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대림·효성

벌써 안 끝났겠나?

터사랑1 2009. 11. 30. 20:34

침탈!

16시 30분경 효성창원지회에서 전화가 왔다. “본관 앞에 천막을 쳤는데 회사가 관리직을 동원해서 천막을 철거할 것 같다.”고 빨리 와 줄 것을 요청했다. 지부에 연락을 하고 급하게 (주)효성 창원공장 앞으로 달려갔다.

창원공장 정문은 굳게 닫혀있고, 조합원 몇 명이 ‘천막 철거하지 마라.’ ‘문 열어라’등 항의를 하면서 서 있다. 수십미터 앞 본관 앞에서는 천막을 철거하려는 200여 관리직들과 30여 노동조합 간부들간의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적 우위인 관리직들이 노동조합이 설치한 천막을 철거해 버렸다.

 

 

 

 

 

 

 

  

천막은 왜 쳤나?

효성자본은 9월 18일 직장폐쇄 이후 63일 만인 지난 11월 20일 영업이 안되는 이유 등으로 직장폐쇄를 풀었다. 하지만 교섭은 평행선을 달렸다. 효성자본은 여전히 ‘임금동결’만 주장하고 있을 뿐이었다.

토요일 실무교섭을 하고 일요일도 실무교섭이 예정됐지만 회사는 전화로 “안 접근이 안 돼 더 이상 교섭의 의미가 없다.”며 일요일 교섭을 철회했다.

노동조합은 무성의한 교섭으로 일관하고 있는 효성자본을 규탄하고 ‘사장이 직접 교섭에 나올 것’을 촉구하는 농성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30일(월) 오전 10시 50분 경 전 조합원이 참석한 속에 본관 앞에 천막을 설치했다.

 

 

 

밖에다 치라고?

회사는 노동조합이 본관 앞에 천막을 치자 “회사 밖에 천막을 치라.”고 종용했다. 하지만 회사 정문밖에는 이미 회사가 농성장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대형화분을 설치해 놓았다. 결국 인도에 천막을 치라는 것이다. 노사간의 문제에 관을 개입시키겠다는 것이다.

사돈을 믿는 것인지 누구를 믿는 것인지?

 

 

교섭을 저렇게 열심히 했으면 벌써 안 끝났겠나?

노동조합에 따르면 천막 철거에 동원된 관리직 사원의 숫자가 어림잡아 200여명은 됐다고 한다. 그리고 정말 전광석화처럼 열심히 천막 철거에 임했다고 한다.

최 선두에 노무담당자들이, 그리고 충성경쟁이라도 하듯 각 팀장들이 서 있었다고 한다. 천막을 철거하는 광경을 지켜본 조합원들과 지나가는 이들의 공통된 의견은

“정말 철저히 준비했다. 이렇게 준비를 잘 하고, 천막 철거하듯이 교섭을 저렇게 열심히 했으면 벌써 교섭 끝나고 일하고 있겠다.”며 혀를 찼다.

 

쇠사슬에 묶인 화분천막을 철거하고 마무리가 된 듯 했는데, 경비실 직원이 마대자루에 뭔가를 담아서 대형 화분쪽으로 갔다. 마대자루에서 나온 것은 쇠사슬이었다.

효성자본은 정문 앞 대형화분을 노동조합이 들어내고 그 자리에 천막을 설치할 거라는 우려(?)속에 정문과 화분, 그리고 화분과 화분을 쇠사슬로 서로 묶고 있었다.

경비실 직원이나 노무 담당이야 위에서 시키니까 한다지만, 효성자본이 하는 일이 참으로 기가 찬다. 그 정성의 반이라도 노동자들을 위해 쓸 수는 없을까? 

 

 

 

 

다시 직장폐쇄?

왜 이렇게 열심히 쇠사슬로 묶고 있을까를 확인해보니 내일(12월 1일) 아침 7시부터 (주)효성 창원공장에 다시 직장폐쇄를 한다고 한다.

혹시 효성자본은 대주주들이 외국의 호화 주택등을 수십억에 구입하는 것은 아깝지 않고, 노동자들에게 주는 임금은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