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민주당 비례대표 1번을 바라보는 미안함

터사랑1 2012. 4. 2. 23:09

19대 총선

4월 11일 19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습니다. 어느 선거보다 여소야대를 향한 열망도 많고, 이를 위해 야당 내부에서 새누리당 후보에 맞선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을 중심으로 한 단일화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물론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진보신당까지 포함해서 야권 단일화를 이룬 거제지역도 있지만 일반화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 각 지역구 후보만이 아니라 비례대표 후보들이 발표되었고, 나름 자기가 속한 정당에 대한 지지도를 올리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민주당 1번

각 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가 윤곽을 드러내는 지지난주(3월 19일이 월요일인 주)를 거치며 많은 충격도 받고, 서글퍼기도 하고, 한편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그것은 민주통합당(민주당) 비례대표 1번 후보때문이었습니다.

민주당은 비례대표 1번으로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순옥박사를 출마시켰습니다.

 

열사가 살아계셨으면, ....

전순옥박사가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기호 1번이라는 것을 확인한 순간 충격을 받은 것은 왜 하필 민주통합당이었냐는 것입니다. 물론 새누리당으로 갈 것으로 생각하진 않았지만, "통합진보당도 있고, 진보신당도 있는데" 였습니다.

전순옥박사는 전태일열사가 그토록 만들고 싶었던 "꿈의 공장"을 직접 만들어보고자 노력했던 분이었는데 그분이 민주통합당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나름대로 추론한 이후, 이 충격은 곧 서글픔으로 이어졌습니다.

 

<3월 23일 비가 내리는 속에 민주통합당 선대위 출정식이 청계천 전태일열사 흉상앞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줄 가운데 안경 쓴 분이 전순옥박사입니다. 출처;노컷뉴스>

 

조직이 없는, 하지만 능력이 있는 사람은...

전순옥박사는 참여정부 시절 노동관련 비서관으로의 제안을 받고도 많은 고민을 한 후 고사를 했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오빠의 그늘이 컸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빠의 모습은 그늘이기도 하고, 희망이기도 했을 것인데 진보정당을 그것을 안아오지 못한 것입니다.

통합진보당의 지금 모습은 그 사람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동부연합 등 일정한 조직의 동의 또는 추천을 받지 못하면 안정된 당선권에 진입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오죽했으면 비례대표 선출 투표에서 뒤졌던 후보에 대한 항의가 이어져서 순번을 바꾸는 상황까지 왔겠습니까?

진보신당의 경우 1번으로 공천을 받더라도 국회의원에 당선될 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 활동가가 아니었던 분이, 오빠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정치를 하겠다는 선언을 한다면 어느 당을 선택할 수 있었을까? 

서글픔이 밀려 왔습니다. 그리고 미안했습니다.

 

진보정당이 제대로 기능을 했다면

진보정당이 제대로 기능을 했다면 과연 전순옥박사가 민주통합당을 선택했을까?

민주통합당을 선택한 전순옥박사에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겠습니까?

지금의 진보정당을 만들어 놓은 당사자들이 서로 살겠다고 이전투구를 하는 상황에서.

 

참으로 서글프고, 미안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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