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영화 한편 찍으시죠?

터사랑1 2012. 4. 18. 00:36

“추징금, 그걸 왜내?”

4월 11일은 19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이날 선거를 둘러싼 다양한 기사가 나왔는데, 조금은 생뚱맞은 기사가 하나 떴습니다. 그것은 전두환 전 대통령(사실은 전 대통령이라는 말을 하기도 구역질납니다. 그래서 앞으로 존칭은 생략합니다.)도 이날 투표에 나섰고, 투표장에서 만난 기자들이 밀려있는 ‘추징금’에 대한 질의를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전두환은 모른채하고 기자들을 피했는데, 이순자라는 사람이 “정치자금을 뇌물죄로 한 것이기 때문에 그 돈을 우리가 낼 수가 없다”며 ‘아들이나 친척들은 돈이 많지 않은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은 각자각자가 하는 나라고 연좌제가 아니다. 각하꺼는 성의껏 다 냈다. 그것은 알고 계시라”고 답을 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온 나라의 속을 뒤집어 놨습니다.

 

 

<'26년' 예고편 중 한 장면, 출처 ; 머니투데이>

 

추징금은 왜 발생했지?

전두환은 1996년 내란 수괴, 내란 목적 살인죄 등으로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2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된 수 97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재임 시절 기업등으로부터 9,500억원의 비자금을 거둬들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중 2,205억원을 추징금으로 내라는 판결이 났지만 현재까지 추징된 금액은 533억원 정도라고 합니다. 13년이 지났지만 추징당한 금액이 전체 추징액의 4분의 1도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현행법에 따르면 추징금은 마지막 추징일로부터 3년동안 추징실적이 없으면 자동 소멸된다고 합니다.

전두환의 경우 3년 소멸시효 6개월을 앞둔 2010년 10월 11일에 300만원을 추징금으로 냈다고 합니다.

 

 

추징금 다 내는데, 불과(?) 16만년

추징금은 본인 재산외에는 납부를 강제할 수단이 없고, 1원이라도 납부하면 3년씩 기한이 연장되는 것을 악용해서 조금씩 추징금을 내고 있고, 이러한 행동은 법적으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이처럼 조금이라도 추징금을 내고나면 전두환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강제집행도, 압수수색도 없지 보존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다시 3년이 다가오는 2013년 10월경에 추징금이라고 쥐꼬리만큼 내고 생색을 내겠지요. 2010년처럼 300만원씩 추징금을 납부하면, 불과(?) 16만년이면 추징금을 다 회수할 수 있다고 하네요.

 

 

전두환은?

전두환은 1979년 박정희 사망 이후 12.12 군사쿠테타를 동원해서 권력을 장악하고, 민중들의 민주화 열기를 1980년 광주에서 수천명의 민중을 학살하며 억눌렀던 당사자입니다.

광주에서 수천명의 민중들의 생떼같은 목숨을 앗아가고 내란수괴라는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그는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해마다 수억원의 경호비용을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역사를 잊지말자!!

이러한 전두환에 대한 제대로 된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만들려고 하는 영화 ‘26년’입니다.

'크라우드 펀딩'은 같은 뜻을 가진 다수가 소액을 모아 기부하는 사회적 기부활동입니다. 목표액을 정해놓고 투명하게 기부 상황을 공개하는 만큼, 최종 모금액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후원자들에게 기부액을 되돌려주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영화사 '청어람' 소개>

 

10억을 모아 ‘제대로 된 역사를 가르치자’

'26년'은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강풀’ 작가가 지난 2006년 연재한 웹툰으로,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에 연관된 국가대표 사격선수, 조직폭력배, 현직 경찰, 대기업 총수, 사설 경호업체 실장이 26년 후, 학살의 주범을 단죄하기 위해 펼치는 극비 프로젝트를 그린 내용입니다.

‘26년’은 2008년부터 몇 차례 영화 제작이 시도됐으나 민감한 사안을 다루는 만큼 투자에 차질을 빚는 등 매번 제작이 무산돼 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화사 청어람은 소셜필름메이킹 방식을 도입, 사회적 관심과 더불어 자본을 함께 모으는 방법을 택했다고 합니다.

 

 

<2012년 4월 17일 밤 11시 현재 굿펀딩에 '26년'을 지원하는 사람들의 현황>

 

 

한번 해 봅시다!!

영화사 청어람은 지난 3월26일부터 '굿펀딩' '팝펀딩' '개미 스폰서' 등 소셜 펀딩 사이트에서 영화 제작비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해 왔습니다.

http://www.goodfunding.net/src/menu.php?menu_idx=9&fx_popup=&mode=project_view&flag=view&prj_code=12030241 

영화 순 제작비인 50억원 중 5분의 1에 해당하는 10억원을 사회적 기부를 통해 모금하겠다는 계획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생각만큼 모금에 속도를 내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26년' 크라우드 펀딩이 진행중인 웹사이트 굿펀딩에 따르면 17일 밤 (오후 11시 기준) 목표액의 약 22%인 2억2천375만원이 모금됐다고 합니다. 참여인원은 4천573명.

 

<펀딩에 참가하는 분들에게 제공하는 내용>

 

 

 

 

이런저런 일로 돈 쓸 일도 많겠지만, 자녀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공부 시켜본다는 생각으로 ‘영화 한편 찍어 보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