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한 사람이 아쉽습니다!!

터사랑1 2013. 12. 10. 21:46

 

<서울 서초동 본관 앞에서는 12월 3일부터 최종범열사의 유언에 따라 삼성에 책임을 묻는 농성을 미망인을 비롯한 유족과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래사진은 오늘로써 농성8일차임을 알리는 팻말>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최종범 서비스 노동자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며 삼성전자 본관 앞 농성을 시작한 지 8일이 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벽을 바라보고 투쟁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합니다. 이 글은 오늘 있었던 금속노조 00지부 대의원대회에 참가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부지회장의 발언을 옮긴 것입니다.

 

열사가 돌아가신지 40여일이 지났습니다.

거리농성 노숙 오늘로써 8일차입니다.

하지만 삼성은 자기들이 뭘 그리 잘 했는지 얼굴조차도 안보입니다.

 

아침마다 보이는 것은 고급승용차

검정색으로 진하게 썬팅한 차들만 보일뿐입니다. 아마도 우리가 하루종일 틀고있는 방송 때문에 귀가 시끄러운지 지시만하고 아침일찍 퇴근하는 모양입니다.

 

저는 느꼈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썩어빠지고 문드러져 있는 나라인것을,

자본가 앞에서는 무릎을 꿇어야하고 약자 앞에서는 강해야하고

하루종일 애타게 절규하고 아무리 소리쳐도 이놈의 나라는 누구의 누구의 나라인지 경찰조차도 대꾸도 하지않습니다.

 

몆 일 전 강남의 삼성서비스를 찾았습니다.

어떻게알았는지 직원들과 경비업체가 문앞을 가로막아 섰습니다.

저희는 그랬습니다.

“왜 그러냐고, 우리는 핸드폰이 고장나서 수리를 받으러 온 고객이니 들어가게 해달라.”

그러니 그들이 하는 말이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유가 뭔지 물었습니다.

그들은 무조건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오지 않았습니다. 세 번 이나 전화를 했습니다. 하지만 문자 메시지만 보냅니다. ‘출동중’이라고.

현장에는 사측이 미리 불러놓은 경찰이 있었습니다.

제가 가서 말했습니다.

“해결해 달라.”고

우리도 엄연한 고객인데 왜 안들여보내주냐고.

그들은 그럽니다.

“이렇게 많이 와서 수리를 어떻게 받냐.” "우리한테 그러지 말고 직접 사측하고 이야기하라."고.

죽여버리고 싶었습니다. 경찰이고 머고.

 

이제는 이 나라가 너무 싫습니다. 너무 너무 싫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나혼자 잘 살려고 노동조합 만들지 않았습니다. 돈 많이 벌려고 노동조합 만들지 않았습니다.

우리 후배, 우리 아이들한테 이 더러운세상, 이놈의 나라를 물려주기 싫어서 만들었습니다.

 

동지여러분, 호소합니다!

별이 엄마 도와주세요.

그리고 저희 삼성서비스지회 도와주십시오.

별이 엄마, 예전의 별이 엄마 아닙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욱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경찰들과 싸울 줄도 압니다.

이제는 몸싸움도 합니다.

이제는 남들 못지않게 말도 잘합니다.

이제는 따질 줄도 압니다.

입에서는 피가 나옵니다.

누구한테 들키기 싫어 말도 잘 안하고 있습니다.

 

허나 힘이 모자랍니다.

사측은 밤이면 밤마다 노립니다.

어떡하면 저들을 쫓아버릴까 하고.

어제도 싸웠습니다. 15명도 안되는 서비스 동지들과 사측 40명 인원들과 맞서 싸웠습니다. 힘들지 않았습니다. 아프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힘이 모자란 지 밀립니다. 오늘 이 자리도 오기 힘들었습니다.

맘이 무거웠습니다. 한걸음 한걸음 뛸때마다 뒤를 돌아봅니다.

혹시라도 제가 없을 때 어떤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하는 생각뿐입니다.

 

동지여러분! 도와주십시오. 하루 한명이라도 서울로 와서 도와주십시오.

선배님들 도와주십시오. 지금 이 시간에도 사측은 노리고 있습니다.

연대가 필요합니다. 00에서 도와주십시오. 꼭 이길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서비스지회가 감당하기는 너무 벅찬 상대입니다.

가르쳐주십시오. 어떤 투쟁이든 선봉에 서겠습니다.

한번 더 호소합니다.

꼭 00에서 도와주십시오. 그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두 아이를 키우는 가장입니다.

두 달 동안 사무실 두 번 출근 했습니다.

월급 포기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합니다.

너무 몰랐던 것을 배웠고

너무 많은 것을 배우고있어 행복합니다.

이상입니다.

000 부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