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각종 노동조합

으쌰으쌰 하면서 열심히 해야지!

터사랑1 2010. 2. 8. 23:59

9번째 생일!

2월 8일. 오늘은 전국금속노동조합(위원장 박유기, 이하 금속노조)가 9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날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오늘 하루를 편하게 쉬고 있습니다.

금속노조 중앙 사무처 내에서도 8일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노조 창립기념일인 만큼 편하게 쉬자고 하는 동지에서부터 아직 현대자동차나 기아자동차 등 많은 조합원들이 2월 8일을 창립기념일로 활용하지 못하는 만큼 근무를 하자고 하는 등.

결론은 8일 출근을 해서, 기념식을 갖고 이소선 어머님 등 이 땅의 민주주의 확장을 위해 싸워오셨던 분들을 만나 뵙고, 모란공원에 있는 열사를 추모하며 노동조합 9번째 생일을 축하하기로 했습니다.

 

“으쌰 으쌰 하면서 열심히 해야지!”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8일 오전 간단한 기념식을 마치고 동대문 근처의 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이하 유가협, http://www.ugh.or.kr )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 창신동 골목길에서 유가협 간판이 보이고, 간판을 따라가면 '한울삶'이라는 터전이 보입니다.>

 

이미 12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동대문 근처 창신동 골목길에 있는 유가협 사무실에서 우리의 어머님, 아버님들을 만났습니다.

전태일 열사의 어머님이자 우리의 영원한 어머님인 이소선 어머님은 금속노조 임원들의 방문을 반기시면서도 “사무실은 어디에 있는거야?”는 질문을 이어 가십니다. “민주노총과 함께 있습니다.”고 대답하지만 이것이 시원스럽게 어머님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많이 드신 관계로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도 있고, 또 한편 최근 복잡한 민주노총의 모습을 보면서 약간 거리를 두시려는 모습도 보입니다.

박유기 위원장이 “기업별 노동조합의 한계를 끊고자 15만 조합원이 하나로 모였다.”고 하자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십니다.

이에 앞서 유가협의 대표이신 배은심 어머니(故 이한열 열사 어머니)께서 이소선 어머님께 덕담을 한마디 하라고 하시자 이소선 어머니는 “40년을 이렇게 싸웠는데도 별다른 차이가 없다. 으쌰으쌰 하면서 열심히 싸워야제.” 하십니다.

 

 

< 시대별로 유가협이 가져왔던 지표를 내 세운 글이 바닥에 새겨져 있습니다.>

 

 

“내가 1등이라는 생각을 버려라!”

 

<금속노조 임원들이 유가협 어머님과 아버님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유가협 어르신들, 왼쪽부터 이소선어머니, 배은심 어머니, 박종철 열사의 아버님,

한신대 강진호 열사의 아버님, 국민대 정정기 열사의 어머님> 

 

<이소선 어머님과 배은심 어머님>

 

<유가협 어르신들과 만나고 있는 노조 임원들>

 

너무나 간단한 인사말이 아쉬운 듯 배은심 어머니는 “돌이켜보면 중요한 시기가 있었고, 그 시기마다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은 하나로 모이지 못했다. 올해 6월에도 지방선거가 있는데 하나가 되어야 이길 수 있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이소선 어머니께서는 “지난 번 민주노총 위원장이 왔을 때 따끔하게 한 마디 했었다. 철도 노동자들이 저렇게 열심히 투쟁하고 있을 때 연대하지 않고 왜 (12월 중순 1박 2일 투쟁으로, 철도노조 투쟁이) 끝나고 나서 여의도에 천막을 친 거냐? ”는 항의성 말도 했다며 이어서

“ 지난 30여년의 투쟁을 통해서 진보정당을 만들었다. 그런데 하라고하는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엉뚱한 고민을 한 것 같다. 우리가 원한 것은 ‘내가 1등이고, 1등을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고, 함께 살자고 하는 것인데 이것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현재 진보진영 운동에 대한 질타를 이어갔습니다. 이러한 이소선 어머니의 당부는 점심때까지도 이어졌습니다. 

< 이소선 어머니가 김호규부위원장에게 술을 권하고 있습니다.>

 

 

열사를 잊지 말자!

이어 금속노조 임원들과 사무처 동지들의 마석 모란공원 참배가 이어졌습니다. 버스와 승용차를 타고 모란공원에 모인 50여명의 간부들은 ‘민족민주열사 희생자 추모단체 연대회의(이하 추모연대, 대표 박중기, http://www.yolsa.org )’ 박중기 대표로부터 모란공원이 만들어지는 과정, 그리고 이곳에 묻힌 120여 열사들에 관한 사연을 들으며, 9주년 ‘금속노조 창립일’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용산의 열사들을 만나다!

1월 9일 1년여 투쟁을 이어오던 '용산학살' 관련 협의가 마무리되고 장례가 치뤄졌습니다. 금속노조 사무처 동지들이 도착하기 전 용산참사 (음력)1주기를 맞이해서 유족들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추운 겨울이라 봉분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다섯분의 묘소를 참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만으로 출발한 금속노조 이제 15만

금속노조(http://metalunion.kr )는 2001년 2월 8일 채 2만도 되지 않은 노동자들이 ‘기업별 노동조합의 한계를 극복하고 산별노조 쟁취’를 목표로 출발했습니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2006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등 완성차 조합원들이 가입을 하면서 현재는 약 15만명의 조합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금속노조는 대기업/정규직 노동자들 만이 아니라 이 땅 모든 노동자들과 함께 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많이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