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기업열전

이런 '을'도 있습니다!!

터사랑1 2013. 5. 8. 16:41

갑을 관계

요즘 갑과 을에 대한 얘기가 많습니다. 비행기 내에서 행패를 부린 대기업 임원과 호텔에서 지배인에게 지갑을 뺨을 때린 얘기부터 대리점에 대해 말도 안되는 계약관계를 요구하는 남양유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례가 나오기도 합니다. '경제민주화'로 요구되는 시대정신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겠지요. 시대전체가 갑과 을의 관계에 대한, 특히 갑의 문제에 대한 지적을 하고 있는데 의외의 '을'도 있습니다.

 

 

 

세계 4대 강구업체

창원시 성산구 소재 KBR주식회사(대표이사 이종철, 이하 KBR)이 다른 곳의 갑을 관계가 역전된 사례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KBR은 베어링용 볼과 롤러를 생산하는 세계4대 강구업체입니다. 이곳에서 생산된 볼은 세플러코리아, 한국GMB, NSK코리아, 일진베어링 등을 거쳐 베어링으로 국내 완성차와 전자업체, 그리고 일반 산업기계업체등으로 납품되고 있습니다. 자동차 관련한 제품은 오토미션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안전과 직결되는 제품입니다.

 

2012년 KBR은 창원공장 내 기계설비의 약 1/3을 특수관계회사인 삼경오토텍1 으로 매각하겠다고 나섰고, 노동조합을 이처럼 기계를 매각하면 고용이 불안정해지고, KBR을 보고 주문을 한 원청업체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기때문에 강력하게 반대해 왔습니다. 회사에서 법원에 '설비반출방해금지 가처분'을 제기하였지만 기각되어 항고가 진행중이며, 본안소송까지 진행중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 4명의 해고자가 발생하였고,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전원 부당해고 판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기계설비와 관련한 회사측의 주장은 원청업체인 세플러 등에서 물량을 안정적으로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2003년 파업과 직장폐쇄를 핑계로 세플러에서 50% 이상 물량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입증한다면서 세플러에서 보낸 공문을 부당해고와 관련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증거자료로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그 메일에서 나온 내용은 평소 회사의 주장과는 달랐습니다.

회사의 주장과 달리 KBR에서 납품하는 수량의 부족으로 당사(세플러) 생산 라인이 위협받고 있어 부득이 하게 고가의 일본 강구극 긴급 수입하여 대응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테이퍼)로라의 경우 납품수량 부족으로 자동차용 생산라인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회사는 '갑'인 세플러에서 물량을 이원화하겠다고 하면서 주지 않는다고 했지만, 오히려 '갑'에서 '을'에게 물량을 제대로 달라고 하는 내용인 것입니다. 그 당시는 물론 지금도 노동조합은 쟁의행위를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마치 노동조합이 쟁의행위를 하는것처럼 원청회사를 호도한 것입니다.

 

이처럼 KBR이 '갑'에 대해서 큰 소리를 칠 수 있는 것은 베어링 용 볼에 대한 독점적인 지위를 갖고 있기때문입니다. '을'이 일부 사고(?)를 쳐도 대체할 기업이 없다는 것을 악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약점(?)을 이용해서 밀양의 삼경오토텍이란 기업도 만든 것입니다.

 

원청업체에는 노동조합이 쟁의를 하고 있어서 제대로 납품을 할 수 없다고 하고, 노동조합에는 원청업체에서 물량을 제대로 주지 않는다고 이중플레이를 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들 뿐입니다.

 

이런 '을'은 어떡해야 할까요?

 

 

  1. KBR의 대주주는 이종철 대표이사의 두 아들인 이기선, 이기완 형제입니다. 이들은 KBR 주식 80% 이상을 갖고 있는 대주주이며, 삼경오토텍의 지분 49.5%를 갖고 있기도 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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