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억'소리 나는 땅에 자봤어?

터사랑1 2014. 5. 28. 16:51

3.351,700만원?

얼마전 서울 서초동에 있는 강남역 인근 옛 뉴욕제과 건물이 1,050억원에 매각되었다는 기사가 난 적이 있습니다. 이 땅은 670의 땅에 6층짜리 건물이라고 합니다. 땅으로만 보면 3.3, 즉 한평에 51,700만원이라는 것입니다. 서초동 번화가의 땅값이 모두 그 정도는 아니겠지만, 그야말로 소리나는 땅입니다.

 

1,000명 집단 노숙

<서초동 삼성전자서비스와 삼성생명 사이 길과 인도에서 집회를 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가 밤에 숙소로 바뀝니다.>

 

 

<낮에 집회를 했던 자리를 숙소로 사용해서 잠을 청하고 있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

 

이런 소리나는 땅에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 1,000여명이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집단 노숙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입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전국 108개 센터에 6,000여명이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삼성전자서비스의 직원이 아니라 아무런 결정권도 없이 그야말로 관리만 하고 있는 (위장)도급업체 소속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들이 2013714일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요구했지만 10개월이 넘는 동안 교섭은 진척이 없고, 201310월 최종범, 20145월 염호석 등 2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서비스 조합원들은 삼성그룹이 직접 해결할 것을 요구하는 농성을 5월 들어 이어가고 있습니다.

 

개인적 업무, 하지만 집단으로 성장해 가는 노동자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각 센터별로 모여 있지만, 일은 대부분 개인적으로 진행합니다. 그래서 개인적 특성도 다양합니다. 초반에 노동조합을 만들 때, 이렇게 개인적으로 일을 하는 특성 때문에 집단적 성격이 강한 노동조합이 자리를 제대로 잡을 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1,000명의 노동자들이 서초동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본관 사이에서 농성을 이어오면서 이러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서로에게 힘을 주며

좁은 공간에서 1,000여명이 함께 생활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특히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전국 8도에서 다 모여 있습니다. 이렇게 전국에서 모인 노동자들이 서로에게 힘을 주며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낮에 집회를 하는 공간이 밤에 숙박장소로 바뀝니다. 밤에는 개인침낭에서 잠을 자지만, 공간이 좁아서 칼잠을 잘 수 밖에 없습니다. 불평불만이 나올법도 하지만 서로에게 배려를 하면서 버텨내고 있습니다.

 

 

분리수거의 모범

<조합원들이 밥을 먹고 나면 자연스럽게 분리수거를 진행합니다.>

 

1,000명이 움직이려면 밥 먹는 일이 보통이 아닙니다. 한때는 밥차가 동원되기도 했지만 배식등의 문제로 현재는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도시락으로 하더라도 음식쓰레기가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조합원 중에서 분리수거 담당자를 두고, 분리수거를 합니다. 그리고 주변청소까지 담당을 하게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스스로의 건강도 챙기고, 같은 동료이기도 했던 염호석 열사의 명복을 빌며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건물에 대한 탑돌이를 하기도 합니다.>

 

 

소리 나는 좁은 공간에서 1,000여명의 노동자들이 집회도 하고, 잠도 자고, 먹고 하며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생활은 넉넉지 못합니다. 이미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분급임금’ ‘건당 수수료 체계등은 많이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이 좋은 날에 소리 나는 땅에서 싸우고 있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에게 힘을 줍시다!!

 

스탠다드차티드은행 754-20-083257(예금주 최경환, 삼성전자서비스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