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이런 신문을 찌라시라 합니다.

터사랑1 2012. 11. 12. 23:09

선거철은 선거철!!

선거철은 선거철인가 봅니다. 각 후보들의 공약이 쏟아지고, 공약에 대한 기사들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올해 대통령선거의 최대 이슈는 아마 '경제민주화'와 이를 바탕으로 한 '일자리 만들기'일 것입니다. 대부분의 후보들이 '재벌'로 대표되는 대기업집단에 대한 문제제기와 이를 개혁하려는 공약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 좀 더 개혁적인 방향으로, 경제민주화를 바탕으로 보편적 복지로 옮겨가야 한다는 전문가들과 언론의 기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는 생뚱맞게 역사를 뒤로 돌리려는 세력과 언론도 있습니다.

 

노동조합이 양보해야 일자리가 생긴다고?

이런 생뚱맞고 찌라시라보 불릴만한 곳을 하나 소개시켜드리죠.

동아일보에서 11월 9일  '일자리 만들려면 노동계 양보도 얻어내라'는 사설을 실었습니다.

내요은 "기업들에게 일자리를 만들라고 하는데, 노동조합에도 요구를 해야 한다. 기득노조가 철옹성처럼 자기들의 이익을 움켜쥐고 있기때문에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청년들이 뚫고 들어갈 자리를 찾기 힘들다. 이런 기득노조의 양보를 받아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득노조가 뭘까요?

기득노조란 단어는 없습니다. '귀족노조'라는 표현을 써 왔지만, 잘 먹혀들지 않으니까 '기득노조'라는 표현을 쓰는 것 같습니다. 대기업, 공공기관 노동조합을 칭하는 것 같은데, 과연 우리나라에 기득노조가 있고, 그들이 양보하면 일자리가 만들어질까요?

 

 

 

순이익 5%면 해결되는 문제

지금 울산 현대자동차 명촌주차장에 있는 철탑에는 두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진짜 사장인 현대자동차가 고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두명중 한명은 대법원으로부터 두차례 '현대자동차 직원'임을 판정받았습니다. 그 한명과 같은 처지의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울산과 전주, 아산공장에 수천명이 있습니다. 이들을 현대자동차가 직접 고용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수천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 민주통합당 은수미의원과 진보정의당 심상정의원이 공동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7,000명을 정규직을 전환하는데 순이익의 5%면 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7,000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데, 2450억원의 비용이 필요하며 이는 2011년 현대자동차의 순이익인 4조7천억원의 5%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법보다 위라는 재벌

비용보다 심각한 것은 국내 최대의 재벌이 법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에서 판정한대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7,000여명의 노동자들이 양질의 일자리로 전환되는 획기적인 일자리창출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대법원의 판정을 인정하지 않고 버티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연비 과다 광고로 인한 문제가 불거지자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지도 않고 수천억원의 보상을 하겠다는 기업이 국내법은 지키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현대자동차 명촌주차장 철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출처 ; 한겨레신문>

 

 

이래서 찌라시

비정규직 노동자가 철탑에서 고공농성을 한 지 한달여가 지나고 있지만 동아일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법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문제에 대한 지적이 없었습니다.

정규직 노동조합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투쟁을 하고 있다는 것도, 현재 민주노총 울산본부 본부장 선거와 관련 모든 후보가 '불법파견 철폐'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지 모르지요. 그러면서 생뚱맞게 '기득노조의 양보'를 요구합니다.

이러니 동아일보는 신문이 아니라 찌라시라 하나 봅니다.

 

 

범죄를 돕는 공범

찌라시 수준을 벗어나 범죄집단을 옹호한 것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11월 8일 전국에서 수능시험이 치뤄지고 있을때 경주 용강공단에서는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대표이사 강기봉, 이하 발레오전장)에 대한 압수수색이 벌어졌습니다. '창조컨설팅'을 통해서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을 기획했다는 혐의를 받은 것입니다.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지회장 정연재, 발레오전장은 옛 만도 경주공장입니다. 그래서 아직 노동조합은 발레오만도지회입니다.)에서는 2010년부터 지속적으로 '노동부와 자본의 결탁을 바탕으로 한 노동조합 탄압'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만2년이 넘어서야 진실이 하나씩 밝혀지고 있습니다.

 

 

동아일보는 이러한 발레오전장에 대한 찬양기사를 2010년 5월 31일 거의 한 면을 다 쏟아부으며 썼습니다.

이 기사가 작성될 당시에도 조합원들은 정문밖에서 농성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동아일보는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취재조차 하지 않은채 회사에 대한 찬양일변도의 기사를 썼습니다.

범죄집단의 악질적인 범행에 대해 훌륭한 외피를 씌워준 것입니다.

찌라시를 넘어서, 공범이라고 봐야겠지요.

 

 

 

 

스스로 보여줘봐야

이런 사람들이 낯짝하나 변하지 않고 노동조합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그들이 말하는 방식은 뭘까요?

동아일보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기득권 정규직 노동자들때문에 젊은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없다'로 축약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이 맞다면 동아일보부터 전체 직원들을 계약직, 비정규직으로 다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신들이 받던 임금의 절반 수준을 받으면서 생활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러고도 이런 표현이 나온다면 고민한번 해 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