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연기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합니다!!

터사랑1 2012. 11. 21. 11:18

탤런트들의 촬영거부투쟁

지난 12일부터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위원장 한영수, 이하 한연노) 소속 조합원이자 탤런트들이 11월 12일부터 KBS를 상대로 촬영거부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한연노는 1988년 설립된 국내 최대 방송연기자 노조이며 각 방송사의 탤런트 및 성우, 코미디언, 무술연기자, 연극인들 상당수가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다고 합니다.

어제(20일) 오후4시에는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이순재, 송재호, 기자회견을 열고 '출연료가 고질적으로 미지급되는 현 외주제작 체제를 개선해 줄 것'을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계약관계가 얽혀있고, 상대적으로 약자일 수 밖에 없는 연기자들이 촬영거부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연노는 <공주가 돌아왔다>, <국가가 부른다>, <도망자 플랜비>, <프레지던트>, <정글피쉬2> 등 2009년 9월부터 2011년 2월까지 KBS에서 방송된 드라마 5편을 제작한 외주제작사가 연기자들에게 출연료 12억74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이 문제를 원청인 KBS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결국 문제는 '외주화'입니다. 예전에는 드라마 등을 KBS에서 직접 제작을 해 왔으나, 최근에는 비용등의 이유로 외주제작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외주에 설립된 제작사들은 KBS만큼 재정적으로 안정적이지 않고, 경쟁을 이유로 아주 낮은 수준의 비용으로 계약을 해 왔을 것입니다. KBS는 연기자들이 제대로 된 출연료(임금)을 받는지 아닌지 관심이 없고, 정해진 시간안에 드라마만 만들어지면 된다고 생각했겠지요.

연기자들은 자신들이 출연하는 드라마가 케이블방송이나 인터넷방송이 아니라 우리나라 최대 방송국인 KBS에서 방영될 것이란 사실에, 일부 출연료가 밀리더라도 믿고 기다려왔을 것입니다. 이름이 많이 알려진 연기자들조차 체불의 기억을 갖고 있다고 하니, 무명이나 신인 연기자들의 어려움은 더이상 표현할 필요가 없겠지요.

결국 13억여원에 이르는 출연료는 지급되지 않았고, 촬영거부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11월 20일 한연노 소속 연기자들의 기자회견 - 사진 ; 프레시안>

 

제조업 노동자들 무수히 겪고 있는 일

한연노는 드라마 종방 촬영전까지 연기자들에게 지급할 출연료를 완납하거나, 외주제작사가 아닌 원청인 방송사가 직접 연기자들에게 출연료를 지급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외주 제작사 중심의 드라마 제작 행태는 제조업에서 만연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 속에 노동자들의 임금체불은 늘어가고, 실업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유럽발 경제위기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산업의 경우에도 '물량떼기'라는 이름으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노가다'라고 부르는 건설노동자들은 수많은 투쟁을 통해서 하도급업자가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으면 원청에서 책임을 지도록 법제화 되어 있기도 합니다.

'아웃 소싱' '외주화' '민영화' 등 아주 멋진(?) 이름으로 미화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자본의 추가 이윤을 위한 조치일 뿐이며, 노동자들에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실정이기도 합니다. 

 

동지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합니다!!

한연노 소속 연기노동자들의 투쟁을 제조업 노동조합에 일하는 한 사람으로 적극 지지하며, 이 기회에 만연해있는 외주제작 행태도 변화시킬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만연되어 있는 '외주화 사회'에 하나의 경종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