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절 입장료는 왜 카드결재가 안될까

터사랑1 2009. 9. 21. 08:05

사람들이 많이 찾는 절

휴일에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하게되면 자연휴양림이라 산, 계곡 등을 찾기도 하지만 절을 찾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경우는 성주사나 길상사 등 지역의 절을 찾기도 하지만, 한번씩은 제법 유명한 절을 찾기도 합니다.

최근에도 청도에 있는 운문사와 경주 불국사를 다녀 왔습니다.


청도 운문사  

 

 

 

청도 운문사는 1500년이 다 되어 가는 절이며, 비구니들이 있는 절입니다. 비구니 교육기관이라고도 하더군요. 청도는1,000m 이상되는 산만 운문산, 가지산등 4곳이며, 800-900m 산이 여러곳일 정도로 산이 높고 계곡이 깊은 곳입니다.

운문사는 운문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주변 계곡도 물이 아주 맑습니다. 그리고 특이한 것은 많은 우리나라 절이 산 속에 자리잡고 있고, 그럼으로 인해 경사가 많이 지거나, 계단이 많습니다. 하지만 운문사는 아주 깊은 산 속에 자리잡고 있으면서도 평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주차를 하고 절까지 가는 길도 차량이 다니는 길과 구분을 해 놔서 산림욕을 즐기며 오갈 수 있도록 되어 있더군요.


경주 불국사  

 

 

 

 

 

경주 불국사는 너무나 유명한 절입니다. 학생들의 수학여행에서 단골이라는 것도 입구 안내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견학문을 쓸 수 있도록 불국사와 관련한 내용을 아예 기록을 해 놓고 있더군요.

국보 20호인 다보탑은 보수작업을 하고 있으며, 21호인 석가탑(무영탑이라고도 하며 공식명칭은 불국사 3층 석탑입니다.)도 보수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tv 프로를 통해 유명해 진 ‘황금돼지’에 대해서는 아예 안내문과 모형까지 세워 놓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불국사에 가면 ‘관음전’ 옆문을 통해 갈 수 있는 ‘나한전’을 가 볼 것을 권합니다. ‘나한전’ 안을 보시라는 것이 아니라 건물을 둘러싸고 있는 돌탑들을 보시라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정성이 담긴 다양한 돌탑을 볼 수 있습니다.

 

 


오래된 절은 절 자체가 주는 교훈도 있지만 주변 숲이 주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이런 즐거움도 있지만 의문과 함께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입장료와 관련된 것입니다.  

 경주 불국사는 입장료가 어른 기준으로 4,000원입니다. 그리고 20명이나 30명이 되면 단체입장료라는 것이 있는데, 어른은 제외합니다. 인근에 있는 석굴암의 입장료도 4,000원입니다.

 

청도 운문사의 경우 어른 2,000원이며, 단체입장의 경우 1,500원을 적용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제가 문제제기 하는 것은 입장료의 많고 적음이 아닙니다. 누가 그 금액을 잡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합리적인 방법을 썼을 것입니다.

금액보다는 현금으로만 입장료를 징수한다는 것이 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사찰은 카드결재가 안 됩니다. 운문사에서도 불국사에서도 입장료를 카드로 결재 해 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카드는 안됩니다.’ ‘사찰에서는 카드 결재가 안됩니다.’였습니다.

불국사와 석굴암에 어른 십여명이 다녀오면 입장료만 10만원정도 지출됩니다.

요즘은 카드사용이 일반화돼서 현금을 거의 들고다니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개인이 내야 하는 세금도 상당부분이 2008년 하반기부터 카드로 납부가 가능합니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기업도 내년 2월부터는 500만원 이하의 부가가치세등에 대해서는 카드결재가 가능하다고 하더군요.왜 유독 사찰은 카드가 안 되는지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인터넷을 통해 확인을 해 봤지만, 별다른 내용은 없었습니다.


종교기관이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것과 연관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드로 입장료를 결재하게 되면 대부분 카드결재를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입장료 수입의 상당수가 확인되겠지요.

많은 교회와 절이 세금을 납부하지 않습니다. 교회에서 ‘십일조’라고 내는 헌금과 절에서의 ‘시주’금액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러니 저처럼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종교기관이 특정인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이런 모습이 종교기관에 대한 국민의 불신으로도 이어지겠지요.


선조들의 손기술과 미적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고찰을 오가며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입장료가 필요하다면 카드결재도 가능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