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대림·효성

대림자동차, 19일만에 본관농성 마무리

터사랑1 2010. 3. 19. 16:33

 

<밤새 교섭이 진행되는 속에서도 회사는 정문과 컨테이너를 쇠사슬로 묶어두고 있다.>

 

<회사안에서 경찰과 노동부 감독관 등이 농성장의 상황을 살피고 있다.>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이어오던 경남지부 오상룡지부장>

 

본관농성 19일만의 마무리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대림자동차지회(지회장 이경수, 이하 지회) 해고자들이 3월 1일부터 해 오던 본관2층 및 옥상점거가 오늘(19일) 점심 경 마무리됐다.  정리해고 철회 투쟁을 시작한 지 109일, 옥상점거 농성을 시작한 지 19일만이다.

애초 여성조합원과 환자등을 제외한 41명으로 시작한 본관 점거농성은 그 사이 환자등이 추가로 발생하고, 31일 치러질 지회임원선거에 출마한 후보등이 내려오는 등 30여명의 해고자들이 농성을 이어왔다.


담판을 짓자, 그리고 24시간의 교섭

농성이 이어지면서 경찰과 노동부등에서 노사 양측에 대해 교섭으로 문제를 풀어갈 것에 대한 종용이 이어졌다. 17일 오전과 오후에 대표이사와 지회장의 교섭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양 대표들은 18일까지 교섭으로 마무리 지어보자는 합의를 하고, 몇가지 복직자 범위, 처우 등 의제를 설정했다.

그리고 18일 오전10시부터 교섭이 시작됐다. 이렇게 시작된 교섭은 정회와 속회를 이어가며 오늘 오전까지 24시간을 넘기며 교섭이 이어졌다. 그리고 어렵게 의견접근이 이뤄졌다.


시간끌기와 배짱으로 일관한 회사

마무리를 하자고 했지만 회사는 시간끌기와 배짱으로 일관했다. 해고자들이 100일을 넘기면서 생계에 위협이 가해지고 있다는 것을 회사는 알고 있었다. 원래 대림자동차주식회사(대표이사 김계수)의 임금이 높은 편이 아니었다. 오토바이 산업이 계절산업이라서 겨울철에는 휴업등이 이어지면서 더욱 임금이 적은 편이었다. 이런 속에서 해고가 되고, 100일이 넘는 투쟁을 하면서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었고 오래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으로 회사는 시간끌기를 해 왔고, 교섭과정에서도 이런 모습이 드러났다.

또한 회사는 경남지부가 대림자동차와 관련한 지부 총파업 찬반투표가 부결된 것도, 이후 지부에서 제출한 투쟁계획이 각 단위에서 수정되는 과정을 잘 알고 있었다. 지역의 동력이 떨어져 있다는 것을 확인한 회사는 교섭과정에 배짱으로 버티며, 지회에 대해 많은 부분을 양보할 것을 요구했다.


19명 복직 합의

그렇게 24시간 이상 진행된 교섭에서 양 대표는 “해고자 46명(원래 47명이 해고됐으나, 한 명은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 중 19명에 대해 7월 1일부터 재입사 형태의 복직”을 합의했다. 복직자의 선정에 대해서도 회사에서 매긴 성적을 중심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복직자들이 현장에 복귀하는 것도 무급휴직 과정을 거쳐 12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그 외 “추가희망퇴직”과 “본인의 희망에 따라 협력업체 취업 알선”등에 합의했다.

 

<이러저러한 문제로 농성장에 합류하지 못했거나 나와야 했던 조합원들이 지회장으로부터 의견접근안을 설명듣고 있다.>

 

수긍하기 어렵지만 ...

이후 지회장은 의견접근안에 대한 설명을 해고자들에게 했다. 지회장 스스로도 해고자이고, 복직자 명단에 들어가지 못했다. 해고자들의 표정도 밝지 못했다. 그리고 합의내용에 대해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는 표정이 많이 보였다. 하지만 마무리를 해야 했다.

 

 

해고자들이 의견접근된 내용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동안 대림자동차 정문 앞에서는 의견접근이 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달려온 각 지회 간부들과 함께 간단한 보고대회가 열렸다. 이경수지회장은 “웃으며 보고할 수 있는 내용으로 만들지 못해서 미안하다. 조금 더 일찍 해고자가 결정되기 전에 투쟁을 전개하지 못한 것이 지금까지 계속 밀려만 온 것 같다.”며 이후 구조조정 투쟁에서 대림자동차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제대로, 함께 대응하는 투쟁을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다.

 

 

<지회 간부들이 농성장의 출입을 막기위해 사용한 사무집기 등을 옮기고 있다.>

 

  <농성을 하는 동안 조합원들은 사무공간에는 접근을 하지 않았다.>

 

 

 

 

당당하게 살아갑시다.

경남지부 오상룡지부장이 농성조합원들과 함께하는 간단한 자리를 마련했다. 대림자동차의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5일차 단식을 이어오던 지부장은 이 자리에서 “20여년간의 노동조합 투쟁 과정에 정말 웃으며 마무리 한 경우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오늘 우리의 모습을 다시한번 새기고, 어떤 자리에 있더라도 당당한 금속노동자로 살아가자.”며 눈시울을 적셨다. 이후 지부장은 농성자 한명한명을 안아 주었다.

 

 

 

 

농성을 함께 했던 조합원들은 진보신당 창원시당협 여영국 위원장과 지회 간부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12시 50분경 창원중부경찰서로 이송됐으며,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