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추석 떡값도 없다면서

터사랑1 2013. 10. 2. 11:34

교섭 진행 중, 하지만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8월부터 전국에서 삼성전자서비스 각 센터와의 교섭이 진행중입니다.

그런데 교섭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삼성전자 서비스가 직접 고용할 것을 요구하는 깃발을 차량에 달고 다니고 있습니다.>

 

먼저 삼성전자서비스에 일하는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체계가 너무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노동자들은 자신이 받는 월급이 어떻게 정리되어 있는지 잘 모릅니다. 도대체 고정급은 어디이고, 변동급은 어디인지를 잘 모릅니다. 그런데 문제는 노동자들만 모르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을 고용했다고 주장(?)하는 각 센터의 사장들도 노동자들의 임금체계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구요? 글쎄 말입니다.

교섭에 들어가서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요구도 하지만 현안문제등을 다루기도 합니다. 요즘 각 센터별로 쟁점이 되는 현안은 '연차'입니다. 모든 노동자들은 1년에 8할 이상 출근을 하면 근속연수에 따라서 15개에서 25개까지의 연차를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하지 않은 연차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으로 '연차수당'을 지급받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각 서비스센터의 노동자들 중 상당수는 연차수당이라는 이름의 수당을 받지 않았거나, 받았더라도 '내가 몇개의 연차중에 몇 개를 사용하고, 몇 개의 연차에 대한 수당을 받는지'를 아는 노동자는 거의 없습니다. 이에 대해 대표이사에게 질문을 하면, 자신들도 잘 모른다고 대답합니다.

이게 회사가 맞을까요?

 

 

<전국의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서 경총 노사대책본부장에게 교섭권을 위임하고, 다시 노사대책본부 소속 직원에게 재위임을 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각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서 마치 짜고치듯이 경총의 노사대책본부장 한명에게 교섭권을 위임하고 있기때문입니다. 교섭권을 위임받은 이 한명은 다시 자신이 속한 본부의 직원 여러명에게 재위임을 합니다. 하지만 전국에서 진행되는 교섭을 담당하기에는 숫자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교섭주기를 3~4주 단위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단체교섭을 하는 사업장의 경우 1년 내내 교섭을 하고 있을수는 없기때문에 주2회 또는 최소 주1회 교섭을 통해서 빨리 마무리 짓기 위한 노력을 합니다. 삼성전자서비스의 경우 경총에서 위임을 받아 3~4주만에 한번씩 교섭을 하게되면 1년내내 교섭만 하고 있을 판입니다.

그러니 속도감 있게 교섭이 진행되지 않는 것입니다.

 

추석 떡값도 없다던 회사가 ....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노동자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자신을 고용했다고 하는 회사의 대표이사가 임금을 지급하면서, 그 임금이 어떻게 결정된 것인지에 대해서 설명하지 못하고 있으니 그럴 수 밖에요.

 

조합원들이 더 분노하는 것은 교섭권을 위임한 것입니다. 교섭권을 위임한다는 것은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의 비용이 들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40여개 센터의 교섭권을 위임받게되는 경총은 상당한 비용을 받겠지요?) 그런 비용을 들여서 교섭권을 위임해 준 센터들이 정작 이번 추석에 노동자들에게 적은 금액이나마 '떡값이라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했을 때, '회사가 어려워서 어렵다'라고 했던 사업장들이란 것입니다.

 

 

이런 속에 고용노동부는 삼성전자서비스 각 센터는 일부 의심되는 부분은 있지만 불법파견이 아니라는 웃기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곧이어 삼성전자 서비스는 각종 립서비스 내용을 담은 상생방안이라는 것을 발표했습니다. 

 

정말 상생을 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