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6억! 탈세일까, 억지일까?

터사랑1 2012. 12. 10. 23:10

두번째 토론

오늘(10일) 저녁 8시부터 18대 대통령선출을 위한 두번째 후보자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번 토론 역시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1차 토론에서 '전두환으로부터 6억을 받은 박근혜'등에 대한 내용이 쟁점이 되면서 더욱 관심을 가졌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정책방향은?

두번째 토론은 경제, 복지, 노동등을 중심으로 열렸습니다.

각 후보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정책방향을 설명하는 기조연설로 시작했습니다.

 

맨먼저 박근혜후보는 "주요국 지도부가 교체중이다. 책임있는 변화를 이끌 리더쉽이 필요하다. 민생 살리고, 미래의 희망을 패러다임으로 해서 국민중심으로 가겠다. 중산층 복원을 위해 노력 중산층을 70% 수준으로재건하는 프로젝트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두번째 이정희후보는 "현재는 유신과는 다른 2012년이다. 대통령위에 헌법이 있다. 하지만 헌법위에 이건희-정몽구등 재벌이 있다. 28세에 복직판결을 받은 최병승씨는 8년이 지난 지금까지 정규직으로 복직을 하지 못하고, 철탑위에 있다. 보통의 국민이 살아갈 수 있는 재벌 개혁을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문재인 후보는 "날씨가 추워지는데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생각난다. 좌판을 하고, 연탄장수를 했던 어머미의 까칠한 손이 현재 서민들의 손이다. 전체 서민들의 98%가 계층상승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통계는 국민절망을 보여준다. 서민, 중산층을 중심으로 어머니의 마음으로 이끌어가는 따뜻한 정부를 만들어가겠다."라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부딪칠 듯, 그러난 밋밋한

두번째 토론회도 첫번째 토론회와 같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기조연설 이후 첫번째 공통질문을 하면서 이정희 후보가 "박근혜 후보는 18년동안 청와대라는 집에서 살다가 1980년 당시 경남기업 신기수 회장에게 300평짜리 성북동 자택을 증여받았다. 그 돈으로 장충동으로 이사했다가 지금의 삼성동 집으로 옮겼다. 삼성도 집은 기준시가로 20억이 넘는다. 그런데 증여세, 취득세, 상속세, 등록세는 하나도 안했다.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산 사람은 박근혜후보밖에 없다."는 조준사격을 할때만 해도 예상대로 치열한 토론이 예상되었습니다.

하지만 토론은 밋밋하게 흘러갔습니다. 문제는 토론 방식이었습니다. 상대방에 질문을 하고 답변을 할 때, 그 답변에 대한 재질의 등 토론이 주제의 중심으로 다가갈 수 있어야 하는데, 한번의 질의와 답변으로 한정되었기때문에 겉돌기만 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페이스북에서 퍼 왔습니다.>

앞뒤가 맞지 않는 공약

그런 밋밋한 토론 속에서도 서로의 공약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요. 저는 노동조합 간부을 하고 있기때문에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문제, 대법 판결을 받고도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고 있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의 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제 느낌은 '글쎄'였습니다.

특히 새누리당 박근혜후보의 경우 '중산층 70% 재건'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정작 그가 말하는 70%의 중산층에 포함될 수 있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복직'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제대로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과연 그의 공약이 진정어린 공약일까 하는 의구심만 늘리는 토론이었다고 할까요?

 

자유토론은 좀 낫네.

두시간여에 걸친 토론회 중 그나마 흥미있게 지켜본 것은 '상호자유토론' 시간이었습니다. 120여분에 가까운 토론시간에 사회자가 제법 많은 시간을 사용해 버리고, 상대방의 잘못된 답변에 대해서도 제대로 대응도 못하는 재미없는 토론이 이어지다가 약 18분간의 흥미진진한(?) 토론회가 이어졌습니다.

문재인후보와 박근혜 후보간의 '의료비'와 관련한 내용도 재미있었지만, 제가 보기에 압권은 박근혜후보의 '6먹'과 '집'과 관련한 의제였습니다.

 

증여세, 취즉세, 상속세 등 내셨나요?

전두환으로 부터 박근혜후보가 받았다는 '6억'과 관련해서 현재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후보로 나온 새누리당의 홍준표후보는 2007년 '조의금'이라 표현했고, 김성주라는 사름은 27세 '소녀가장에게 준 돈'이라 표현했습니다. 그 당시 '6억'은 현재 시가로 최대 300억 정도가 된다고 하며, 6억을 받았을 당시 박근혜 후보의 나이는 27세였다고 합니다. 1차 토론이후 '6억'이 보통명사처럼 돌아다니고 있다가, 다시 2차 토론에 이슈로 등장했습니다.

이번에는 세금이었습니다. 이정희후보는 "6억이라는 돈을 받았는데, 증여세나 상속세를 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또한 "성북동에서 장충동, 삼성동으로 이어지며 집을 옮기는 동안 취득세, 증여세, 상속세 등을 제대로 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박근혜 후보는 이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과거를 말하지 말고 현실을 얘기하자. 이정희후보는 왜 후보로 나왔냐? 지난번에 단일화를 한다고 했는데 그럼 27억의 국고를 받는 등 먹튀를 하는 것 아니냐?"는 다른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정희 후보는 "1차 토론에서 박근혜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나왔다라고 대답했다."면서 응수했지요.

 

탈세인가 억지인가?

이정희 후보의 탈세주장에 대해 박근혜후보는 '억지주장'이라고 했습니다. 과연 억지일까요? 

저는 그렇지는 않다고 봅니다. 국민이라면 집을 사면 최소한 취득세는 내야 합니다. 증여나 상속이라면 그에 합당한 세금도 당연히 내야 하구요.

그런데 그런 세금을 내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제대로 답변하지 않으면서 '억지주장'이라고만 하면,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한나라의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최소한 자신이 해야 할 일은 하고 나서야 하지 않을까요?

 

3차 토론이 기다려져

1차 토론이 끝난 이후 SNS를 통해서 가장 인기있는 평은 "이정희는 잃을게 없었고, 박근혜는 읽을게 없었고, 문재인은 끼일데가 없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2차 토론이 끝난 이후 지금까지 SNS의 가장 인기있는 평은 "이정희는 토벌을 했고, 문재인은 토론을 했고, 박근혜는 토했다." 인 것 같습니다.

각 후보들의 토론을 지켜본 민초들의 생각이겠지요.

3차 토론이 기다려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