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통영시장이세요? 통영사장이세요?

터사랑1 2012. 5. 10. 11:51

 

중소조선소의 어려움

중소조선소들이 많은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소조선소가 밀집해 있는 통영시는 더욱 어려움이 크게 다가옵니다. 통영시 도남동에 있는 삼호조선소가 법정관리를 떠나 청산절차를 밟고 있고, 인근 봉평동에 있는 21세기조선소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역시 도남동에 위치하고 있는 신아에스비조선소(이하 신아에스비)도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빨대로 빨아먹은 자본

신아에스비는 1946년 ‘최기호 조선소’라는 이름으로 출발해서, 신아조선으로 그리고 2006년 이국철회장의 SLS그룹에서 인수해서 SLS조선으로 사명이 변경되었습니다. 신아조선을 인수한 SLS그룹은 제대로 된 경영을 하기보다는 돈을 만들기에 급급했습니다. 이국철회장은 2 ~ 3년 사이에 1조 2천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확인되었고, 연구개발이 아닌 정치권에 대한 로비로 회사를 운영하려 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2009년 12월 회사는 워크아웃을 신청했습니다. 채권단으로 온 무역보험공사 직원들은 노동조합 간부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SLS자본은 회사의 자금을 빨대로 빨아먹고 있었다. 그나마 노동조합이 있어서 일부라도 남았다.”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자본이 얼마나 나쁜짓을 한 것인지 확인된 것입니다.

 

 

워크아웃, 그리고 시련

회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갔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선주사들이 발주한 배를 일부 취소했습니다. 그리고 신규수주를 하려고 했으나, 워크아웃과 전 경영진인 이국철 회장의 정치권 로비등을 둘러싼 언론기사가 나오면서 신규수주는 점점 어려워 졌습니다.

워크아웃은 기업을 회생시키기 위한 방안인데, 주 채권단인 무역보험공사는‘현재 조선경기가 어렵기 때문에 일부 손해를 보더라도 수주를 하자’는 노동조합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선수급환급보증(RG ; Refund Guarantee) 발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니 회사 사정은 나아지지를 않고 있습니다. 현장의 노동자들은 연장근로가 줄어들고, 각종 복지혜택이 사라지면서 실질임금은 50%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역이 함께 대응하자!!

이런 사정은 지역의 각종 시민사회단체에도 알려졌습니다. 60년을 이어온 지역 향토기업을 지키기 위한 고민들이 모여져서 새마을운동 관련단체에서부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 하는 거제통영모임 등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신아에스비 살리기 범 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가 2월부터 구성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4월 6일에는 1,300여명의 통영시민과 신아에스비 조합원들이 함께 참가하는 ‘신아에스비 회생을 위한 시민결의대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통영시의회는 4월 26일에는 신아에스비 살리기 대정부 건의안을 채택했습니다.

 

 

다함께 노력을!!

시민대책위는 신아에스비 회생을 위해 집회도 필요하지만, 시장과 도지사, 그리고 시의회와 도의회, 국회의원까지 전체의 공동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각 단위에 대한 간담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5월 8일은 허성무 경상남도 정무부지사를 만나서 현재 상황을 공유하고, 공동을 대응방안을 만들어보자는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도의회 사무국을 통해 도의회도 ‘특별결의안’과 ‘대책’을 마련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통영시장 맞으세요?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은 각 행정기관을 만나면서 작으나마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5월 9일 보인 통영시장과의 간담회는 작은 희망에 찬물을 끼얹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서 통영시장이 노동조합 관계자 및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에게 밝힌 내용은 “기업의 운영은 기본적으로 시장논리를 따라야 한다. 신아에스비 회생을 위해 회사와 노동조합이 무엇을 할 것인지가 빠졌다. 뼈를 깍는 주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성동조선처럼....”뭐 이런것이었습니다.

<5월 9일 오후4시부터 통영시장실에서 신아에스비 살리기 시민대책위 참가단체와 통영시장간의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시장의 말을 듣고 있는 노동조합 관계자들은 참담함을 느꼈습니다. 과연 시장은 신아에스비의 최근 상황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까? 노동자들의 임금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고, 직원도 절반 가까이 줄어든 상황인데, 여기서 더 뭘 내 놓으라는 것인가? 시장논리에 따라야 한다는 시장의 논리대로라면 현대중공업, 대우, 삼성 등 대기업만 빼고나면 중소조선소들은 죽어라는 것인지? 중소조선소가 어렵고, 시장논리에 따르자면 더욱 회생이 어렵기 때문에 지역시민사회단체까지 모여서 해법을 찾아보자고 하는 마음을 과연 시장은 알고나 있을까?

성동조선은 또 뭘까? 성동조선은 현장 노동자들의 대부분이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 통영시장이 원하는 기업은 현장에는 정규직이 거의 없는 비정규직 회사를 바라는 걸까요? 그것이 통영시장이 말하는 ‘시장논리’일까요?

 

<성동해양조선이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기사. 이것이 통영시장이 말하는 모범사업장일까요?>

 

 

통영사장이세요?

혹은 통영시장은 도남동과 봉평동 등 관광지와 인접한 곳의 조선소를 이차에 정리하고, 관광단지를 확대하고 싶은 것일까요? 그렇게되면 이 지역3개 조선소와 협력업체, 그리고 가족까지 수만명의 생계는 어찌될까요?

현 통영시장은 선거과정에 자신은 행정전문가라고 했습니다. 행정전문가가 시민의 어려움에 대한 관심보다는 이차에 관광지 개발에 대한 기대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정말 통영시장으로서의 생각이 맞을까요? 아님 통영시 주식회사의 사장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