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화장실 갔다 온 사람들

터사랑1 2013. 2. 21. 09:35

우리가 우스개 소리로 하는 얘기 중, 그리고 옛 어른들을 통해서 남아 있는 얘기 중 하나가 "화장실 가기 전과 갔다 온 뒤가 다르다."는 입니다.

상황변화에 따라서 대응하는 방식이나 하는 말이 바뀌는 것을 빗대서 하는 말이겠지요.

 

<2012년 8월에 방송문화진흥원 김재우 이사장의 경우에도 논물표절 의혹이 있었습니다.>

 

 

지금 박근혜정부의 출범을 앞둔 상황이 이 말에 꼭 맞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4월 19대 총선에서 당선된 부산 사하갑의 문대성의원은 '논문표절' 관련으로 의원직을 사퇴하지는 않았지만, 새누리당에서 탈당을 했습니다. 사실 탈당이라는 표현을 했지만, 새누리당에서 탈당을 유도 또는 강요했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당시 새누리당은 아직 다녀오지 않은 중요한 화장실(?)이 있었기때문이지요.

 

 

 

 

지금은 화장실을 다녀 왔습니다. 박근혜정부 초대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사람이 거의 복사판 수준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음에도 '나는 전문학자도 아니고 나이도 많으니까 양해해 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압력(?)도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4월에 작은 화장실이 눈앞에 있지만, 새정부 초기에 여당이 지기야 하겠냐는 생각이 깔려 있겠지요.

 

이것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대선에서 최대 쟁점 중 하나였던 '경제민주화'는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조차 않습니다.

화장실을, 그것도 큰 볼일을 본 뒤라는 것이겠지요.

 

옛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소한 국민들에게 권력의 정점에 있는 사람들이 최소한의 도덕적 가치는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권력의 정점에 있는 사람이 불법을 저질러도 해당분야가 아니고, 나이가 많아서 문제가 없다는 주장으로 일관한다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요?

'과정은 어떠해도 좋으니, 결과만 좋게 나와라'고 해야 할까요?

 

저는 찍지를 않아서 그 정도는 아니겠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손가락을 잘라야겠다'는 말이 임기시작전부터 나오는 것이 참 암담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