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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700억이 껌값인가?

터사랑1 2012. 11. 7. 11:02

도청을 옮기겠다구요?

12월 18대 대통령선거와 함께 경남도지사 보궐선거가 진행됩니다. 각 정당에서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후보를 뽑기위한 과정이 진행중에 있습니다. 그 중 11월 4일 새누리당 홍준표후보가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후보로 결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중심으로 보면 새누리당 홍준표후보의 핵심공약은 경남도청을 옮기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창원에서 창원으로 옮긴다고?

새누리당 후보의 공약은 현재의 도청을 창원시 마산회원구나 마산합포구로 옮기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제2청사를 진주권으로 새롭게 만든다고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제2청사를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창원에서 창원으로 도청을 옮기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경남도청은 1883년 7월 1일 부산에 있던 것을 현재 위치로 옮겼습니다. 부산과 경남이 예전에는 같은 행정구역이었다가 부산이 '직할시'로 바뀌었지만, 도청은 여전히 부산에 있었던 것을 옮긴 것입니다. 어쩌면 제 자리를 찾은 것이지요.

전라남도와 충청남도, 그리고 경상북도가 현재 도청이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들 도청의 공통적인 특징은 다른 행정도시(전라남도는 광주광역시, 충청남도는 대전광역시, 경상북도는 대구광역시에 도청이 있습니다.)에 있는 도청을 자신들이 속한 행정구역으로 옮긴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 도시화가 진행된 곳이 아니라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새누리당 후보가 제시하는 방식은 이미 110만의 인구를 자랑하는 창원에서 창원으로 (물론 시 외곽지역일수는 있지만 행정구역상 창원이겠지요) 옮기겠다는 것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행정기관 이동을 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정말로 경남도청사를 옮겨야 한다면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되 창원이 아닌 다른 곳을 선택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 보입니다.

 

개발효과?

또한 제시하는 것이 창원중앙역과 연계한 개발효과를 제시합니다. 그 개발효과라는 것이 과연 도민들에게 제대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7만여평(22만 410제곱미터)이나 되는 땅을 살수 있는 개인이나 기업이 과연 얼마나 있겠습니까? 결국 그룹사를 중심으로 한 대기업에서 구입을 할 수 밖에 없고, 그 효과도 재벌대기업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물론 상업지구를 조성해서 분양등을 한다면 도민들 중 일부가 혜택을 볼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 대상또한 상당히 제한적이지 않을까요?

 

<경남도청 전경.출처 ; 경남도민일보>

지은지 1~2년만에 헐고 새로 짓는다구요?

제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695억이라는 세금을 들여 별관 신축과 본관 리모델링을 한 지 불과 1~2년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새롭게 당선되는 지사의 공약이라 하더라도, 멀쩡하게 700여억원이나 들인 건물을 팔고(어떤 용도로 사용될 지 모르지만, 후보자가 설명하는 것으로 보면 건물은 없어지겠지요) 옮긴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창원에 건축 20년 이상된 아파트 단지가 줄잡아 수십개는 됩니다. 이런 아파트 단지가 재개발을 준비하려고하면 행정기관에서는 이런저런 조건을 제시하고 결국 포기하는 단지도 나오게 됩니다. 심지어는 이제 건축 30년정도는 돼야 재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민간 아파트의 재개발, 재건축에 대한 제한을 한다면, 행정기관도 최소한 이에 근접한 기준을 적용해야 하지 않을까요?

 

700억이 껌값인가?

경남도는 최근 내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예산부족을 이유로 학생들의 무상급식 관련 지원금을 460억에서 366억으로 동결하는 안을 제출했습니다. 신관 건축과 본관 리모델링 비용이면 경상남도 내 초중학교 학생들이 2년가까이 무상급식(사실 무상급식이라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줘야 할 의무급식이 맞겠죠?)에 사용될 수 있는 비용을 날리겠다고 공약하면서, 한쪽에선 예산부족으로 아이들 밥값을 줄이겠다고 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후보가 경상남도의 상황을 모를까요, 아니면 알면서도 일단 공약으로 제시를 하는 것일까요?

 

새누리당은 아이들의 무상급식에 대해 포풀리즘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창원시에서는 올해 의무급식 관련 예산을 적게 편성했다가, 올해 추가경정을 하는 웃지 못할 일들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지금 새누리당 홍준표후보의 모습은 재벌 건설업자의 배만 불리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네요.

건설업자 배불리는 것 보다, 아이들의 먹거리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700억원은 껌값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