다.

그리고 창원시 대방동 대동 프리빌리지 정문 앞에서 촛불집회를 합니다. 8월 14일 처음으로 촛불집회를 했고, 19일에 이어 28일(금) 저녁 7시에도 촛불집회를 하게 됩니다.

 

 

구미에는 유비셀이라는 회사와 삼성전자 앞으로 갑니다. 유비셀이라는 곳은 대호엠엠아이와 특수관계 회사입니다. 말이 좀 어렵지만 같은 회사다,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대호엠엠아이 대표이사는 회사가 힘들고 어렵다면서 상여금도 삭감하기도 했는데, 그 돈으로 구미에 큰 공장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해고가 되고나서 알게 된 공장입니다.

삼성전자는 유비셀이라는 회사가 납품하는 공장입니다. 세계 일류기업이라는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업체가 노동조합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10년을 넘게 일한 사람을 내팽겨치듯 쫓아 낸 것을 호소하고자 갑니다.

 

사장도 억울하다고? 그럼 삼성과 노키아 때문에 정리해고 했다는 것인가요?

이처럼 억울함을 호소하고자 이곳 저곳을 가고 있는데, 대표이사 자신도 억울하다고 합니다.

지난 7월 17일 노동부에서 노사간 교섭이 있었습니다. 김종수 대표이사는 몇 년 만에 나타나서 한다는 말이 “나도 억울하다.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원청사의 횡포로 인해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40이 넘는 아지매들에게는 최저임금만 줘 오면서 자신은 수십억의 배당을 받아왔던 대표이사의 넋두리가 사실 진정으로 들리지는 않습니다.

만약 사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현재 대호엠엠아이 아지매들을 길거리로 내 몬 장본인이 세계 초일류 기업 삼성과 노키아란 얘기인데, 그러면 이제부터 삼성전자와 노키아에 대해 책임을 지라고 싸움을 해야 할까요?

 

 

사장과 원청회사는 노동자가 죽든 말든 자기 살길만 찾고 있지만 없는 사람끼리 모여 있는 대호 아지매들은 서로를 격려합니다. 아래 글은 촛불집회 때 한 조합원이 읽은 글입니다.

함께 산다는 것이 이런 것 아닌가요?

 

 

사랑하는 대호 동지 여러분!!

-교육선전부 김**-

유난히 비가 많았던 장마도 이젠 끝이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우리가 투쟁의 길에 들어선 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지난날을 생각하면 정말 억장이 무너지고 눈물이 납니다.

대호라는 회사에 들어와 잔업,특근에 쉬는날도 없이 어린아이들 데리고 일요일에

나들이 한 번 못 갔는데 이젠 그아이들이 자라서 한참 돈 들어가야 하는일만 남았는데 회사를 위해 집안일도 뒤로하고 어린 아이들 뒤로 한채 일한 우리에게 정리해고 라니요?

눈앞이 캄캄해 지더군요. 정리해고를 당하고 보니 지난날 우리가 얼마나 순진하고 무식했으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보너스 삭감과 년차소진을 당하면서도 종수 주머니 채우는데 아니 우리 몫을 종수에게 던져주고도 그게 불법인지도 모르고 살아왔던 게 참 헛 웃음이 나오더군요

이런 계기로 해서 많은 걸 알게 되었고, 동지들 모두 한 마음으로 뜻을 모으고, 정리해고 철회하라는 구호속에 우리는 나날이 강해지고 종수로 인해 똑똑해 지고 있는 동지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철농을 시작하면서 서로의 장단점도 알게 되고 우리의 단결심은 더욱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동지 여러분!!

우린 이미 한 배를 탄 운명이고, 그 길을 끝까지 가야만 합니다.

조금은 힘들고 지칠지라도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정리해고 철회 투쟁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끝까지 투쟁 합시다.

더운 날씨에 건강도 챙기시고, 옆 동료도 다독여 가면서 투쟁 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승리 할 것입니다. 우리의 단결된 모습만이 종수가 하루빨리 손들고 나올 것 입니다.

정리해고 철회 되는 그날 까지 흐트러짐 없이 다시는 아지매라고 얕보지 못 하도록 이번 기회에 아지매 깡다구를 보여 줍시다.

열심히 투쟁하면 더위도 무서울 게 없지 않겠습니까?

날이 무덥습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물도 많이 드시고, 탈진되면 쓰러지니까요?

종수보다 우리가 먼저 쓰러지면 안되니까요?

정리해고 철회하고 현장으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동지 여러분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