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가는 모습/이곳 저곳

귀촌보단 귀농이 낫지요.

터사랑1 2012. 9. 18. 00:15

산촌 농부를 만나다.

농부 시인 정홍님을 만났습니다. 서정홍님은 1980년대 당시 효성중공업에 다니면서 지오세(JOC) 활동을 중심으로 노동운동을 했었고, 1990년대에 우리밀살리기 운동본부등에서 일을 하셨다고 합니다. 지금 살고 있는 합천군 가회면 나무실마을에는 8년정도 살고 계신다고 합니다. 경남도민일보에 칼럼을 쓰시기도 합니다.

 

서정홍님은 9월 15일(토) 밤부터 늦은 밤까지 합천군 가회면 대기산촌생태체험마을(http://gahoe.co.kr )휴양관에서 전국에서 모인 20여명의 파워블로거(저는 아닌 것 같습니다.)들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자신과 남을 살리는 삶으로

 

님은 산촌에서 흙과 함께 살아가는 삶을 말했습니다. 

일체의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사람들의 똥 오줌을 가장 소중한 거름으로 해서 농사를 짓는다고 합니다. 

'과연 그렇게 농사가 됩니까?' 라는 물음에는, 처음에는 농사가 안되기도 하지만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지렁이가 돌아다니며 농약보다 더 훌륭한 역할을 하며 농산물을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판매에 대한 걱정에 대해서는 합천군 산촌에서 짓는 유기농 농사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1년전에 사전판매가 마무리 되기도 한다고 하십니다.

산촌에서 농약을 치지 않고 농사를 짓는 이유는 자신과 이웃, 그리고 땅을 살리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제초제를 뿌렸던 밭에서 일군 딸기에서는 5년이 지나도 잔류농약이 검출된다고 합니다. 가장 좋은 농약은 사람들의 똥 오줌을 거름으로 만든 것이라 하십니다. 이렇게 농사를 지으면 자신의 삶도 여유롭게하고, 이웃에게도 좋은 농산물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죽어가는 땅을 살려낸다고 하십니다.

 

 

소비의 도시생활을 접어라!!

님은 사람에게 가장 이로운 것 중 하나인 자신의 똥과 오줌을 물로 씻어버리는 도시의 삶에 문제를 제기하십니다. 그리고 농촌으로 들어와 작은 공동체를 이루며 자신과 공동체, 지역을 바꾸는 삶을 제안하십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모든 사람이 농촌에 들어와서 살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자신과 공동체, 그리고 지역을 바꾸는 투쟁을 도시에서도 교육, 노동 등 각 영역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님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틀렸다고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마음은 똑같아야 한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귀촌보다는 귀농으로

많은 분들이 농촌으로 들어가 삶을 살아가지만, 마을 분들과 함께 하기에는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리거나 아니면 마을공동체에 합류하지 못한채 이방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님은 '겸손'해야 한다고 합니다. 마을의 대부분이 적게는 수십년에서 수백년동안 이어져오는 삶을 살아가고 있고, 그들 나름대로 공동체를 이루고 있기에 당대에는 '객지 사람'이 될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하면 바뀔수 있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귀촌보다는 귀농을 권하십니다. 수십수백년을 농사를 지어오던 땅에 한번도 농사를 짓지 않았던 사람이 귀촌을 한답시고 번쩍거리는 집을 짓고 땅값을 올리는 것은 농촌마저 자본주의의 첨병 도시처럼 경쟁하고, 시기하는 삶은 만들어 온다고 하십니다. 지나가면서 마을에서 기른 채소를 '농약 몇 번이나 쳤어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허세부리듯 구입하는 삶은, 자신에게도 마을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님의 여유로운 말씀을 들으며, 삶의 부끄러움을 느껴봅니다.

 

 

 

이날 만남은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하고, 갱상도 문화공동체 '해딴에'가 주관하며 합천군이 후원하는 '2012년 합천 명소 블로거 팸투어' 일정 중 하나였습니다.처음엔 팸투어(팸투어는 Familiarization Tour를 일본식으로 줄인 것이라 합니다.) 무엇인지 몰랐는데, 행사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이해가 되더군요. 합천군은 파워블로거들에게 합천의 명소를 보여주고, 파워블로거들은 합천에서 자랑하고 싶은 명소를 둘러보고 자신들의 소감을 써서 다른이들에게 알려내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과정이더군요.

 

명소를 찾아서

이번에 진행된 팸투어는 태풍 '산바'가 올라온다는 소식을 안고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참가자들의 복이 많아서인지 첫날 모산재와 영암사지 탐방, 그리고 황매산 억새길 트래킹까지는 비가 내리지 않았습니다. 산행과 트래킹에 대해서는 다음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