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국민의 눈과 귀를 흐리는 언론

터사랑1 2013. 7. 6. 11:50

통큰 사재 출연?

롯데마트에서 '통큰 00'라는 상품을 통해 히트도 치고, 한편으로는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얘기도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7월 3일 서울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우연희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통근 사재출연이라는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연관되는 기사까지 함께 봤지요.

기사의 내용은 이랬습니다. 정몽구회장이 이노션이라는 기업의 2,000억 가량 의 주식지분을 전량을 '현대차정몽구재단'에 출연하겠다는 것입니다. 올해뿐만이 아니라 2007년부터 지금까지 전체 8,500억에 이르는 사재출연을 했다며 재벌기업 중 가장 많고, 박근혜정부 들어서도 가장 많은 금액이라고 나와있습니다.

cj그룹 이재현회장이 구속된 시점에 사재출연을 했다는 점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정몽구회장이 출연한 '현대차정몽구재단'은 정몽구회장의 사회공헌철학을 담고 있는 재단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현재 부각되고 있는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털어낼 수 있다는 것 까지요.

 

 

 

실형과 맞바꾼 8,400억!!

정몽구 회장, 정말 멋진 경영인으로 보입니다. 맞나요?

저에게는 조금 다른 기억이 있습니다.

정몽구회장은 2006년 4월 회사돈 900억여원에 대한 횡령과 회사에 2,100억이 넘는 손해를 끼쳤다고 특정경제가중처벌에 관한 법률(특경법)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되었습니다. 그러자 정몽구회장과 현대차 그룹은 2006년 6월 1조원의 사회공헌기금을 출연하겠다고 발표합니다.

2007년 2월 정몽구회장은 1심에서 징역3년을 선고 받았고, 같은 해 9월에 항소심에서 징역3년과 집행유예 5년, 그리고 ①전경련을 비롯한 경제인들을 상대로 준법경영 주제로 2시간 이상 강연할 것 ②국내 일간지 등 언론에 준법경영을 상대로 1회 이상 기고할 것 ③2013년까지 매년 1,200억원씩 사회공헌 약속을 성실히 이행할 것 등 3가지의 사회봉사명령을 함께 선고받았습니다.

 

이러한 선고에 대해 재벌 봐주기라는 언론의 지적과 시민단체의 성명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현대차와 정몽구회장이 1조원을 사회에 공헌하겠다고 했지만 매년 1,200억원씩 8,400억원이 된 것도 재판과정에서 정몽구회장이 '우선 1년안에 1,200억을 사회공헌하겠다'고 한 것을 재판부가 받아서 적용이 된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정몽구회장은 특경법상의 배임과 횡령에 따른 실형선고를 피하기 위해 사회공헌기금을 제안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인 것입니다. 그리고 정몽구 회장은 해마다 1,200억원의 사회공헌기금을 출연하지 않으면 집행유예를 취소한다는 판결을 총액으로는 지켰지만, 해마다 같은 금액을 출연하지는 않았습니다.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려 하는 언론

이 언론사도 이와 같은 기사를 다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다룬 기사에서는 이와 관련한 내용은 완전히 빠졌습니다. 단지 정몽구회장의 사회공헌철학에 따라 사재를 출연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려고 하는 것이지요.

언론이 사건의 내막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안내하지 않는다면 언론으로서의 기능을 포기한 것입니다.

 

그리고 '현대차정몽구 재단'으로의 사재출연이 과연 법원의 판결에 따라 제대로 사회에 공헌하는 것인지도 따져봐야 겠지요. 하지만 이 재단을 홍보해주는 것에서 머무르고 있습니다.

 

법원 판결을 이행하지 않는 것에는 눈감은 언론

오히려 현대차는 불법파견과 관련해 현행법에 따르면 자동차 생산과정에 도급은 없으며, 현장내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불법파견이라는 대법원의 판결은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법에 따르면 최소한 2007년 6월 현재 2년이상 비정규직이었던 노동자들은 당연히 현대자동차 직원이며, 이후에 입사한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정규직으로 채용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하고 있습니다.

 

 

언론은 사회의 공기라고 했습니다.

언론말고도 재벌은 갖고 있는 것이 많습니다.

언론마저 진실을 외면하고, 포장만 하려 든다면, 이 사회는 더 이상 미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