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사회를 보는 눈

연말 연시 선물이 해고?

터사랑1 2014. 12. 1. 07:05

삼성전자서비스 진주센터 폐업

10월 6일자로 삼성전자서비스 진주센터가 '적자'등을 이유로 폐업을 했습니다. 80여명의 노동자들은 구체적인 이유도 모른 채 길거리로 내몰려야 했고, 지금도 50여명의 노동자들이 길거리에서 '폐업철회'를 요구하는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22일에는 전국에서 모인 1,000여명의 노동자들이 '진주센터 폐업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갖기도 했습니다.  

 

 

창원과 통영의 단체협약 조인식

11월 26일(수) 오후2시 창원지방고용노동지청에서는  창원과 통영센터에 대한 단체협약 조인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원래 이 자리는 폐업된 진주를 포함 경남권의 마산과 김해센터도 함께해야 했지만, 대표이사들이 참석하지 않으면서 조인식은 반쪽짜리로 진행됐습니다. 마산센터 대표이사는 자신이 교섭과 관련해서 권한을 위임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관계자로부터 조인식을 한다는 연락을 받은적이 없다는 것이고, 김해센터 대표이사는 아침에 갑자기 쓰러져서 조인식에 참가를 하지 못했습니다.

 

 

조인식 대신 폐업?

같은 지역의 창원과 통영센터에 대한 조인식이 진행된 다음날인 11월 27일(목)아침에 마산센터에는 공고가 하나 붙었습니다.

 

 

그리고 노동자들에게는 해고예고장이 제시되었습니다. 노동자들이 수령을 거부하자, 등기로 개인집으로 해고예고장을 보내고 있습니다.

 

 

 

예정된 수순?

진주센터가 폐업을 발표할 당시 다른 센터에서도 폐업이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삼성전자서비스의 각 센터는 삼성전자서비스 직원들이 아니라 또다른 사장들이 운영을 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경영상의 판단이나, 노무관리의 책임이 거의 갖지 못한 사장들입니다. 노동조합은 이에 대해 '바지사장'이라고 했고, 법적으로는 '간접고용'이라는 표현이 적용되는 것입니다.

 

 

각 센터의 사장들은 삼성전자서비스에서 적용하는 기준에 따라 사람을 고용해야 합니다. 그 인원이 적절한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각 센터의 사장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서비스 각 (광역단위)지사나 (기초행정단위 2-3곳을 묶은) 지점단위에 있습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6월부터 9월까지가 성수기입니다. 성수기를 앞두고 각센터에서는 삼성에서 지정해주는 숫자만큼 평소보다 사람을 많이 뽑습니다. 성수기가 지나면 '감사'라는 이름으로 삼성전자서비스에서 각 개인의 업무과정을 감시, 감독해서 해고를 시키는 방식으로 인력을 운영해 왔습니다. 

 

2014년 들어와서는 삼성전자서비스의 서비스 방식 변화가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기사가 직접 방문수리를 중심으로 운영해 왔다면, 요즘은 어지간한 것은 1588-3366의 상담사들이 원격서비스등을 통해서 수리를 진행합니다. 결국 수리건수가 줄어들었습니다.

 

수리건수는 줄어들었는데, 각 센터는 삼성에서 결정하는 숫자만큼 사람을 더 뽑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노동조합이 적정인력을 유지할 것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삼성의 요구대로 과잉인력을 뽑을 수 밖에 없었고 이것은 고스란히 각 센터의 사장들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결국 일거리는 줄어드는데, 삼성의 요구에 의해 사람은 성수기를 대비한 인력을 뽑았고, 그에 따른 비용은 삼성에서 지원을 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예고된 수순이었던 것이지요.

 

삼성은 '또 하나의 가족'을 주장하고 있지만, 그들이 주장하는 '가족'은 이재용부회장을 비롯한 이른바 오너들과 최고경영진그룹을 제외하고 누가 있을까요?

 

연말과 연시를 맞아 분주한 속에 폐업과 해고를 선물이라고 받은 노동자들, 이들은 뭘 선택할 수 있을까요?