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노동전문가?

터사랑1 2012. 2. 2. 09:25

 

연일 이어지는 노동부의 노력(?)

노동시간 단축의 결의(?)를 다지는 고용노동부의 노력이 가상해 보입니다. 어쩌면 MB정부가 4년동안 집권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청년 실업은 늘어나는 상황에서 마지막 1년동안에 조금이라도 노력해서 점수를 회복하려는 시도가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근로기준법 일부를 개정’해서라도 노동시간 단축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이미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내용을 밝힌바가 있습니다.

(http://blog.daum.net/mshskylove/15766637 )

 

문제는 실천의지다!!

여기에서도 밝힌바가 있듯이 고용노동부의 지금 모습이 실제로 노동시간단축을 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올해 이어질 총선과 대선을 염두에 둔 립서비스인지 하는 것입니다.

현재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산입하지 못하는 것은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에 따른 것입니다. 오히려 법원의 판결은 휴일근로를 연장근로로 보는 것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즉, 고용노동부가 진정으로 노동시간 단축의 의지가 있으면 지금부터라도 자신들의 행정해석을 바꾸면 되는 상황인데, 고용노동부는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하고 있어서 실천의지가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1월 26일 금속노조의 논평으로, 그리고 1월 30일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의 기자회견에서 이미 밝힌 내용입니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2011년 매출 77조7천979억원, 영업이익 8조755억원, 경상이익 10조4천471억원, 당기순이익 8조1천4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사상최대 기록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이익은 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력은 물론, 함께 일하고 있는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비정규직 노동자들, 그리고 1차, 2차, 3차로 이어지는 부품사업장 노동자들의 노력이 함께 포함된 것입니다.

그리고 8조가 넘는 순이익이면 현대기아차그룹 노사의 최대현안인 주간연속2교대제와 월급제, 불법파견 판정에 따른 사내하청의 즉각적인 정규직화, 신규인력 채용, 부품사업장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 소비자 판매가격의 인하 등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바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노동조합은 끊임없이 이 문제를 제기해 왔고, 이 과정에 고용노동부의 분명한 역할이 있습니다.

 

<2월 1일 한국일보 A32면 기사>

 

특근임금까지 요구했다고?

이러한 상황에 이른바 ‘노동전문가’란 분들이 한마디씩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 2012년 2월 1일자 한국일보에 실린 고용노동연수원 박태주 교수의 글은 사실관계를 상당부분 호도하고 있습니다.

박태주교수는 “국내 장시간 노동현실은 사실 사용자와 노동조합(노동자), 그리고 정부의 합작품이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비용을 줄이려는 회사와 임금총액을 높이려는 노조가 장시간 노동에 합의한 가운데 정부 또한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법 위반을 묵인하고 때로는 조장해 왔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 말에 대해서는 공감을 합니다. 하지만 글은 점점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습니다.

박교수는 마치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이 ‘휴일근로 수당으로 받은 임금을 보전하라’고 주장하는 듯 글을 쓰고 있습니다.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은 근로시간을 단축하면서 ‘휴일근로 수당으로 받은 임금을 보전하라’고 주장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시간급 임금체계로 인해 임금이 들쑥날쑥 한 것을 개선하기 위해 월급제로 변경해 줄 것을 요구해 왔습니다. 시간급 체계가 장시간 노동을 불러온다는 것을 누구보다 박교수는 잘 알고 있습니다.

박교수는 현대자동차 노사가 진행해왔던 ‘근무형태변경추진위원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습니다. 노사관계에 진행되는 내용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당사자 중에 한명입니다. 그런 위치에 있는 분이 사실관계를 왜곡하면 정말 힘들어집니다.

 

노동조합의 힘이 그렇게 쎘던가요?

그리고 임금보전의 다른 방법으로 사회임금(사회안전망) 확대, 그리고 신규 인력을 정규직으로 뽑는 것 등을 마치 새로운 것인 것 처럼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미 앞에서 밝힌바 있는 금속노조의 논평, 그리고 현대자동차지부부의 기자회견 뿐 아니라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은 정규직 신규인력 채용을 끊임없이 요구해 왔습니다. 그리고 무상교육과 무상의료 등 사회안정망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요구해 왔습니다.

마치 노동조합이 이를 요구하지 않은 것 처럼 말하는 것은 심각한 사실왜곡입니다. 그리고 노동조합이 요구하면 이을 자본이 바로 들어주는가요? 현대기아차의 순이익 수준이면 현안문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지만, 자본은 노동조합의 끊임없는 요구에도 꿈적하지 않습니다. 제대로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파업이라도 할라치면 ‘귀족노동자의 투쟁’이라고 몰아치는 언론을 보지 못해습니까?

 

행정해석 변경 요구, 안했던가요?

박교수는 “노동부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말고 행정해석을, 그것도 곧바로 시정하라고 압박해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박교수는 1월 26일 금속노조의 논평을 앞에 한 줄만 읽고, 관심도 없는 채 글을 쓴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한번이라도 금속노조의 논평을 제대로 읽어주시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시기 바랍니다.

 

현실을 모르시나요?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이 왜 장시간 노동을 하는지 정말 모를까요? 현대자동차 자본은 1998년 회사가 약간 어렵다고 정리해고의 칼을 휘둘렀습니다.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1만명 이상을 쫓아내는 것을 노동자들은 똑똑히 봤습니다. 잘 나갈때야 가족이라고 하지만, 조금만 힘들면 가차없이 노동자들을 자르겠다고 달려드는 자본의 모습을 보고, 노동자들이 무엇을 선택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이 순간, 먼저 신뢰를 줘야 할 집단이 자본입니까, 노동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