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사라진 영웅들

터사랑1 2009. 9. 5. 22:07

CSI : NY5

며칠 전 새벽에 유선방송을 통해 ‘CSI:NY5’를 봤다. 두 편 연속으로 방송을 했고, 앞의 것을 봤다. 제목은 ‘사라진 영웅들’이었다. CSI를 죽자 살자 보는 정도는 아니지만 제법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처음 본 내용이었다.

 


부패한 관료 탓에 경찰 임금까지 체불

대체로 내용은 이랬다. 시에서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경찰들의 박봉까지 체불되어졌다. 그러자 경찰노조는 ‘태업’을 결정했고, 많은 경찰들이 ‘병가’등을 핑계로 태업에 참여했다.

‘경찰노조’의 ‘태업’방침이 이어지는 속에 시의 부시장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교통경찰이 없는 거리는 곳곳에서 교통지옥으로 변했고, 일선 경찰서에도 일손부족으로 난리가 났다. 과학수사대의 한 일원도 조합원이었고, 그도 ‘병가’를 내며 태업에 동참했다.

조합원들이 빠져버리자 경찰 감찰국장이 직접 나서 시 재정에 대해 조사를 해보니 놀라운 사실이 발견됐다. 살해된 부시장은 진척도 없는 무늬뿐인 공사에 무리하게 예산을 낭비했음이 밝혀졌다. 부패한 관료로 인해 경찰의 임금이 체불되고 있었던 것이다.(우리나라와 다른 것이 미국은 경찰 역시 지방자치제의 일원으로 해당 지자체에서 임금을 지불하는 경찰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강박장애에 걸린 아들의 살인

부시장의 부패를 알고 있는 사람들 중 누군가의 소행이 아닌가 수사를 하는 과정에 뜻밖에도 범인은 부시장의 13살짜리 어린 아들이었다. 아들은 사이가 각별했던 어머니의 사망 이후의 충격 등으로 ‘강박장애’에 시달렸는데, 아들의 이런 병력을 모르는 아버지인 부시장은 자꾸 윽박지르고 화를 냈다. 아이는 결국 그런 아버지를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감정이 폭발하며 끔찍한 사고가 벌어지게 된다. 부시장으로서 비리에 연루돼 있더니, 집에서도 좋은 아버지가 아니었다.


이상한 언론사주

한편 부시장과 앙숙 관계에 있던 타블로이드지 출판업자가 뉴욕 경찰을 위해 2천만 달러를 기부하면서 임금 체불은 해결되고 ‘태업’에 참가한  경찰들이 속속 현장에 복귀하며 뉴욕은 빠르게 원상태로 돌아간다는 것이며 CSI:NY 반장은 ‘뭔가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을 의심하며 드라마는 마무리된다.


한국에는 언제 경찰노조가 생길까?

내가 이 프로를 보면서 유의깊게 본 것은 ‘경찰노조’였다. 우리나라에도 교사를 조직대상으로 하는 ‘전교조’가 있고, ‘공무원 노조’도 있다. 하지만 ‘경찰노조’는 없다.

경찰이라고 업무를 하면서 불합리하고 부당하게 느끼는 경우가 없을까?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인원부족으로 인한 문제, 박봉의 문제가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현행법 상 ‘경찰’은 노조를 만들 수 없다.

‘진급’ ‘인사’등의 압력 때문에 상부로부터의 부당한 업무지시를 반대하지 못하고 수행할 수 밖에 없는 일선경찰의 애로를 풀어주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노조’가 필요하지 않을까.

많은 나라에 경찰노조가 있다.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경찰, 소방관등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할 수 있는 노동조합을 갖기를 원한다.


판사도 노동조합이 있는 나라

세계경영을 외치던 대우그룹 김우중회장이 부도를 내고 외국으로 도망가면서 금속노동자들은 ‘김우중체포결사대’를 만들어 프랑스를 찾은 적이 있다. 그 당시 ‘김우중체포결사대’를 안내한 사람들은 프랑스의 ‘판사노조’ 소속이었다.

경찰과 소방관에게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나라, 공무원과 교사라고 노동3권이 아니라 노동1.5권만 주는 나라에서 ‘판사노조’는 상상이 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