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가는 모습/내가 사는 곳은

창원시 진해구는 식민지인가?

터사랑1 2012. 11. 2. 22:49

이게 왠 대문?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1박 2일로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해가 저물어 집에 도착해서 집 앞 분식점에 들러서 애들에게 주려고 떡볶이를 사서 아파트로 들어오는데, 저 멀리 평소 보이지 않던 뭔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뭔가해서 가 보니, SK건설에서 '석동-소사 간 도로 석동IC' 공사를 위해 덤프트럭과 레미콘 차량이 다니는 진입로와 함께 작업용 대문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순간 분노가 치밀어 오르더군요.

<석동초등학교 정문 위 SK건설 건설현장 대문. 밤에 찍은 사진이라 선명하지 않습니다.>

 

 

 

창원시의회 의장 면담

'석동-소사 간 도로 석동IC' 문제가 석동초등학교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불거지기 시작하면서 이런저런 주문이 많았습니다. 그 중 하나는 10월 중순 배종천 창원시의회 의장을 면담하는 것이었습니다.

오전 10시에 같은 아파트에 사는 입주자대표 및 학부모(사실 저를 포함해서 세명이 모두 학부모입니다.)와 함께 시의회의장을 면담했고, 초등학교 앞 스쿨존으로 덤프트럭과 레미콘 등 건설차량이 다니는 문제와 석동IC의 보조진입로로 석동초등학교 앞 도로가 사용되는 것과 관련한 문제제기를 하였습니다.

의장은 "자세한 것은 모르겠지만 주민들의 민원도 있고, 교통에 큰 지장이 없다면 녹지를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리고 초등학교 앞으로 건설장비가 돌아다니는 것은 문제가 있으므로 경제자유구역청과 SK건설에 대해서 대응을 하라고 담당자에게 주문을 했습니다.

담당자도 면담을 마친 이후 입주민들의 요구사항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을 질의하기도 했습니다.

 

 

자유구역청에 했다는 주문

 

 

그 상황에서도 창원시 건설도로과 과장을 비롯한 담당자들에게 학부모들의 전화가 이어졌나봅니다. 공무원들이 학부모들과 언론(경남도민일보 10월 24일자 기사 참조)에 인터뷰 한 내용에 따르면 "진해경제자유구역청을 방문해 공사차량 전용도로를 별도로 개설하든지, 주민설명회라도 열 것"을 주문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학부모들에게 "우리를 믿고 기다려달라"고 했습니다.

 

<대문 달기 전 사진입니다. 이미 창원시에서 조치를 취했다고 학부모들에게 연락이 오고 나서야 SK건설은 장비이동을 위한 작업을 했습니다. 건설회사가 창원시 공무원의 행정지도를 무시했거나, 창원시 공무원들이 학부모들에게 시간을 벌기위해 사기성 발언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10월 31일 저녁 7시경 해가 지고 어두컴컴한 속에 석동초등학교 앞으로 내려오는 여러대의 레미콘 차량을 발견하고 창원시 관계자에게 전화를 했을때도 창원시 관계자는 동일한 대답을 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악화되고 있습니다. 창원시 공무원들은 자신들을 믿고 기다려달라 했지만 현장에서는 더욱 작업현장을 공고화하고 있고, 그 사이 학부모들의 분노는 점점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식민지? 아님 사기?

저는 학부모이면서 인근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기도 합니다.

입주민이자 학부모들은 저에게 "공무원에게 속은 것이 아니냐?"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고 있습니다.

저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창원시 및 진해구(옛 진해시청) 공무원들을 무시하거나, 아니면 진해지역을 자신들의 식민지쯤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습니다. 아니면 재벌 대기업 소속읙 건설회사 직원들이 공무원들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공사를 강행하는 것이거나.

그것조차 아니라면 일순간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창원시 공무원들의 '사기성 답변'일까요?

 

식민지로 생각하든, 무시하든, 공무원들의 사기성 답변이든 문제는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이 본다는 것이 것입니다. 그것도 가장 안전하게 살아가야 할 어린이들이 말입니다.

 

정말 갑갑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기위해서 독립운동하듯 나서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