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갱블 10문 10답 릴레이> 부담스러운 영광입니다.

터사랑1 2010. 6. 27. 11:45

경남도민일보 ‘갱블’에서 ‘10문 10답 릴레이’가 이어지면서 재미있게 읽고 있었지만, 저에게 이 화살(?)이 올 거라고는 생각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벌써 1주일이 지났습니다. 오랜만에 집이라고 들어와서, 가족들의 눈총(?)을 받으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조금 길더라도 너무 나무라지 마세요, 줄이는 재주가 별로 없어서리.

 

1. 언제 어떻게 블로그를 시작하셨나요? 

<선전학교를 통해 블로그를 만들고, 첫 포스팅이 스크랩이었습니다. 2007년 5월>

 

- 2007년 5월에 블로그를 처음 만들었습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교육선전부장을 하고 있었는데, 노동자들의 얘기를 어떻게 많이 알려 낼 것인가가 고민이었던 시절입니다. 그 때 금속노조에서 운용하는 ‘선전학교’ 프로그램 중 하나로 ‘인터넷 정글에서 살아남기’라는 무시무시한 제목의 강의가 약 4시간 정도 진행됐습니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울산의 노동자정보통신지원단(리소, http://www.liso.net )의 활동가로부터 인터넷의 일반적인 사항과 각종 사진, 동영상을 올리는 방법등에 대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교육 말미에 여론형성 과정이 종이신문에서 인터넷으로 옮겨오고 있는데, 노동조합은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소주제 속에서 홈페이지 외에 UCC제작과 미니홈피, 그리고 블로그라는 것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그 자리에서 블로그를 만들었지만, 한동안 잊혀져 있었습니다.

1년 이상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가, 2008년 9월에 다시 금속노조에서 ‘노동자 블로거 되기’라는 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공공운수연맹의 공식블로그(http://kptu.tistory.com )의 영향력과, 블로그를 통해서 현안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는 것까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미 블로그가 인터넷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지만, 그때까지도 이후 한동안 제대로 활용하지는 못했습니다.

 

<공공운수연맹 공식 블로그 http://kptu.tistory.com >

 

그래도 만들어 놓은 블로그를 활용이라도 해 보자는 생각에 처음 글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 제가 관리하던 금속노조 경남지부(http://kmwu02.org ) ‘헤드라인뉴스’를 동시에 올리기 시작한 ‘오늘은 그냥 간다, 하지만’(2008년 12월 11일, http://blog.daum.net/mshskylove/15766463 )이었습니다.

 

<2008년 12월, 금속노조 경남지부 홈페이지의 헤드라인 뉴스와 함께 글을 올렸습니다.>

 

 

2. 블로그에 주로 다루는 주제가 무엇인가요?

- 주로 노동조합과 관련한 글을 씁니다. 이 세상에는 많은 노동자들이 살아가지만, 각종 뉴스에서는 노동자들의 얘기는 제외되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25일)에도 차를 타고 가면서 9시 뉴스를 들었는데, 30분의 뉴스 중에 28분을 ‘월드컵 이야기’로 하더군요. 물론 우리나라가 원정으로 처음 16강에 진출하긴 했지만, 경기를 하는 날이 아님에도 ‘월드컵’을 제외한 기사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천안함 - 지방선거 - 월드컵으로 이어지면서, 노동자들의 삶과 투쟁은 언론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되고 있다고 봐야 하니까요.

사실 공공운수연맹의 공식블로그처럼 노동자들의 일상도 담고 싶었지만, 그 정도 역량은 되지 않아서, 투쟁하고 있는 사업장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게 됩니다. 그 외에도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노동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글을 쓰려고 하는데,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똑같은 현상을 두고도 많은 언론들은 ‘주류’의 시각으로, 가진자들의 시각으로 다루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것이 현상을 왜곡하는 경우도 제법 많습니다. 이러한 왜곡된 시각을 바꾸려는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왠 노동전문기자, http://blog.daum.net/mshskylove/15766579 )

가끔씩은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일상을 담아보기도 합니다.

 

<처음 가본 경화역, 멋졌습니다. http://blog.daum.net/mshskylove/15766522 >

 

 

3. 하루 중 블로그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계신가요?

- 글을 쓰는 날은 하루에 2-3시간 정도, 하지만 제대로 시간투자를 못하는 날도 있습니다.

 

4. 블로그를 하면서 힘든 점이 있나요?

- 글을 읽기 쉽게 풀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네요.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노동자’라는 표현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게 현실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싣다보니, 사용되는 각종 용어 - 직장폐쇄, 단체협약 해지 등 - 가 익숙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을 읽기 쉽고, 짧게 쓴다는 것이 쉽지가 않네요.

그리고 이전에는 그래도 하는 일이 ‘교육선전’이라서 글을 쓰는 것이 조금은 자연스러웠는데, 요즘은 조직담당자로 일을 하다보니, 막상 글을 쓰려고 자료등을 다 준비해 놓고도 다른 업무등으로 시기를 놓쳐서 포스팅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5. 블로그를 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일이 무엇인가요?

- 만족스럽다기 보다는 블로그의 영향력을 제대로 확인한 기억이 몇 차례 있었습니다. 그 중에 하나를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하겟습니다.

창원에 S&T중공업(대표이사 박재석)이라는 기업이 있습니다. 이 기업에서 노동조합 간부들을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계속 고소를 해 왔습니다. 이렇게 고소를 당한 노동자들은 재판과정을 줄여보고자, 재판을 병합해서 함께 받았는데 제법 많은 사람들이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습니다. 회사는 이 집행유예를 핑계삼아서 징계를 했습니다. 그리고 휴가 하루 전 날 징계결과를 통보했고, 이에 대한 제 생각을 포스팅했습니다. 그런에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보게 되었고, 심지어는 다른 사업장 노동조합 간부의 재판을 진행하던 판사조차 S&T중공업의 사례를 들며, ‘집행유예 받으면 피고도 해고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하고, 판결문에도 이 내용이 인용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 이 회사에서 해고 통보를 받은 13명 중 12명이 회사와의 협의속에서 해고가 철회됐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이 과정을 보면서 인터넷이란 것이, 블로그란 것이 정말 대단한 힘을 가졌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휴가 하루 전 해고라고? http://blog.daum.net/mshskylove/15766522 >

 

6. 하루 평균 방문객은 얼마나 됩니까?

- 최근 평균을 보면 150명에서 200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새로운 글이 올라오면 방문객이 늘어나고, 조금 지나면 줄어드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7. 방문객을 늘리기 위해 노력한 적이 있나요?

- 뭐, 경남도민일보 ‘갱블’에 글이 올라오는 것도 따지고 보면 방문객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그 외에도 ‘믹시’등이 있구요, 최근에 경주 발레오 투쟁과 관련해서는 천안함 - 지방선거 - 월드컵에 가려져서, 조금이라도 알려내려고 각 노동조합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것도 따지고 보면 방문객을 늘리기 위한 호객행위(?)가 될 수도 있겠네요.

 

8. 다른 블로그를 읽거나 댓글을 남기시나요?

- 글을 그래도 많이 읽는 편인데, 댓글을 많이 남기지는 않습니다. 블로그가 ‘품앗이’라고 댓글을 많이 달아야 내 포스팅에도 댓글이 많이 달린다고 했는데, 제가 댓글을 많이 남기지 않다보니 제 글에도 댓글이 많이 달리지 않나 봅니다.

 

9. 블로그로 돈을 벌려고 해보셨나요? 혹은 블로그로 수익이 있다면 가장 많은 수익이 생기는 것은 무엇인가요?

- ‘다음 광고’ ‘알라딘 서적 광고’ 등 돈을 벌려는 시도는 했습니다만 아직 돈을 벌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네요. 뭔가 다른 방법을 찾아보려고 하지만, 잘 모르기도 하구요.

 

10. 새로 시작하는 블로거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 가볍고 밝은, 기교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담아내는 글을 많이 올리는 블로거가 되었으면 합니다. 제가 하는 일이 그래서인지 너무 무겁고, 어두운 면이 많은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데, 큰 딸이 와서 ‘누가 아빠에게 숙제를 내 줬기에, 주말이라고 집에 와서 글쓰기만 하고 있냐’고 투덜거립니다. 막내는 계속 옆에 와서 ‘아빠는?’ 하고 있습니다.

이제 다음 주자를 찾아야 하는군요. 저는 '칼라테레비(http://go.idomin.com )'의 ‘파비’님을 추천합니다.

벌써 ‘10문 10답’의 주자가 되어야 하지만, 워낙 직설적인(?) 성격이라 후환(?)이 두려워서 많은 분들이 추천을 못 하신것 아닌가 합니다.

상당히 많은 글을 쓰고, 발빠른 순발력을 발휘하고 계신, 특히 ‘TV 연속극’을 자신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주시는 ‘파비’님에게 다음 주자가 돼 주시기를 바랍니다. 제 글에 보여주신 관심만큼, 좋은 글이 나오기를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