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노동자는 언제 국민이 될까?

터사랑1 2012. 8. 17. 06:34

용역이 활개치는 세상

지난 달 27일, 경기도 안산에 있는 SJM과 경기도 평택, 강원도 문막, 전북 익산에 걸쳐 공장이 있는 만도기계에 용역이 투입되었습니다. 이들은 경비업법에 따른 경비라고 하지만, 그날 SJM에서 일어난 각종 폭력사건을 보면 이들은 오히려 '깡패'에 가깝다고 봐야겠지요.

(http://www.ilabor.org 에 들어가셔서, SJM 또는 용역 등을 검색하시면 자세한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이날만 투입된 용역인원이 2천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건 뭐 실업이 늘어나는 시절에 현 정부의 새로운 일자리 늘리기 정책이 용역의 확대로 이어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단한 인원인 것 만큼은 분명합니다.

 

<7월 27일 만도에 투입된 용역, 이들의 복장은 멀리서 보면 경찰로 보입니다. 사진 ; 금속노조>

 

노동자들이 목숨만큼 아끼는 것을...

이날 SJM에서 발생한 용역의 일방적인 폭행은 몇가지 충격을 안겨 주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제품을 던졌다는 것입니다.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서 또는 생존권을 보장받기 위해서 투쟁을 합니다. 가끔씩은 점거파업을 하기도 합니다. (사실 SJM은 점거 파업의 수준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투쟁을 하면서 자신들이 사용하는 기계나, 제품을 망가뜨리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생명처럼 여긴다는 것입니다.

이는 쌍용자동차의 77일간의 투쟁과정에서도 전기가 끊기고, 물도 끊어졌지만 노동조합이 갖고 있던 소형발전기를 도장공장의 페인트가 굳지 않도록 사용했다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SJM에서 제작하는 벨로우즈라는 제품입니다. 용역들은 이 제품을 노동자들에게 무자비하게 던졌습니다. 사진;금속노조>

 

<용역들이 던진 물건등에 의해 다친 조합원. 사진 ; 금속노조>

 

하지만 용역은 달랐습니다. 그들은 노동자들이 생명처럼 여기는 제품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던졌고, 이로 인해 많은 노동자들이 다쳐야만 했습니다.

 

경찰은?

SJM의 폭력상황이 알려지자마자 경찰의 대응과 관련한 많은 지적이 있었습니다. 용역이 노동자들에 대한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움직이지 않았고, 결국은 수십명이 다치는 데 일조를 했습니다. 112에 몇 차례 신고를 하고, 부상을 당한 조합원들이 밖으로 나와서도 도움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묵묵부답이었습니다. 경찰 스스로도 이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당시 안산경찰서장, 정보과장, 경비과장등을 징계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왜 이럴까요?

 

노동자는 언제 국민이 될까?

정답은 바로 노동자를 바라보는 경찰, 국가의 시각에서 있습니다. 경찰과 공권력이라고 상징되는 국가는 노동자를 국민으로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테러집단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제2국민이라고 바라보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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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7일 SJM 앞에서의 경찰의 작전일지 속에서 노동자들의 안전보다는, 혹시나 발생할 지 모르는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비한 진압계획을 중심으로 짜여졌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사이버 경찰청 홈페이지 메인 화면,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경찰'이 되겠다고 합니다.>

언제 노동자들은 경찰이 말하는 '국민'이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