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각종 노동조합

중소조선소의 희망을 찾아서!!

터사랑1 2012. 6. 13. 10:30

 

 

이 글은 평등사회교육원 회지에도 실리게 됩니다.

 

국토대장정 700km

신아sb지회(지회장 김민재)는 중소조선소 노동자들의 희망, 구체적으로는 ‘신아sb의 워크아웃 회생을 위한 국토대장정(이하 국토대장정)을 5월 11일부터 5월 31일까지 22일간 700여km 도보 국토대장정을 벌였습니다. 국토대장정은 워크아웃 상태인 신sb지회의 투쟁의 활로를 찾고자하는 조합원들의 제안과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지회 집행부의 노력으로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전국의 동지들을 만나다!!

부지회장과 희망하는 조합원 5명 등 6명으로 구성된 국토대장정 팀은 5월 11일부터 통영 -> 창원 -> 부산 -> 울산 -> 경주 -> 구미 -> 청주 -> 아산 -> 평택 -> 오산 -> 수원 -> 정부종합청사를 거쳐, 30일 오후 금속노조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도보투쟁을 이어왔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속한 신아sb지회를 비롯한 중소조선소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알려내고, 풍산마이크로텍, 발레오만도, kec, 유성기업, 쌍용자동차 등 전국에서 투쟁하고 있는 금속노동자들과 함께 연대를 통한 희망을 만들어가기 위한 발걸음을 이어갔습니다.

 

통영조선 60여년의 역사, 막 내리나?

신아sb조선(주)는 1946년 최기호조선소로 출발해서, 1978년부터 한때는 대우그룹 계열사로 편입되기도 했다. 1991년 종업원 지주회사 격인 신아조선주식회사로 법인이 변경되었고, 이후 주식회사 신아로 변경되었다가 2006년 8월 SLS그룹 이국철회장이 인수하면서 SLS조선주식회사로 사명이 변경되었습니다. 하지만 SLS그룹 이국철회장은 제대로 된 경영보다는 정치권의 로비를 통한 사업확장을 꾀하고자 했고, 그 과정에 엄청난 규모의 횡령 등을 일삼아 왔습니다. 제대로 된 경영이 되지 않은 속에 2008년 시작된 미국과 유럽발 금융위기는 실물위기로 옮겨와 신아sb를 덮쳤습니다.

 

부실경영, 발주취소 그리고 워크아웃

이국철회장의 부실경영은 조선업계 전체의 빅이슈가 되었고,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이어지는 속에 선주사들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발주를 취소하기 시작했습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84척의 배를 수주했으나, 부실경영에 따른 워크아웃 등으로 45척의 배가 발주 취소되었습니다. 발주가 취소되지 않는 배의 경우도 채권단의 무책임한 경영과 선주사들의 이런저런 핑계로, 계약일보다 210일 이상 늦게 배가 제작되는 경우가 발생했고, 선주사들이 배의 인도를 거부하면서 헐값에 다시 넘기는 ‘리세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안팎의 어려운 상황은 2010년 5월부터 신아sb를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만들었습니다.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조선산업이 전체적으로 어렵습니다. 2007년까지 호황이었던 조선산업은 2008년 이후 건조능력이 선박발주를 초과하는 고질적인 문제와 함께 미국, 유럽발 경제위기가 겹쳐지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한국 조선소 중 1~3등을 제외하고 생존이 어려울 것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예상하기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속에 신아sb도 놓여있고, 신아sb 노동자들은 ‘정부가 중소조선소 노동자들의 상황을 책임 질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1) 중소조선소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방안 마련

조선산업의 침체기에 일부 대규모 조선소들은 해양플랜트 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지만, 중소조선소들의 경우는 기업단위에서 해쳐나가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이를 ‘시장논리’로만 접근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정부 방식대로 시장논리로 접근한다면 중소조선소는 제대로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며, 이곳에서 일하는 수많은 노동자들은 길거리로 내몰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재의 조선산업의 어려움이 신아sb에 한정된 것이 아닙니다. 이에 금속노조 조선분과는 2012년 임단협 요구안으로 1) 조선산업에서 물량변동을 이유로 한 인원정리식 구조조정이 없는 사내하청을 포함한 총고용보장 2) 중소조선소에 대한 세제지원 및 선박금융 확대, 경영지원, 물량배정, 기술전수 등 지원방안 확대 3)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통한 조선산업의 장기적 발전전략과 당장에 다가올 고용문제, 중소조선소 물량문제 해결을 논의하기 위한 ‘(가칭)조선산업발전전략위원회’ 구성 등 3대요구를 공동으로 주문하고 있습니다.

신아sb 노동자들도 자체 생존이 가능한 일부 대기업이 아닌 중소조선소에 대한 세제 및 경영지원, 기술전수 등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만들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림] 주요 중대형 조선소 및 소형 조선소 현황(2001-2010)

             * 소형의 경우 강선건조 조선소만 집계한 것임.   * 출처 : 한국조선협회, 조선자료집. 2011.

 

이러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한국 내 대다수의 중소규모 조선소들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으며, 조선산업이 다시 기지개를 켜게 될 때 그 과실은 한국 내 일부 대규모 조선소과 중국기업이 가져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시장논리가 아니라, 산업을 유지, 발전시키려는 한국 정부의 정책적 방향을 마련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2) 무역보험공사의 선수금환급보증(RG) 발행

배를 건조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렇기에 선주사는 조선소에서 제대로 배를 만드는 것에 대한 금융기관의 보증을 요구하게 되고, 이것이 선수금환급보증(RG)입니다. 수주에 따른 RG발급은 신아sb에서 현재의 공장가동 위기를 넘기는 과제이기도 합니다.

신아sb의 주채권단은 대한무역보험공사입니다. 무역보험공사는 조선산업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원가이하의 수주에 대해서는 RG발급 없음’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다, 국토대장정과 지역 국회의원 등 각 단위에서 중소조선소의 어려움에 따른 대책을 요구하자 한 발 물러선 상황입니다.

신아sb지회 조합원들은 고용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에 따른 다양한 고통분담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왔지만, 국책은행은 무역보험공사는 ‘원가이하 수주 불가’를 외치면서 중소조선소를 더욱 벼랑으로 내몰고 있는 것입니다.

 

중소조선소 노동자들의 희망을 찾아서!!

통영 신아sb 주변에만 삼호조선소와 21세기 조선이 함께 있습니다. 삼호조선소는 현재 부도처리가 되었고, 21세기 조선의 경우에도 신아sb와 비슷한 상황입니다. 1만여명이 일하던 통영 도남동 일대는 현재 4천여명의 노동자만이 근근히 일거리를 이어가고 있을 뿐입니다.

<신아sb 국토대장정팀이 5월 30일 서울에 도착,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걷고 있다. 사진 ; 금속노조>

 

이처럼 중소조선소 노동자들의 생존을 확보하기 위한 투쟁으로 신아sb 국토대장정 팀은 한여름을 생각하게 만드는 아스팔트 길을 따라 서울로 서울로 올라갔었습니다.

이들은 5월 31일 오후에 청와대 앞에서 중소조선소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하는 기자회견과함께 신아sb 회생을 염원하는 통영시민들의 서명지를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주채권단인 무역보험공사 앞에서 통영에서 상경하는 신아sb 전체조합원들과 조선분과 및 경남지부 확대간부가 함께 하는 속에 ‘무역보험공사 규탄 결의대회’를 가지가도 했습니다.

 

신아sb 국토대장정 노동자들의 염원이 단지 한 사업장의 요구가 아닌 전체 중소조선소 노동자들의 생존을 보장하라는 희망의 발걸음이었고, 그 발걸음은 작지만 큰 흔적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