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뭘 얼마나 잘못했을까?

터사랑1 2012. 8. 5. 09:59

만 3년만의 출소

 

<화성교도소 출소 후 인사를 하는 한상균 전 지부장 - 김성만 님 페이스북>

 

<한상균 전 지부장의 인사말에 대한 이동슈화백의 캐리커쳐 - 희망버스 페이스북>

 

한상균 전 쌍용자동차 지부장이 8월 4일(토)일과 5일(일)의 경계지점에서 경기도 화성교도소를 출소했습니다. 2009년 77일간의 옥쇄파업을 끝내고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등의 혐의로 구속된 지 만3년이 지난 것입니다. 는 함께 하지 못했지만 200여명이 한상균 전 지부장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몇차례 한상균 전 지부장에 대한 형집행정지등의 사면을 요청하는 탄원이 이어졌었습니다. 올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는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이 직접 청와대에 전 지부장과 용산 관련 구속자들의 사면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만3년의 형기를 꼬박 채우고야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한상균, 그는 뭘 얼마나 잘못했을까요?

 

 

잘못된 구조조정

 

쌍용자동차는 중국 상하이차에 매각된 후 제대로 투자등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한 노동자들의 문제제기에는 정치권도 기업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쌍용자동차 자본은 '구조조정'만 외쳤고, 전체 노동들의 40%에 이르는 2,646명의 정리해고 외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맞서 쌍용차 노동자들은 77일간의 옥쇄파업을 했습니다.

 

당시의 정리해고는 잘못된 회계조작으로 구조조정이 제기되었다는 문제제기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요구 - 미디어 충청<>

 

옥쇄파업이 막바지에 이르렀을때 경찰특공대를 이용한 무자비한 공권력 투입이 이어졌고, 노동자들은 밀리다시피 도장공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정부와 자본은 노동조합에 대해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동의할 것 만을 요구해 왔습니다. 이 속에 '1년 후 복귀'등의 내용을 담은 '8월 6일 합의'가 만들어졌지만, 그 합의는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노사간 합의는 지켜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옥쇄파업과 이후에 22명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과 가족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수십명이 구속되었습니다. 도장공장에 들어가서 경찰과 용역의 투입과정에 발생한 화재를 노동자들이 끄는 등 공장을 지키고자 하는 한상균 전 지부장의 노력이 이어졌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그는 3년의 형기를 꼬박 채워야 했습니다. 

과연 한상규 전 지부장이 3년을 꼬박 교도소에서 보내야 할 만큼 뭘 그렇게 잘못했을까요?

 

 

악법도 법이라고?

 

 

올림픽이 진행중입니다. 원래 올림픽이 자본의 힘과 텃세가 심한 상황이지만 당황스러운 상황이 많이 연출됩니다. 특히 여자 펜싱에서 나타난 '이해할 수 없는 1초'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만 들게 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 정신이 번쩍 드는 말이 있었습니다.

'악법도 법이므로 지켜야 한다.'

이 말을 한 사람은 대한체육회 회장이라는 직함을 갖고 있는 박용성이라는 사람입니다. 그는 잘못된 것을 고치지 보다는 '펜싱연맹에서 주는 특별상을 받는다.' '공동 은메달을 추진한다.'하면서 해당 선수와는 상관없는 엉뚱한 논란을 일으켜 왔고, 결국은 아무것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습니다.

'악법이 있으면 바꿔야 한다.'가 아니고 '악법도 법'이라는 것은 철저히 가진자의 논리이지요.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가장많이 쓰는 말 중 하나가 바로 '악법도 법이다.'가 아닐까요?

 

가진자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한국사회의 전형

 

 

 

박용성회장은 이른바 '형제의 난'을 통해 3,000억원 가량의 분식회계를 한 사실이 알려져 구속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잛은 구속기간만 마치고 나왔고,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두산그룹의 수장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악법도 법이므로 지켜라,'고 국민들에게 가르치려고 합니다.

박용성회장만이 아니지요. 수많은 그룹회장들, 정치인들이 적게는 수억, 많게는 수십억을 횡령해도 형기를 채우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철저하게 가진자들, 권력을 쥔 자들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한국사회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박용성회장처럼 수천억원의 분식회계등을 하면 수십년의 사면없는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는 법원, 이를 받아들이는 사회분위기, 이건 꿈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