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대통령이 추천하는 기업, 이해가 됩니까?

터사랑1 2012. 7. 24. 18:59

고임금 노동자들 파업이 문제?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9일 청와대 내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여러 현안에 대해 언급하면서 현대자동차와 금융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 ‘고임금 노동조합이 파업하는 곳은 한국밖에 없다.’는 참으로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하면서 많은 언론에서 기사로 나왔습니다.

 

측근 및 친인척들의 갖가지 비리에 대해서는 침묵하던 대통령이(오늘 오후에 사과를 했다고 하더군요)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부정하는 발언을 하는 것이 현재 한국사회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노조에 대한 삐뚤어진 인식 처음이 아니다!!

대통령이 노동조합 및 노사관계에 대한 삐뚤어진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이번만이 아닙니다. 이미 공무원 노동자들의 조합활동과 관련해서 ‘노동조합은 블루칼라 노동자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비하하는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 5월에도 있었습니다.

그 당시 ‘밤에는 잠 좀 자자’는 정말 인간적인 요구를 내건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투쟁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2011년 5월 30일 대통령의 라디오연설 후 각종 경제지에서는 경쟁적으로 발레오전장에 대한 기사를 실었습니다.

하지만 기자들의 눈에는 당시에도 농성을 이어가고 있던 노동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은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투쟁을 언급하면서, 노사화합의 상징이라고 하면서 경주에 있는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대표이사 강기봉, 이하 발레오전장)을 들었습니다. 이 기업은 어떤 기업일까요?

 

 

비정규직이 없던 공장, 하지만

발레오전장은 현대자동차 등에 스타트모터등을 납품하는 기업입니다. 이 공장은 경비, 청소, 식당 등의 업무에도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던, 아주 모범적인 사업장이었습니다. 아주 큰 흑자를 내지는 못했지만, 지역에서 상당히 부러워하는 사업장이었지요.

2010년 2월 설 휴가기간에 노동조합이 파업도 하지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직장폐쇄를 하고 이어 용역깡패가 투입되면서 전국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던 기업입니다. 직장폐쇄가 이어지면서 복귀자들이 늘고, 회사는 복귀자들을 반강제로 숙박을 시키며 일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합법적인 절차조차 지키지 않고 엉뚱한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고 하면서 2010년 7월 노사간 합의사항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제 글을 (http://blog.daum.net/mshskylove/15766604 ) 보시면 확인이 가능합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공장일까요? 군대일까요?

최근에도 발레오전장 주변 경주 용강동 일명 ‘공단공원’에는 발레오전장의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조합원들이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천막농성장에 보면 현재 발레오전장 노동자들의 삶을 찍은 사진이 전시돼 있습니다.

 

 

발레오전장은 원래 갖고 있던 단체협약의 상당수를 개악해서, 성과급 중심으로 회사를 바꿨습니다. 2011년 기준으로 같은 라인에서 작업을 하는데도 어떤 노동자들은 성과급으로 2,400만원을 받고, 어떤 노동자들은 한푼도 받지를 못했습니다.

 

 

<화랑대 이틀째면 천막농성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토론하게 만듭니다. 예전 동료들을 원수로 만들고 있는 것이지요>

 

 

 

 

<이들이 훈련(?)을 받는 곳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쉽게 드러나는 곳입니다. 노동자들의 인격을 파괴하고 있는 현장입니다.

오죽 했으면 이런 현장 사진을 봤던 시민단체활동가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를 해서 조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

 

발레오전장은 노동자들의 생각을 바꾼다면서 ‘화랑대 교육’이라는 이른바 혁신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화랑대교육에서 노동자들은 옛 자신들의 동료였던 천막을 치고 농성하고 있는 조합원들을 어떻게 하면 포기하게 만들것인가를 토론하게 만들고, 요즘은 군대에서도 하지 않는다고 하는 한강철교 등의 얼차려를 가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30KM 행군과 오리걸음등도 시킵니다.

노동자들에게 사람이 아닌 일하는 기계로 살아갈 것을 교육을 통해 강요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본주의 초기가 아닌 전세계에서 10위권 안팎의 경제력을 갖고 있다는 한국사회 노동자들의 모습입니다.

 

 

 

이게 대통령이 추천할 기업일까요?

요즘 ‘새로운 자본주의’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 ‘지속가능한 기업’ 등의 화두가 많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모두가 조금 더 나은 사회를 얘기하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이러한 사회를 먼저 이끌어 가야 할 한 나라의 대통령이 소개하는 회사, 이게 정상적인 기업일까요?

 

 

<이런 문제가 괜히 일어나겠습니까?>

 

아니 문제가 있으면 ‘노동부에 제기를 하면 될 것 아니냐’ 합니다. 맞습니다. 고용노동부에 제기를 하지요. 돌아오는 답은 ‘문제가 있으면 법에 제소해라. 대법원에서 이기고 오면 인정해줄께’라고 합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을 것인데, 이미 윗물이 노동조합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를 알고 있는데, 영혼이 없는 공무원들이 오죽하겠습니까?

 

 

 

대통령님, 님이 하는 일은 기업을 운영하는게 아니고 국민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님이 바라보는 국민에 ‘노동자’는 없는 것인지요?

아님 ‘인의 장막’에 갇혀서 정보가 먹통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