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발레오

'고용노동부'의 고용이란?

터사랑1 2010. 7. 23. 12:39

노동부에서 ‘고용노동부’로?

 

<고용노동부 홈페이지 메인화면, 붉은색 타원 안이 부서명칭 변경에 따른 글이다.>

 

노동부가 7월 5일부터 ‘고용노동부’로 부서 명칭을 변경했다. 고용노동부는 홈페이지 안내문을 통해서 단순하게 부서 이름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부서의 명칭을 바꾸는 것이 ‘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노동부가 고용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발 더 나가서 ‘노동행정의 중심축을 노사문제에서 고용 중심으로 바꾸기’로 했고, 그 의지로 부서 명칭을 ‘고용노동부’로 개칭하는 것이라 밝혔다.

적극적으로 고용정책을 펴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고용노동부’의 의지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왜 일까?

 

더 나쁜 일자리를 만들자?

‘고용노동부’는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 할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더 나쁜 일자리를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는 의혹을 지울수가 없다.

경주에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대표이사 강기봉, 이하 발레오 경주)이라는 사업장이 있다. 이 사업장은 회사의 주도로 원래 있던 전국금속노동조합 발레오만도지회를 없애고, 기업별 노동조합을 만들려는 시도를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 대구지방노동청 포항지청의 적극적인 노력과 협조가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http://blog.daum.net/mshskylove/15766596  참조)

그리고 달포가 지나고 있다. 여전히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남아있는 속에, 노동부의 적극적인 협조로 만들어진 기업별 노동조합은 ‘기본급 삭감, 상여금 삭감, 각종 복지 50%이상 삭감 등을 회사에 백지 위임’했다. 조합원들에 대한 고용에 대한 고민도 없다. 회사가 개별 조합원에게 어떤 탄압을 가하더라도 노동조합은 움직이지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기업별 노동조합의 핵심이었던 사람 중 한명은 회사의 ‘노무담당자’로 자리를 옮겨갔다. 노동자들의 일자리는 불안해지고, 노동조건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노동부는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든다고 하지만 일선에서는 ‘더 나쁜 일자리를 만드는 과정의 최고 협력자’로 노동부가 자리잡고 있다. 지금 구미KEC의 노사관계에 보이는 대구지방노동청 구미지청의 행동은 또 다른 나쁜 일자리 확대에 노동부가 적극 협조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노동조합이 쟁의를 하는 과정에 노동조합 사무실의 자유로운 출입과 대체인력 투입등이 보장되어야 하지만, 대구지방노동처 구미지청은 KEC자본이 이를 어기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직장폐쇄 기간만 늘어나고 있다.)

노동부가 의지하는대로 보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한다면,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를 비정규직으로 바꾸려는 기업가 창사이래 최대 호황이라고 떠벌리면서 고용은 늘리지 않고 있는 기업에 대한 제재가 이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들의 주장은 ‘책상위의 울림’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실업률이 3.7%라고?  

‘고용노동부’는 부서 명칭 변경 안내문 말미에 2010년 4월 기준 우리나라의 실업율이 3.7%라고 밝히고 있다. 과연 그럴까? 우리는 이미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을 넘어 ‘이구백(이십대 구십프로 이상이 백수)’라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각종 언론에서도 올 초 ‘사실상 실업자가 400만명’이라고 밝힌바 있다. ‘고용노동부’의 말대로 실업률이 3.7%이고, 이 숫자가 많은 언론에서 발표하는 400만 실업자와 동일하다면,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가 약 1억명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가 5천만명 전후일 뿐이다.

결국 ‘고용노동부’는 현실과 동떨어진 통계치를 내 세우며, 국민을 우롱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진정으로 ‘고용노동부’가 되려면?

‘노동자나 노동조합이 민원을 넣으면 90일, 자본이 요구하는 민원은 2시간!’.

이것이 최근 노동부 지방지청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표현하는 적합한 문구일 것이다. 이러한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 그래야 ‘자본 협력부’가 아닌 ‘고용노동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사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노동부’에서 ‘고용노동부’로 부서명칭을 바꾼 것은 그에 따른 각종 비용만 낭비하는 셈이 될 것이다.

 

제발 세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