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가는 모습/내가 사는 곳은

공무원과 일하려면 탁구를 잘 쳐야 하나?

터사랑1 2012. 7. 25. 15:03

진해에 새로 생기는 도로 아세요? 우리나라에서 두번째 길다는 터널은?

지금 창원시 진해구에는 도로건설이 한창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진 않았죠. 이 도로는 부산-진해신항에서 마창대교로 이어지는 도로입니다. 구간으로 따지면 '녹산-소사 간 도로' '소사-석동 간 도로' '석동-양곡 간 도로' 등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 뒤로는 '석동-소사 간 도로'가 한창 진행중입니다. 이 구간은 전체 길이가 7km가량인데 터널이 6km수준입니다. 6km수준의 도로는 우리나라에서 두번째 길이라고 합니다. 현재 진행중인 터널 중에 강원도에 12km짜리가 공사를 하고 있답니다.

 

 

<붉은 선이 석동-소사간 도로의 대강위치입니다. 이 도로의 진입로에 대한 수많은 질의에 공무원들의 답은 '다른곳에 알아봐라' 였습니다.

해수로 4년째 질의를 하는데 아직도 명확한 답을 주지 않네요>

 

우리는 모르는 도로다?

처음으로 제가 이 도로에 대해서 알게된 것은 2009년 10월 경입니다. 해장사에서 안민고개로 올라가는 도로(임도)를 따라  공사를 앞두고 꽂아두는 깃발이 꽂혀있었기 때문입니다. 도로를 닦는 것인가해서 수소문을 한 끝에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100m위쪽으로 도로가 건설된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100m위에 건설되는데 깃발은 왜 밑에까지 꽂혀있는가해서 당시 진해시청에 가서 문의를 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진해시청에서 뺑뺑이를 확실히 돌리더군요. 도시, 건설, 도로담당 그 누구도 이 도로에서 대해서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모르는 도로라는 것입니다. 결국 몇바퀴를 돌아서 들었던 답은 '그 도로는 부산진해자유구역청이 책임주체다. 그곳에 가서 알아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린 진해시와 모든 것을 협의했다?

다시 부산진해자유구역청(이하 자유구역청)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자유구역청에서는 '석동-소사 간 도로'의 책임주체는 자신들이 맞지만 진해시와 협의를 진행해오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2009년 3월에 석동사무소에서 지역 주민들(자유구역청 표현입니다. 사실은 지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했다는 것까지 확인을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석동-소사 간 도로'는 자신들이 책임주체가 맞지만, 진입로는 진해시청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진해시와 협의해 왔다는 것입니다.

 

아, 그 도로요?

다시 진해시청을 찾아서 자유구역청에서 들었던 얘기를 하자, 그제서야 '아, 그 도로요?'합니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얘기는 하지 않더군요. 결국 수차례의 발품을 팔았고, 아파트 바로 뒤로 '석동-소사 간 도로의 진입로'가 건설되고, '석동초등학교 앞 도로를 보조 진입로'로 사용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일정구간은 토지주택공사가 책임을 진다는 것 까지 알게 됐습니다.

 

우리가 손해를 볼테니까, 세금을 아끼자!!

이 도로와 관련한 내용을 확인하고 입주민들과 많은 협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인근 석동초등학교와도 협의를 했습니다. 공통적으로 합의를 본 것은 '초등학교 앞을 대형도로의 진입로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석동초등학교는 전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아서 자유구역청에 제출을 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도 자유구역청, 경상남도, (창원시)진해구, 토지주택공사 등에 수차례에 걸쳐 '진입로가 멀어지면 아파트 입주민이 조금 불편하겠지만 학교앞을 피하자. 그리고 아파트와 너무 인접해서 진입로를 만들지 말자.'는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해당 공무원들은 '입주민의 불편을 일부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뻔한 대답과 함께 시간끌기만 하고 있었습니다. 

 

탁구치냐, 핑퐁 좀 그만해라.

여전히 위 도로는 진행중입니다. 창원시에 질의를 하면 '우리도 잘 모른다. 아직 결정난 것이 없으니까 나중에 도로가 다 닦이고 나면 하자.' '담당자가 바뀌어서 업무 확인 중이다.'는 말만 계속 반복합니다. 

토지주택공사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지를 물어도, '아니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토지주택공사에 확인을 하면, 창원시와 상당부분의 협의를 진해했음을 입증하는 공문을 보여줍니다.

하나의 도로를 두고, 창원시와 자유구역청, 그리고 토지주택공사를 대상으로 계속 공문을 보내고, 찾아가곤 하지만 그들이 하는 답은 '우린 잘 모르겠고, 다른 곳에 알아보라'는 것입니다. 시민을 상대로 서로 상대방에게 공넘기는 탁구를 치고 있는 것입니다.

 

창원시 도로과의 담당직원에게는 몇달전에 '자유구역청, 창원시, 토지주택공사가 한 자리에 앉아서 얘길 좀 하자'고 주문하고, 그러겠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입니다.

 

제발 공무원 여러분!

탁구 좀 그만치고 민원에 제대로 답 좀 해주소!!

세금을 더 들이는 민원이 아니라 줄이는 민원을 제기하는데 왜 계속 탁구만 치려고 하나요?

우린 탁구선수가 아니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